
세상일이 다기망양(多岐亡羊)해지는 만큼 대학들의 전공학과도 흥망을 거듭한다. 변화에 발맞춰 진화하거나 도태되곤 한다.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라면 학업 성적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로 적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새롭게 생기는 전공학과에 대한 분석과 관련 전형에 대한 관심을 꾸준하게 가져야 성공적인 대학 입시를 마무리할 수 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2023학년도 대학입시를 치르는 고3 수험생들의 대입 준비도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2023년도 대입은 큰 틀에서는 2022학년도와 달라지지 않았지만 대학별로 신설된 전형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올해 신설되는 전형에서 '학종전형'이 눈에 띄는 것도 주목된다.
■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전국 대학들의 수시전형에서 가장 많은 선발비율을 차지하는 전형 유형은 '학생부교과전형'이다. 하지만 상위권 수험생이 선호하는 인서울 수도권 지역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규모가 더 크다.
문재인 정부가 정시비중을 늘리는 입시정책을 펼쳤지만 대학의 인재선발 자율권 확보 차원에서는 '수시'가 대세다. 최근 10년 넘게 입시 정책의 방향성도 수시 확대 였다.
때문에 여전히 상위권 고등학생들의 대다수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중심으로 대입을 준비한다.
인서울 대학들의 신설전형에서도 '학종'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올해는 고려대가 학업우수형-사이버국방 전형을 신설했다. 사이버국방학과는 지금까지 30명 정원 중 수시에서는 특기자전형(18명)으로만 선발했지만 올해는 특기자전형(15명) 외에 학생부종합전형(5명)도 선발한다. 고려대 학생부종합전형의 두 축인 학업우수형과 계열적합형 중 학업우수형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기자전형과 달리 수능최저학력기준(4개 영역 등급 합 7)을 충족해야 한다. 단, 전형방법은 일반-학업우수형과 달리 2단계에서 서류가 60%이고, 면접 20% 외에 군 면접, 체력검정 등이 20% 반영(일반-학업우수형은 2단계가 서류70+면접30)된다.
서울과학기술대는 특별전형으로 첨단인재전형을 신설했다. 올해 인공지능응용(60명), 지능형반도체공학(30명), 미래에너지융합(30명)의 첨단학과를 신설하면서 해당 학과 전체인원의 50%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특별전형이더라도 첨단학과로만 구성된 단일전형이고, 기존의 학생부종합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은 선발하지 않기 때문에 전형 신설보다는 학과 신설인 셈이다. 전형방법은 1단계 서류100, 2단계 서류70+면접30으로 기존 학생부종합전형과 동일하다.
서울시립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전형 방법을 이원화해 서류형을 신설하였다. 기존 '학생부종합전형' 이름으로 1단계 서류100, 2단계 서류60+면접40의 방법으로 진행됐지만 2023학년도는 학생부종합전형Ⅰ(면접형)과 학생부종합전형Ⅱ(서류형)으로 구분했다. 면접형은 종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신설된 서류형은 면접 없이 서류평가 100%로만 이루어진다.
세종대 역시 서류형을 신설했다. 기존의 학생부종합전형은 '창의인재전형'으로 1단계 서류100, 2단계 서류70+면접30으로 이루어졌으나 2023학년도에는 서류평가 100%로 선발하는 창의인재전형(서류형)을 신설해 전형을 이원화했다.
■ 논술전형
2022학년도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은 36곳이다. 올해는 서경대(SKU논술우수자)가 추가됐다.
다만, 서경대의 경우 전형방법이 논술40+교과60으로 이루어져 전형 구분상으로는 교과전형으로 분류된다.
홍익대는 서울캠퍼스에서만 진행하던 논술전형을 올해부터 세종캠퍼스에서도 실시한다(논술90+교과10). 기존에 적성고사를 실시하던 대학들 중에 가천대, 고려대(세종), 수원대가 전년도에 논술전형을 도입했는데 올해는 서경대와 홍익대(세종)가 합류했다.
■ 정시 수능 전형
정시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수능위주로 이루어지는데 서울대가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했다.
서울대는 그동안 정시에서 일반전형(정원 내)과 기회균형특별전형(정원 외)만 운영했지만 올해 정원내 전형에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했다. 지역균형전형은 수능60+교과40으로 이루어져 과목 이수 내용, 교과 성취도, 교과 학업 수행 내용 등 학생부교과평가가 활용된다. 수시 지역균형전형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별 2명 이내만 추천 가능하다. 단, 졸업자도 가능한 것이 달라졌다.
신한대가 수시 교과전형에서 지역균형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우수자전형Ⅰ과 Ⅱ를 신설했다. 전형방법은 학생부교과 일반전형이 교과70+면접30인 것과 달리 학생부100이다. 단, 학생부우수자전형Ⅰ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한국사 교과에서 우수 15개 과목을 반영하고, 학생부우수자전형Ⅱ는 우수 2개 학기전 교과를 반영한다는 차이가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신설 전형은 경쟁대학뿐만 아니라 해당 대학의 전형에도 영향을 준다"며 "전형이 신설되면서 기존 전형의 선발인원이 감소하기도 하므로 관심대학의 전형이 전년도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꼼꼼히 살펴 수험생 자신의 유불리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