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1학기 성적으로 내신 역전 가능할까?..."대학 교과반영방법에 답 있어"
고3 1학기 성적으로 내신 역전 가능할까?..."대학 교과반영방법에 답 있어"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2.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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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고3 새학년이 되면 나오는 질문들이 있다. "고3 1학기 성적으로 '내신 역전'이 가능 할까요?"

정부가 정시비중을 늘렸지만 여전히 상위권 대학들은 학교 내신성적을 중요한 인재선발 지표로 삼고 있다. 수시전형의 핵심이 학교생활부이고, 학생부를 중심으로 하는 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이 대입 정원의 60%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학교 내신성적이 대입의 당락을 좌우한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1, 2학년 내신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한 예비 고3에게 3학년 1학기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을 것"이라며 "단 한 학기 만에 드라마틱한 성적을 거두기는 힘들겠지만 학생부중심전형이 요구하는 내신성적은 가급적이면 우상향 그래프를 원한다. 1학년부터 고교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학업역량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고3 때 진로선택과목 많으면 등급 상승 쉽지 않아

내신성적을 높이는 길은 당연히 과목에 대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똑같이 공부하고, 남보다 덜 공부해 놓고 좋은 성적을 원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없다.

다만 학년별 가중치나 지정교과에 해당하는 전 과목을 반영하는 지 교과별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 지 등의 방법론에 따라 내신등급의 영향력을 키우는 방법은 있다.

문제는 대부분 대학들이 학생부교과전형에서 학년별 가중치를 없애고, 전 학년 성적을 통합해서 계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마다 다르지만 2-3학년 과정에서는 진로선택과목이 많고, 등급으로 성적이 산출되는 과목이 얼마 안 된다는 점을 반영한 탓이다.

때문에 자신이 다니는 고교에서 3학년 과목 중 석차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수가 적다면 남은 1학기의 노력으로 의미 있는 성적 상승 효과를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2학년까지 주요과목(국,영,수,사,과) 기준으로 총 94단위(학기당 23~24단위)를 이수하고 평균내신이 2.5등급인 두 학생이 있다고 하자.

3학년 1학기에도비슷하게 24단위를 이수(A학생)하고 모두 1등급을 받는다면 최종 내신성적은 2.19등급이 된다. 하지만 진로선택과목이 많아 등급 산출 과목이 12단위(B학생)밖에 되지 않는다면 모두 1등급을 취득해도 최종 내신은 2.33에 그치게 된다.

3학년 성적을 끌어올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수험생들에게는 아쉬운 점이다.

■ 교과의 일부만 반영하는 대학을 공략해야

학년별 가중치가 없어졌더라도 지정 교과에 해당하는 전과목을 반영하는지, 교과별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지에 따라 3학년 성적의 영향력을 키우는 방법은 있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과학의 전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은 가운데, 몇몇 대학들은 해당 교과의 일부 과목만을 반영한다. 3학년 1학기에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어느 정도의 만회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동국대는 인문계열(영화영상학과 포함)은 국·수·영·사·한국사, 자연계열은 국·수·영·과·한국사 교과 중 석차등급 상위 10과목만 반영하고, 이수단위도 적용하지 않는다. 여기에 학생부교과전형임에도 서류종합평가 30%를 반영하기 때문에 3학년 1학기의 성적과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명지대는 석차등급이 표시된 국·수·영·사(인문계열), 국·수·영·사·과(자연계열) 교과별 상위등급 4과목의 성적을 반영한다. 3학년 때 좋은 성적을 받는다면 반영 과목에 포함할 수 있다. 또 전년도와 달리 반영교과 내 진로선택과목 상위성취도 2과목을 추가하여 반영(A=1등급, B=2등급, C=4등급)하기 때문에 진로선택과목 성취도가 좋은 경우 전체 등급이 향상될 수 있다.

가천대는 학기별로 성적을 산출하여 우수한 4개 학기만 반영한다. 또한 우수한 학기 순으로 '40:30:20:10'의 비율로 반영하기 때문에 3학년 1학기 성적을 잘 관리한다면 40%의 비중을 가져갈 수 있다.

덕성여대는 학생부100%전형에서 국·수·영·사(과) 교과 중 상위 3개 교과의 각 석차등급 상위 4개 과목만 반영하고, 서울여대는 국·수·영·사(과) 교과별 상위 3과목씩 총 12과목의 성적을 반영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많은 학생들이 진로선택과목 때문에 3학년 석차등급 산출과목이 적은 편"이라며 "교과전형을 고려하면서 막연히 3학년 때 성적을 끌어 올리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관심 대학의 교과 반영 방법부터 살펴보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