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대입 수능 성공, "입시 용어부터 알아야"
2022대입 수능 성공, "입시 용어부터 알아야"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1.1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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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시험 성적 만큼 정시 수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입시용어'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수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시험 성적 만큼 정시 수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입시용어'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수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학입시 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8일 전국에서 실시된다. 수능은 초등학교부터 무려 12년간 내달려온 대입 레이스의 결승선이다.

이미 수시전형으로 합격증을 거머쥔 수험생도 있지만 웬만한 수도권 명문대학들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수능이 실력을 쏟아내는 마지막 승부다.

그만큼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좋은 수능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숫자'만으로 입시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에는 대학입시 시스템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입의 두 축인 수시와 정시 모두 '숫자'와 '전략'의 수읽기 싸움이다.

수시가 내신성적(숫자)와 비교과이력(글자)의 조합이라면 정시 수능은 '수능성적(숫자)'과 대학별 환산점수와 눈치작전 등이 포함된 전략적 요인이 성패를 좌우한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동일한 수능 점수를 받고도 지원하는 대학이나 전공학과에 따라 붙고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정시 수능의 함정"이라며 "단순히 수능 점수 뿐만 아니라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고, 낯선 정시 용어들을 아는 만큼 지원 전략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수능 정시 용어는 크게 두가지다. '점수' 관련 용어와 '지원' 관련 용어다.

■ 점수 관련 용어

수능은 점수로 줄을 세우는 대표적인 정량평가다. 다만 점수를 곧이 곧대로 믿다가는 큰코 다친다.

수능 시험을 치른뒤 문항에 따라 부여된 배점에 따라 수험생이 취득한 점수를 '원점수'라고 한다.  국어, 수학, 영어는 100점 만점이고, 한국사, 탐구, 제2외국어/한문은 50점 만점이다.

수능이 끝난 뒤에 학부모들이 자녀의 성적표를 보고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는 '원점수'가 표기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적표에 나오지 않으니 당연히 대학입시에서 활용될 까닭이 없다.

원점수는 수능 성적표가 배부되기 전까지 가채점의 용도로 어림하는 숫자이고, 전국에서 수험생 자신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추정하는 용도로만 사용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수험생의 위치를 실제로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숫자는 뭘까? 바로 '표준점수'다.

수능은 수험생이 시험을 치를 영역이나 과목을 선택하는데 대학입시에서 원점수를 활용하면 영역별, 과목별 난이도 차이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한다.

여기서 표준점수는 자신의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숫자여서 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감안해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파악하는 점수다.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가 높거나 낮게 되는 이유다. 2021학년도 국어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44점이었고, 2020학년도는 140점이었다.

수능 성적표에는 '백분위' 항목이 있다. 수험생 자신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얼마나 있는지를 퍼센트로 나타낸 수치다. 만약 자신의 표준점수가 110점이고 백분위가 80이라면, 자신의 점수인 110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이 전체 응시자의 80%라는 의미다. 곧 수험생은 상위 20%에 포함됐다는 것을 뜻한다.

국어, 수학영역은 동일한 백분위일 때도 표준점수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변별력에서는 표준점수에 비해 백분위가 다소 부족하다. 반대로 탐구영역에서는 동점자가 많기 때문에 표준점수 차이보다 백분위 차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수능 전략을 수립할 때는 '백분위'를 토대로 1-9등급까지 나누는데 상위 4% 이내는 1등급, 4-11%는 2등급, 11-23%는 3등급 등으로 정해진 비율에 따라 등급이 구분된다. 단, 동점자수에 따라 해당 비율에서 다소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는 '원점수'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는데 영어는 90점 이상은 1등급, 80-89점은 2등급, 70-79점은 3등급이 부여되며, 한국사는 50점 만점에 40점 이상 1등급, 35-39점 2등급, 30-34점 3등급이 부여된다.

지금까지는 가장 기본적인 숫자들이고, 앞으로 나올 두가지 숫자(점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변환표준점수'와 '대학별 환산점수'다.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63, 백분위는 93이었지만 사회문화 만점자는 표준점수 71, 백분위 100을 기록했다. 동일하게 만점을 받았지만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차이가 컸다.

이런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일부 대학에서 탐구영역에 대해 백분위를 바탕으로 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지난해 연세대의 변환표준점수는 세계지리와 사회문화 만점자 점수는 각 64.06점과 66.44점으로 변환됐고, 표준점수나 백분위에 비해 점수차가 작아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크게 줄었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뽑고 싶은 인재상을 위해 과목별로 가중치를 두는 '대학별 환산점수'를 운영한다.

기본적으로 대학은 수능 성적표에 나와 있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활용해 신입생을 뽑는다. 하지만 수능 각 영역에 설정하는 가중치를 다르게 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대학마다 뽑고 싶은 인재상이 다르다 보니 수험생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어떤 영역에 가중치를 두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 지원 관련 용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숫자'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숫자에 이어 지원전략을 세우는 고도의 과정이 어우러져야 '합격'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전략을 수립할 때 알아둘 용어는 크게 다섯가지다.

일단 대학들이 신입생을 모집하는 단위인 '모집단위'가 있다. 일반적으로 '학과'나 '전공' 단위로 모집하는데 대학에 따라 '학부', '계열' 등으로 통합해 모집하기도 한다.

'군'이라는 용어도 알아야 한다. 각 대학은 가군, 나군, 다군으로 나뉜 3개의 군에 배치돼 학생을 선발한다. 각 군에서 하나의 대학 및 모집단위에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시 수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원 카드는 총 3장이 된다. 다만,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기술원, 사관학교, 산업대학 등 일부 대학은 정시지원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처럼 해당 대학의 전 모집단위를 하나의 군에서 선발하는 대학도 있지만, 모집단위에 따라 군을 다르게 하여 선발하는 대학들도 많다는 점도 유의하자.

대학 입시의 두 축인 수시와 정시에서 수시를 먼저 뽑기 때문에 나온 말이 있다. 바로 '수시납치'와 '수시이월'이다.

수시전형은 6회의 지원이 가능하다. 여러 대학에 합격했을 때 한 곳만 등록하고 나머지는 등록을 포기해야 한다. 이때 수시에서 안정 지원했던 대학에 합격해서 막상 정시 수능 성적이 좋은데도 해당 대학에 '납치된 양'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 '수시납치'다. 물론 정식 대입 용어는 아니다.

반면 '수시이월'은 합격한 학생들이 비슷한 이유로 등록을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미등록 인원이다. 충원 기간이 짧아 기간 내에 수시 모집인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해당 인원이 모두 정시로 이월된다.

지난해 일반전형 기준으로 서울대 47명, 고려대 140명, 연세대 192명의 이월 인원(정원 내)이 발생했다. 이월 인원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지에 따라 입시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여서 최종 정시 선발 인원을 확인한 후 지원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12월 28일에 수시 미등록 충원 등록이 마감된다. 12월 29일에 수시이월 인원이 확정되고, 각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대학들은 누군가 등록을 포기하면 예비 번호를 받은 차순위 수험생에게 합격의 기회를 준다. '충원합격(추가합격)'을 진행하는데 실제로 많은 수험생이 최초 합격보다는 충원합격을 기대하고 전략을 수립한다.

정시 최초합격자 등록 마감일이 2022년 2월 11일이기 때문에 차순위 수험생들에게는 2월 12일부터 2월 20일 21시까지 통보(홈페이지 게시 또는 전화 연락 등)가 된다. 참고로 모집인원수 대비 충원인원수를 비율로 나타내는 것을 '충원율'이라고 한다.

학력 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충원합격'에 사활을 걸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추가 모집'을 진행한다. 대다수 지방대학들이 충원 등록까지 마감된 시점에서 미등록 결원이 생기는 상황을 맞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정시에서 탈락하더라도 당해년도에 꼭 대학 입학을 하려면 정시 모집 전형 결과 후 발표되는 추가 모집 요강까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진행 기간은 2022년 2월 22일부터 2월 27일까지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입시는 한번에 이뤄질 수 없고, 기본 내용을 잘 모르면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해당 용어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대입 수능의 성공 요건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