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전국 으뜸 ‘대전형’ 민주시민교육– ⑤학교폭력예방 친구사랑 3운동
[특별기획] 전국 으뜸 ‘대전형’ 민주시민교육– ⑤학교폭력예방 친구사랑 3운동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1.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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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말씨, 바른 예의, 따뜻한 소통 뿌리 내린 ‘교육도시 대전’ 완성
문재인 정부의 교육이념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민주시민교육'이다.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민주시민의 역량을 키워 개인적 욕망과 집단의 필요를 이해하고, 공동체의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대전교육청은 학교폭력예방 및 학교 교육활동 지원인력 시스템 구축, 위(Wee)클래스와 위(Wee)센터, 가정형 위(Wee)센터 등 '위(Wee) 프로젝트'를 통한 위기 학생 보호, 각종 학생생활교육 프로그램에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이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민주시민교육을 뿌리내렸다는 평가다. 충청헤럴드는 5회에 걸쳐 전국 시·도교육청의 수범사례로 꼽히는 '대전형‘ 민주시민교육 현장을 돌아본다.
대전교육청의 '친구사랑 3운동'이 고운 말씨, 바른 예의, 따뜻한 소통의 세가지 실천과제를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즐거운 학교 현장을 구현하면서 '대전형' 민주시민교육의 수범사례로 꼽히고 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전교육청의 '친구사랑 3운동'이 고운 말씨, 바른 예의, 따뜻한 소통의 세가지 실천과제를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즐거운 학교 현장을 구현하면서 '대전형' 민주시민교육의 수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대전동서초 학생들의 친구사랑 3운동 모습.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자연스럽게 여러 인간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예로부터 교우관계를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많은 이유다.

재미난 건 사자성어를 보면 친구 사이에도 여러 가지 ‘급’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죽마고우(竹馬故友)'는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낸 벗이고, '관포지교(管鮑之交)'는 다정하고 돈독한 친구다.

좀더 소통의 의미로 찾아 보면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막역지우(莫逆之友)'가 있고, 영지와 난초의 향기처럼 고상한 사귐을 뜻하는 '지란지교(芝蘭之交)'가 있다.

'수어지교(水魚之交)'는 물과 물고기, 임금과 신하처럼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고, '문경지교(刎頸之交)'는 목을 벨 수 있을 만큼 생사(生死)를 함께 하는 친구다.

물론 좋은 의미의 사귐만 있는 건 아니다. 중국 진(晉)나라 때의 학자 부현(傅玄)이 쓴 잠언집인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에는 흥미로운 구절이 있다.

바로 ‘근주자적 근묵자흑(近朱者赤 近墨者黑)’이다. 붉은색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붉은색으로 물들고, 먹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어진다는 것으로 잘못된 교우관계를 경계하라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교훈과 맥이 닿는 것도 자연스러운 이치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교육청이 추진해 온 ‘학교폭력예방 친구사랑 3운동’은 자녀 교육을 위해 환경에 신경쓰는 어머니의 사랑과 교육하기 좋은 환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학교 현장의 고민이 담긴 정책이다.

친구사랑 3운동은 대전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와 일상생활 속에서 ▲고운 말씨 ▲바른 예의 ▲따뜻한 소통 등 세 가지 실천과제를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학교 폭력을 예방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조성하는 운동이다.

대전교육청 권기원 민주시민교육과장은 “긍정적인 친구 관계를 통해 학교 폭력의 싹이 자라지 않는 교육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은 학교 현장에서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학생중심의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이 맞물리면서 즐겁고 행복한 학교 문화가 형성되고, 소통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또래문화 조성의 선순환 구조로 연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정림중학교 학생들이 교우관계의 중요성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친구사랑 3운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전정림중학교 학생들이 교우관계의 중요성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친구사랑 3운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전교육청의 ‘친구사랑 3운동’은 포맷도 다양하다. 크게는 여섯 가지다.

우선 ‘학교사업선택제’를 운영했다. 대전교육청은 친구사랑 3운동을 학교별 인성교육계획에 포함해 연중 운영하면서 교육청이 추진하는 공모사업을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운영하도록 했다. 올해 초등학교 49곳, 중학교 36곳, 고등학교 17곳, 특수·각종학교 4곳 등 106개 학교에서 특색있는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학생회, 동아리 등 학생자치활동을 실시했다. 학교사업선택제는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높이면서도 업무를 경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뒀다. 

두 번째는 활발한 학생작품 공모전이다. 학생들이 친구사랑 3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동기부여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친구사랑 손글씨, 카드뉴스, 칭찬글 등의 공모전을 열었고, 961명이 응모했다. 심사를 통해 손글씨 부문 19명, 카드뉴스 부문 19명, 칭찬글 부문 19명 등 57명의 학생을 시상했다.

세 번째는 창작동화책 발간이다. 학생들에게 친밀한 동화책을 통해 친구사랑의 중요성을 내면화하고, 일상생활에서 친구사랑 3운동을 자연스럽게 실천하도록 하면서 갈수록 연령대가 낮아지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됐다.. 창작동화책은 지난 2015년부터 대전지역 교사 9명이 친구사랑을 주제로 직접 동화를 쓰고, 삽화를 그려 제작했다. ‘친구야, 사랑해(2015)’, ’친구야, 고마워(2016)‘, ‘친구야, 함께놀자(2017)’, ‘친구야, 같이 가자(2018)’, ‘친구야, 괜찮아(2019)‘, ’친구야, 보고싶다(2020)’ 등을 펴냈고, 올해는 2학기 전면등교에 맞춰 7번째 창작동화인 ‘친구야, 반갑다’를 발간할 예정이다.

네 번째는 언론홍보다. 대전교육청은 친구사랑 3운동을 범시민 운동으로 확산하기 위해 다각적인 언론홍보에 나섰다. 올해 23개 초·중·고교에서 참여했고, 각 학교마다 특색있는 친구사랑 3운동 운영 내용과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홍보했다.

다섯 번째는 우수사례 공모전이다. 단위학교별 자율적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활성화하고, 우수사례 발굴 및 담당교원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친구사랑 3운동 우수 운영사례를 공모하고 유공교사를 표창했다. 우수사례집을 각급 학교에 제작·배포해 일반화했고, 올해는 우수사례 공모전을 통해 초·중·고 16개 학교를 선정해 표창할 예정이다.

마지막은 설문조사다. 친구사랑 3운동에 대한 피드백과 개선점을 찾는 작업이다. 학생·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사업 실천내용과 교우관계 만족도, 학교폭력 예방교육 만족도 등을 조사한 뒤 다음년도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친구사랑 3운동이 학교 현장에서 이뤄낸 효과와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다.

민주시민교육과 오용환 장학사는 “바른 언어사용과 생활 습관이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지속적인 언어순화교육과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면서 건전한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죽마고우에서 지란지교를 꿈꾸는 교우관계로 이어지는 공감과 소통, 사랑이 있는 행복한 학교 생활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금성초등학교 학생들이 친구사랑 3운동을 펼치고 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