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대입 핫이슈, '문·이과 교차지원'..."자연계열이 무조건 유리?"
2022대입 핫이슈, '문·이과 교차지원'..."자연계열이 무조건 유리?"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2.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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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학환산점수 살피고, 취업까지 고려해야"
2022학년도 대입 정시전형에서 '문·이과 교차지원'이 뜨거운 관심사다. 진학사가 모의지원 이용자들 DB를 기준으로 인서울 6개 주요대학의 인문계열 학과 지원자의 계열별 수능영역 백분위 성적을 분석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대입 정시전형에서 '문·이과 교차지원'이 뜨거운 관심사다. 진학사가 모의지원 이용자들 DB를 기준으로 인서울 6개 주요대학의 인문계열 학과 지원자의 계열별 수능영역 백분위 성적을 분석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대입 정시전형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문·이과 통합형으로 실시된 올해 수능에서 상대적으로 수학 등급이 우수한 자연계 학생들이 대거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28일 진학사에 따르면 정시 모집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모의지원 서비스'에서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자연계열 지원자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자연계 학생들의 적극적인 교차지원 움직임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입시정보포털 유웨이닷컴이 지난 12월 1일부터 5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한 '2022 정시 지원 계획' 설문조사에서도 교차지원 여부를 묻는 문항 에서 응답자의 33.2%가 인문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유웨이는 설문 결과를 수학영역 선택과목에서 조정점수가 도입되면서 자연계열로 추정되는 '미적분', '기하' 선택자들이 인문계열로 추정되는 '확률과통계' 선택자보다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고, 주요대학은 수학과 과학탐구에서 선택과목을 지정해 인문계에서 자연계로의 지원은 막으면서 자연계에서 인문계로의 지원은 허용하는 추세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 자연계 학생들 교차지원, 무조건 유리할까?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자연계 학생들의 수학등급이 상대적으로 상향조정됐지만 인문계열 교차지원이 무조건 성공 방정식이 될 지는 따져볼 일이다.

진학사가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서울 6개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을 중심으로 교차지원자의 비율과 교차지원자들의 인문계열 모집단위의 합격자 비율, 교차지원자들의 특징을 분석한 자료는 꽤 흥미롭다.

진학사 모의지원 서비스 이용자 중 서울 주요 6개 대학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1만 111명의 성적 등을 분석한 결과, 과학탐구영역을 선택한 자연계열 학생이 인문계열로 지원한 비율은 50.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교차지원 이용자 비율인 7.96%와 비교할 때 무려 42%p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 수험생들의 교차지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입시는 지원하는 것보다 합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차지원한 자연계열 학생들이 실제로 예상 합격권 안에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하는지는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학사는 6개 주요 대학별 인문계 모집단위에 올해 모의지원 서비스를 통해 지원한 학생들의 계열별 지원 비율 및 예상 합격자 중 계열별 비율을 나타낸 자료를 제시했다.

고려대의 경우,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 중 60.06%는 인문계열 학생, 39.94%는 자연계열 학생이다. 이중 계열별로 예상 합격자의 비율은 인문계 64.61%, 자연계 35.39%이다.

종합하면 고려대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한 학생은 39.94%이지만, 실제 합격이 예상되는 학생 중 자연계열은 35.39%로서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성균관대는 6개 대학 중 교차지원자 및 예상 합격자의 자연계 교차지원자와 예상 합격자가 눈에 띄게 적게 나타났다. 이는 변환표준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한 수험생들의 판단으로 분석된다.

한양대와 이화여대 등 일부 대학은 올해 수능 체계 변경에 따라 인문계열 학생들의 불리함을 고려해 탐구영역에 적용하는 변환표준점수를 조정했다. 이들 대학에서 교차지원을 하면 자연계열의 유리함이 상쇄되는 결과가 생긴다.

결국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학생들은 지원 전에 각 대학의 대학환산점수 활용지표와 변환표준점수표 등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누가, 왜 교차지원을 할까?

어떤 학생들이 교차지원 카드를 고민하는지는 주목할 부분이다.

각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의 계열별 수능영역 백분위 성적을 분석한 결과, 인문계열 학생들은 수능 4개 영역에서 골고루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해당 대학에 지원했다.

반면, 같은 대학에 자연계열에서 교차지원한 학생들은 탐구 영역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받아 자연계열 지원이 어려워지자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한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인문계열 학생들은 아무래도 문·이과 통합수능의 영향으로 수학영역의 성적이 자연계열에 비해 다소 낮았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올해 수험생들이 가장 우려하는 이슈가 '교차지원'이다. 자연계열은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인문계열은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대학에서 발표하는 변환표준점수, 수시이월 인원 등의 요인에 따라 유불리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자연계열이라서 교차지원이 유리하다는 식의 지원 전략은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연계 학생들의 교차지원 전략이 맞아 떨어지더라도 4년 뒤 졸업까지 고려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나온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수능을 치르고 나서 인문계와 자연계 학생들의 수학영역의 성적 차이 때문에 교차지원 의사가 더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넘어가면 대학의 수준을 피상적으로나마 한 단계 올릴 수는 있지만 취업 등에서 경쟁력이 없는 인문계에 학생 자신이 얼마나 매력을 느낄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