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움내움 진로탐색] 학생기자들이 만난 직업 – 언론인(言論人)
[세움내움 진로탐색] 학생기자들이 만난 직업 – 언론인(言論人)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2.14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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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방현 대전총국장을 만나다

언론은 매체를 통해 어떤 사실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언론 매체는 신문과 TV, 라디오, 잡지 등이 있다. 언론인은 여론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 그만큼 사실 그대로를 전달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반대로 언론의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 한국 언론은 관보·보도 기관에서, 계도·계몽신문, 정론(政論)·정당기관지 시대를 거쳐 지금의 보도중심 형태로 변해왔다.

그 흐름 속에서 ‘기자’라고 불리는 언론인들의 자질도 ‘사회의 목탁(木鐸)’에서 ‘뉴스맨(newsman)’으로 변신했다. 언론인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비판정신과 시대상을 읽어내는 혜안을 가진 직업이다.

대한민국 건국영웅 매헌 윤봉길 의사의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하는 매헌윤봉길월진회 학생재능봉사기자단이 미래 언론인을 꿈꾸는 또래 청소년들의 진로·직업탐색을 돕기 위해 나섰다.

구한솔(대전외고2), 서규혁(부여고1), 최승환(부여고1), 조은비(검정고시), 양태유(거창 샛별중2), 권민서(대전문정중2), 이하린(대전문정중2) 학생기자가 중앙일보 김방현 대전총국장을 취재했다.

김방현 대전총국장은 충남고,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미주리대저널리즘 스쿨을 이수했다. 1993년에 중앙일보에 입사한 뒤 4대강보 해체에 대한 문제와 시민단체 예산낭비, 탈원전 정책관련 이슈 등의 문제를 주로 보도했으며 방송인 김제동씨의 고액 특강 문제를 다루는 등 충청권에서 수많은 단독기사를 생산했다.

최근에는 대전 동구의 청년몰 ‘청년구단’에 대한 기사(‘백종원 경고, 현실됐다...20억짜리 청년몰 4년 만에 다 폐업’)로 중앙일보 역사상 처음으로 조회수 500만회를 넘어섰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매헌윤봉길월진회 청소년봉사기자단이 미래 언론인을 꿈꾸는 또래 친구들의 진로직업 탐색을 위해 중앙일보 김방현 대전총국장을 직접 인터뷰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매헌윤봉길월진회 청소년봉사기자단이 미래 언론인을 꿈꾸는 또래 친구들의 진로직업 탐색을 위해 중앙일보 김방현 대전총국장을 직접 인터뷰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 안녕하세요. 저희는 매헌 윤봉길 의사께서 설립한 애국단체 ‘월진회’의 청소년기자단 구한솔, 권민서, 서규혁, 양태유, 조은비 입니다. 청소년들의 꿈과 끼, 진로 탐색을 위한 명사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취재할 직업은 언론인입니다. 기자님께서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나 계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구한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게 보통 전공하고 관련이 있잖아요. 저는 성균관대를 나왔고 전공을 신문방송학과를 했어요. 사실 처음부터 기자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고, 전공분야가 언론이어서 공부를 하다보니 점점 그쪽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언론사 준비를 하게 된 거죠. 신문기자도 있고 방송기자도 있는데 저는 신문에 더 매력을 느껴서 신문기자가 되었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대학을 가면서부터 기자가 되어야겠다 생각을 한건 아닌데 전공 공부를 하면서 점차 그 쪽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기자생활을 해보니 실제 대학교에 다닐 때하고 차이가 있더라구요. 현실과 좀 많이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죠. 학교 다닐 때는 아무래도 직업 세계에 대한 정보 같은 게 부족해요. 몸으로 직접 체험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느끼고, 실제로 (기자생활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 저의 꿈도 언론인입니다. 총국장님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오셨는데 기자가 되려면 꼭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야 하나요? 그리고 구체적으로 신방과나 언론정보학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지, 또 언론인이 되는 과정은 어떤 절차가 있는지 궁금합니다.(구한솔)

"꼭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야 하는 것은 아니구요. 현재 활동하는 기자들의 전공을 보면 굉장히 다양해요. 신문방송학과도 물론 있죠. 그런데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비율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아무래도 인문계가 많고, 국문과 나오신 분들도 있고, 경제학과, 요즘은 이공계도 꽤 있어요. 다만 전공하고는 관련이 없어요. 뭐든지 자기가 하고자 원하고 노력을 하면 기자가 될수 있죠. 그럼 신방과에서 무엇을 공부하느냐? 일단 언론의 역사, 미디어의 기능,효과, 방송 분야를 공부하고, 광고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학문에 대한, 예를 들어서 심리학, 경제학 등에 대한 기초적인 것을 배우죠. 언론인이 되는 과정은 시험을 봐야 되잖아요? 언론인이라는 게 각 언론사별로 시험이 있어요. 조금씩 다 다릅니다. 저는 기자생활을 한 지가 오래돼서 요즘 기자시험은 잘 모르겠는데 대체로 외국어능력은 기본이고, 토익 준비도 해야죠. 그리고 글쓰기 시험, 논술시험을 많이 합니다. 언론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텐데 대부분 비슷할 겁니다. 준비하는 건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말하는 것은 중앙 언론, 신문 방송사입니다. 준비를 잘하면 소속회사는 달라도 응용을 해서 충분히 대처를 할수 있지 않는가 생각해요. 답변이 되셨습니까?(웃음)"

- 저는 언론인과 방송PD를 꿈꾸고 있습니다.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또 기자님은 미국 미주리주립대학 저널리즘 스쿨에서 연수를 하셨는데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 궁금합니다.(권민서)

"언론인이라면 기자를 말씀하시는거죠? 기자나 방송PD는 약간 다르긴 한데 콘셉트라고 해야 하나? 기본소양, 기자로서의 기본소양은 조금 비슷하다고 봐요.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느냐면 기본적인 자세가 갖추어져야 하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물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궁금해하는 것이죠 모든일 세상 일에 대해서. 또 적극적인 태도도 중요한 것 같고, 사물이나 대상에 대해 알아보겠다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해요. 인문학이란 여러분들 평소에 책을 보시잖아요? 인문학은 보통 역사, 철학, 문학,  교양 등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학업에 바쁘니까 주로 성적이 눈앞에 중요하니까 바빠서 책을 많이 못보시겠지만 나중에 틈틈이 역사책을 읽어보세요. 고대 역사부터 조선말부터 지금까지의 역사, 가까운 역사부터 먼 역사까지 공부를 많이 하세요.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철학입니다. 철학이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지금 어떻게 살까 고민하는 것이 철학이예요. 역사 한 편을 갖고 방송프로그램에서 역사드라마 등 엄청 많이 만들고 있잖아요. 문학은 상상력의 영역이죠. 책을 읽으면 글쓰기 능력이 생기는데 너무 어려운 책을 지금부터 읽을 필요는 없고, 쉬운 것을 틈틈이 읽으세요. 아무래도 여러분이 언론인이 되건 PD가 되건 아니면 기타 법조인이 되건 (책 읽기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아직은 뭐 성적을 올려야되니까 국·영·수에 매달리시겠지만 그렇게(인문학적 소양을) 권하고 싶네요. 제가 기자생활을 하다가 1년 동안 미국 중부지역 한가운데에 있는 미주리주립대학에서 1년 동안 연수를 했어요. 그 곳에서 학과수업을 듣는다기 보다는 세미나 같은 것을 많이 했어요. 국제언론의 현안이 뭔지, 트렌드가 뭔지 등을 토론했는데 실제로는 제가 지금 하는 일에는 별로 도움은 안 된 것 같아요.(웃음) 학과수업보다는 세미나 같은 것을 주고 했고, 해외 각국에서 온 기자들이 있었는데 그분들과 모여서 토론이나 세미나를 많이 했어요. 국제문제나 이런 것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되었고, 외국의 언론은 어떻게 보도를 하는지, 외국신문은 우리나라 신문과 어떻게 다른지를 관찰하는 기회였어요. 교환학생으로 기회가 있으면 (해외에)나가시고 해외경험을 쌓는게 좋습니다. 공부도 하고 경험도 쌓고 삶의 방향에 있어서 적극 추천합니다."

- 총국장님께서 지금까지 취재하셨던 사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무엇인가요?(권민서)

"취재를 많이 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많이 없어요.(웃음) 기자생활 초창기에는 굵직한 큰 사건 사고들이 많았거든요. 어디서 수십 명이 죽었다든지 배가 침몰한 적도 있어요. 가깝게는 세월호 사고가 있었죠. 세월호 사고도 제가 거의 취재했던 것인데 퇴근을 못할 정도였죠. 엄청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어서 가슴이 아픈 일이었죠. 상당히 오랫동안 취재를 했어요. 예전에도 배에 불이나서 침몰해 30여명이 죽는 사건이 있었어요. 충북 충주에서 단풍철에 벌어졌어요. 충주호 남한강에 유람선에 화재가 나서 거의 40명 가까이 사망을 했는데 대부분 불에 타서 죽었죠. 최근에 세월호가 있었죠. 사건사고는 기자들이 제일 많이 접하는 것인데 사건이 나면 출동을 하니까 항상 긴장된 상태로 있고, 그게 기자생활이어서 피곤하죠.(웃음)"

- 언론인의 종류가 궁금합니다. 신문기자, 방송기자, PD 등이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가요?(서규혁)

"요즘은 미디어가 워낙 많아서 기자의 형태도 되게 다양해졌어요.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신문기자, 방송기자가 대표적이고, PD도 기자라고 할 수 있는데 언론의 기능을 하죠. 그런데 PD가 하는 일이 예능PD도 있고, 시사프로그램을 만드는 PD도 있고, 또 드라마PD도 있고 그래요. 그런데 신문기자는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물론 방송기자도 글을 쓰기도 하지만, 방송은 주로 화면중심이죠. 영상중심. 그런데 신문은 글이 중심입니다. 시대가 바뀌어서 신문도 옛날 종이신문 시대에서 요즘은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동영상도 있고 사진을 많이 강조를 해요. 글도 쓰지만 휴대폰으로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어서 기사에 같이 붙이죠. 신문기자지만 요즘은 (시각적인) 그것을 되게 강조합니다. 아무래도 영상시대니까. 온라인 매체가 많이 생기면서 옛날보다 기자수도 엄청 많아졌어요. 여러 형태의 종류도 많아졌습니다. 유튜브를 하는 분들도 많은데 여러분도 많이 보시죠?(웃음) 재밌는 거 먹방이런 걸 주로 보나요? 유튜브 시대라서 요즘은 너도 나도 기자예요. 여러분도 기자를 할 수 있어요. 찍어서 올리면 되니까. 놀러가서 여기 뭐가 있었다고 찍어서 올리면 구독을 많이 하고, 조회수가 늘면 돈도 벌 수 있어요. 요즘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저는 전통적인 신문기자를 28년째 하고 있는데 그것도 언론의 환경이 바뀌어서 다행이죠. 기자도 많아지고,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영상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 요즘 가짜뉴스라는 말을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언론 취재 활동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오보’라고 하는데 기자 생활을 하시면서 잘못된 기사로 인해 곤란을 겪은 사례와 기억에 남는 오보가 궁금합니다. 또 오보를 주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서규혁)

"가짜뉴스라는 게 결론은 오보(誤報)죠. 오보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줘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사람은 책임을 물어야죠. 저는 오보를 해서 크게 문제가 되었던 적은 별로 없는데, 요즘은 온라인 댓글이 문제입니다. 댓글이 기사에 대한 좋아하는 사람과 나빠하는 사람으로 구분이 되잖아요. 그래서 싫어하는 사람들은 댓글로 공격을 하죠. 수백 개는 기본이고 수천 개까지 달려본 적이 많은데 대부분 욕을 많이 하죠. 그런 걸 많이 당해봤아요. 오보를 해서 큰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 기억은 없는 것 같아요. 자잘한 것은 많이 했지만 엄청난 피해가 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오보를 안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느냐? 취재를 열심히 해야되겠죠.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취재. 기자들은 바쁘다 보니까 대충 써서 보도를 하는 때도 있거든요. 그런 걸 조심해야 됩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할 수 있죠.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은 해야되겠죠."

- 신문기사와 뉴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독자와 시청자에게 전달되는지 궁금합니다.(양태유)

"보통 중앙일보 같은 언론사의 경우, 다른 신문사도 비슷하겠지만 기자가 수백명이 있어요. 최소한 300명 이상. 그 기자들이 다 취재현장에 가 있죠. 청와대부터 시작해서 대전시청에도 들어가 있고, 경찰서에도 있어요.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취재를 하죠. 그러면 회사에서 (기사를) 다 모으죠. 아침에 편집회의를 거쳐요. 편집회의를 해서 편집국장을 중심으로 (기사를) 판단합니다. 뉴스 가치가 어느 정도이고, 이 기사는 큰 뉴스다, 아니면 작은 뉴스다, 크게 보도를 해야 된다는 것을 편집회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옛날 종이신문 시대 같으면 다음날 조간신문은 (오늘 쓴 기사가) 다음날 인쇄해서 나오니까 그만인데, 요즘은 온라인이다 보니까 온라인편집을 먼저 합니다. '온라인 퍼스트', 모든 기사는 온라인에 먼저 내죠.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해서 아까 말씀드린대로 동영상이나 사진을 첨부하면 데스크 역할이 검사를 합니다. '데스크'라는 게 뭐냐면 그 기사를 보고, 틀린 점은 없는지, 이게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이 보도가 나갔을 때 뭔가 있을 것인지, 기사 요건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등을 살핍니다. 그리고 문제가 없으면 외부로 독자들에게 보도를 합니다. 종이신문은 어떻냐면 온라인 기사를 바탕으로 반응이 좋은 기사, 영향력 있는 기사,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있는 기사 등을 중심으로 추려서 종이신문을 별도로 만듭니다. 옛날에는 종이신문 하나만 할 일을 요즘은 온라인과 종이신문 두 가지를 하니까 일이 훨씬 많아지고 힘들어졌어요. 옛날하고 달라진 건 온라인 중심이고, 온라인 먼저 보도를 한다는 점입니다. 여러분들 다 뉴스를 보나요? 휴대폰으로 보죠? 휴대폰으로 (기사를) 볼 수 있도록 중앙일보 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이 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온라인 시대입니다. 온라인에 보도를 하면 몇 사람이 봤는지 실시간으로 조회가 됩니다. 그래서 (기사는) 조회수가 일단 많아야 되고, 많은 독자가 보면 신문의 영향력도 생기고, 일하는 보람도 생기겠죠. 여러 사람이 안 읽는 기사를 굳이 쓸 필요는 없잖아요. 옛날보다 어려워진 건 조회수가 실시간으로 나온다는 게 약간 긴장감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조회수가 안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는거죠. 그래서 요즘 조회수에 엄청 신경을 씁니다."

- 기자님이 존경하는 언론인이 있으신가요? 또 기자님의 언론 철학은 무엇입니까? 또 지금 이 시대는 어떤 가치관을 가진 언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양태유)

"존경하는 언론인을 딱 특정인을 거론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기자가 보기에도 글을 잘 쓰시는 분이 많이 있어요. 조선일보나 여러 중앙 언론에도 그런 분들이 좀 많죠. 같은 기자로서 제일 존경스럽다고 누구 특정인을 거론하기는 좀 그런 것 같아요. 제 언론 철학이라고까지는 없지만 항상 일하는 자세라고 해야되나 그런 점을 말할 수 있어요. 독자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주자는 생각입니다. 나름대로 제대로 된 시각을 갖고, 제대로 된 정보라고 하면 좀 추상적인데 하여튼 사람마다 다르지만 균형 감각을 갖추고, 독자들한테 한 사람이라도 좀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시대에는 어떤 가치관을 가진 언론인이 필요하냐는 질문은 참 어렵네요. 가치관이 중요하죠. 기자들의 가치관에 일반 독자들이 영향을 받잖아요. 같은 기자도 영향을 받습니다. 사고방식이 제대로 된 기자가 필요한데 제대로 됐다는 건 뭐랄까 세상을 잘 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세상이 어지럽다고 하잖아요. 남들이 한쪽으로 쏠려도 중심을 잡을 줄 아는 그런 가치관을 가진 기자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아까도 말한대로 소양을 갖춰야 되고, 양심있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인이라는 직업이 매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기자님이 생각하시는 언론인이라는 직업의 장점과 단점이 궁금합니다.(조은비)

"여러분, ebs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신 적 있나요? 거기에 기자는 안 나왔는데 제 생각에는 기자도 극한직업이 아닌가, 그래서 ebs에도 한 번 소개돼야 될 것 같은데 아직 소개가 안 됬죠. 한번 좀 제보를 좀 해주세요.(웃음) 기자의 특징은 저 같은 일간신문은 매일매일 새로운 걸 합니다. 오늘 하는 일이 다르고, 내일 하는 일이 다르고, 그래서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는 때가 거의 없어요. 아주 없죠. 그러니까 기사를 쓰는 건 똑같은데 똑같은 기사를 쓰는 날을 한번도 없어요. 그리고 오늘 일을 잘했다고 해서 내일 못하면 또 아무 소용도 없어요. 그래서 어려워요. 오늘에 산다, 기자는 오늘에 사는 직업, 하루살이라고도 합니다. 또다른 특징은 보통 직업이라는 게 정신노동이 있고 육체노동이 있잖아요? 근데 기자는 정신노동을 위해서 육체노동을 하는 좀 특이한 직업입니다. 교수님이라고 하면은 강의만 하면 되잖아요. 책을 읽고 강의 준비를 해서 논문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하잖아요. 건설현장에 있는 분들은 그냥 노동만 하면 되죠. 정신 노동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기자는 육체 노동을 일단 합니다. 왜냐하면 사건이 나면 현장에 가서 인터뷰도 해요. 몇 사람이 죽었나, 뭐 이런 것도 보고, 위험한 곳에 가고, 아무리 엄동설한이라도 밖에 나와서 돌아다녀야 돼요. 아무리 더워도, 물난리가 나도 현장에 가야 합니다. 이런 게 기자입니다. 그러니까 극한직업이죠. 현장을 갔다와서 끝나는게 아닙니다. 그걸 가지고 이제 글을 만들죠. 보도를 해야 되니까.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두가지 다 하는거죠. 그래서 극한직업입니다. 나름대로 보람도 있어요. 그런데 기자들이 요즘은 사실 대우를 많이 못 받는것 같아요. 하는 일에 비해서 금전적으로나 사회적 평가가 조금 떨어져 있어요. '기레기'라고 욕을 많이 하는데 제 생각에는 훨씬 대우를 많이 받아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기자들이 하는 일은 어렵고, 그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책이나 영화가 있나요? 또 귀감이 될 만한 기사 사례나 선배 언론인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조은비)

"책이라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역사나 철학 종류예요. 지금 여러분이 읽어도 되죠. 어떤 특정 책을 소개하기보다는 애덤 스미스처럼 과거에 선각자들이 쓴 책이 있어요. 그런 분들 책을 찾아서 읽으세요. 또 우리나라 근대사, 최근 100년 역사를 다룬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해방 전후의 그런 상황이 어땠는지, 그 다음에 전쟁상황, 그리고 초대 대통령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평가는 어떤지를 다룬 책들이 있어요. 대통령이라고 하면 이제 욕부터 하는데 여러분이 제대로 된 시각을 갖추려면 그런(역사분야) 쪽에 좀 식견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나중에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에 나갈 때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영화는 글쎄요. 언뜻 생각이 안 나는데 기자가 나온 영화가 최근에 '1987'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기자들의 활약이 나오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옛날 기자들이 그렇게 했어요.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사건에 대한)얘기를 들으려고, 밤을 새기도 했습니다. 영화에 보면 기자들이 어떻게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수 있어요. 언뜻 생각나는 영화가 '1987'입니다. (귀감이 될) 기사 사례는 제가 쓴 기사도 많이 있어서 준비를 해오려고 했는데 기계가 고장나서 헤매다 그냥 왔어요. 미안합니다. 대신 저한테 개별적으로 전화를 주거나 톡을 주면 소개를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선배 언론인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신문에 '칼럼'이나 '사설' 등을 주로 읽으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소위 말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좋은 방법은 신문을 읽는 겁니다. 신문은 사실 백화점이잖아요. 여기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요. 그래서 신문을 많이 보는 게 도움이 되죠. 글쓰기에도 도움이 되고,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슈 등을 알게되고, 자꾸 읽다보면 문장을 익히고,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글을 쓰는 능력까지 생깁니다. 그래서 신문을 많이 보는 게 좋아요. 여러분은 각자 남과 차별화된 나, 그걸 경쟁력이라고 하는데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 왜 다르냐, 뭐가 다른지 등의 '관점'을 갖는거죠. 나만의 관점, 나만의 시각. 다같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 저와 같이 있는 이유가 없잖아요. 저 사람과 나와 다른 것, 나만의 관점이 경쟁력이 되겠죠."

-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