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벚꽃 피는 순서 없이 위기..."학생들 인서울 쏠림은 더욱 심화"
지방대학 벚꽃 피는 순서 없이 위기..."학생들 인서울 쏠림은 더욱 심화"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2.16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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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사 정시 모의지원서비스 이용자 33만명 분석
진학사가 정시 모의지원서비스 이용자 33만명의 DB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지방소재 수험생들의 인서울 선호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 뿐만 아니라 인서울 선호 경향이 지방대학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진학사가 정시 모의지원서비스 이용자 33만명의 DB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지방소재 수험생들의 인서울 선호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 뿐만 아니라 인서울 선호 경향이 지방대학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지방대학의 위기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을 것이라는 말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문제는 지방대학의 위기에 순서가 없다는 점이다. 비교적 수도권에 가까운 대전에서도 최근 몇년 동안 정원 미달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정시 6차 모집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수도권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학령 인구 분포가 밀집돼 있고, 인서울 명문대 진학을 선호하는 지방 상위권 수험생들의 도전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수도권 학생들은 서울 소재가 아니면 지방 국립대나 사립대 모두 '지방대'로 인식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거꾸로 지방 수험생들이 지역 소재 대학보다 수도권 대학의 진학을 희망하는 것은 서울 등 대도시 생활에 대한 동경과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추론을 입증하는 자료가 나왔다. 입시전문기업 진학사가 진학사의 2022학년도 정시 모의지원서비스를 이용한 33만명의 권역별 진학 희망 데이터다. 구체적으로 지역별 수험생들이 어느 지역으로 이탈했는지, 지난 3개년 동안 지역 인재의 이탈 현상이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지 살펴 볼 수 있는 자료여서 주목된다.

■ 2022학년도 정시, 수도권 대학 진학 희망 평균 비율 40.14%

이번 통계는 진학사가 정시 모의지원 서비스 이용자 중 수험생이 진학을 희망하는 3개 대학을 결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분석에 따르면 정시 모집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지역 고등학교 소속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고자 희망하는 평균 비율은 40.14%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3년간 각 지역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경향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의 경우 지난 2020학년도 30.94%에서 2022학년도에는 43.30%로 급증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시도별 최대치다.

■ 지방 출신 학생의 지역대학 진학 희망 감소 뚜렷

각 권역별 학생들의 진학 희망 지역은 수도권, 특히 서울로 집중화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강원도 소재 수험생들이 가장 많은 진학을 희망했던 1, 2순위 지역을 살펴보면,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에는 강원, 서울 순이었지만 2022학년도에는 서울,  강원 순으로 진학 희망 지역이 바뀌었다.

지방 학생들이 지역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지 않는 경향은 지난 2021학년도부터 증가하는 경향이 보였고, 경북과 대구, 세종, 제주 등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 1, 2등급 뿐만 아니라 3, 4등급 학생들도 수도권 진학 원해

지방학생들의 지역 이탈 현상은 성적대별 분석에서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학년도에 비해 2022학년도는 3-4등급대 학생들의 수도권 이탈율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수능 성적이 우수한 1-2등급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현상은 일반적인 경향으로 파악됐지만 3-4등급대 학생들까지 수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것은 지방대학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지방거점국립대를 비롯해 지방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3-4등급대의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지방대학의 미달현상을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대구, 경북 등 일부 지역 대학들의 경우 수험생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지방대학들이 지역내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된 노력을 더욱 많이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