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당겨진 고교학점제, 예비 고1 과목 선택 어떻게 할까?
앞당겨진 고교학점제, 예비 고1 과목 선택 어떻게 할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0.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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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고1을 위한 과목 선택 가이드

교육부가 학생의 과목 선택 자율권을 강화한 '고교학점제' 본격 시행을 2년 앞당겼다.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본격 실시된다.

대전교육청 등 각 시·도교육청은 발빠르게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나 선도학교를 운영해 공교육 현장의 혼란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이 주체가 되어 과목을 선택한다는데 있다.

본격 도입에 앞서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현재 고등학생들도 2학년부터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하고 있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학입시에서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과목 선택 자체가 입시 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라며 "아직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예비고1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막연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만큼 중학교 단위에서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고교학점제, '진로 고민'이 우선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자율권에 방점을 둔 제도다. 이런 경향은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와 맥락이 같다.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이수하면서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고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을 실현한다는 목표가 같다.

문제는 대학입시와 대학의 인재선발 기준 등을 배재하고, 학생 본인만 원하는 과목을 수강한다는 것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결국 신뢰의 문제다.

주목할 점은 고교학점제를 성공적으로 '내 것'으로 만들려면 진로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는 지난 7월 '2024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을 통해 전공에 따른 교과이수 권장과목을 제시했다. 대학에서 해당 전공을 배우려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과목에 대한 이해를 해보라는 의미다.

서울대는 '핵심 권장과목'은 필수적으로 이수할 것을 권장했다. 핵심 권장과목은 학과(부)에서 공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수를 권장하는 과목이고, 권장과목은 학과(부)에서 공부하기 위해 이수를 권장하는 과목이다.

생명과학부의 사례를 보면, 과학 교과에서는 생명과학Ⅱ를 핵심 권장과목으로, 화학Ⅱ를 권장과목으로 뒀다.

하지만 화학생물공학부는 물리학Ⅱ를 핵심 권장과목으로 지정해 화학Ⅱ나 생명과학Ⅱ보다 물리학Ⅱ에 우선순위를 더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 입장에서는 생명과학부와 화학생물공학부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물리Ⅱ 과목을 이수했는지 여부가 서울대 원서 지원에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수 있다.

서울대가 제시한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의 이수 여부는 지원자격과는 무관하지만, 수시모집 서류평가 및 정시모집 교과평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서울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해당 교과는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결국 시간을 거슬러 계산하면 중학교 때 진로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선행돼야 관심 대학과 학과의 입시전형을 정확히 파악해 준비할 수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대입 전형 가운데 서류평가가 반영되는 전형에서는 학생이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 해당 과목의 성취도는 어떤지, 세부특기사항의 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의미있게 살펴보기 때문에 과목 선택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특히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들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다. 이들 대학은 교과전형에서도 서류 및 교과에 대한 정성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과 연계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필수"라며 "고등학교에서는 5-6월 쯤 선택과목에 대한 수요조사를 시작해 8-9월에 과목 선택을 확정한다. 적어도 1학년 여름방학까지는 진로 및 희망 전공(최소 계열)을 구체화해야 하는데 중학교 때 결정할 수록 수월하게 입시에 매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2024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 발표 내용.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서울대학교 2024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 발표 내용.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 정시 올인하면 내신에 유리한 과목 선택이 좋을까? 

대학은 모든 전공마다 특정 과목 이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서울대만 해도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경제학부에만 권장과목을 지정했을 뿐, 나머지 모집단위는 학생의 진로∙적성에 따른 적극적인 선택과목 이수를 권장한다고 명시했다.

의예과는 과학 교과 중 생명과학Ⅰ·Ⅱ만 권장과목으로 지정했고, 치의학과는 권장과목으로 제시한 과목이 아예 없다.

더구나 진로를 정하지 못했거나 교과전형이나 정시 수능 등 성적으로만 정량평가하는 전형을 고려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 경우 전공과 관련된 과목 선택보다 내신 성적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나름 생각해 볼 대목이 있는 궁금증이다. 과목 선택에서 전공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내신에 대한 고민도 무시하기 힘들다.

과목 선택에 앞서 성적 산출 방식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으로 나뉜다. 일반선택과목은 9등급제의 상대평가 방식인데 진로선택과목은 A·B·C 3단계 성취도에 따른 절대평가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취도를 받기 쉽다.

관심있는 과목이거나 본인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과목이 진로선택과목이라면, 수강인원이 적거나 난도가 높은 과목이더라도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다소 덜 수 있다.

반대로 좋은 등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면 비교적 수강인원이 많은 일반선택과목을 선택해 내신성적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목 선택에 앞서 고민해 볼 문제는 수능과의 연계성이다.

정시 자연계열에 도전하는 수험생은 많은 대학이 모집단위 지원에서 수능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진로선택과목인 기하는 대부분 2학년 때 개설되는데 미적분은 수Ⅰ과 수Ⅱ를 모두 이수한 뒤부터 학습이 가능해 3학년에 개설된다.

때문에 정시에 올인하면서 수능 수학영역에서 기하를 선택한다면 2학년 때 기하 과목을 이수하고, 3학년 때는 미적분 등 다른 수학 과목을 수강하지 않고 수능 준비만 매진하는 전략도 나올 수 있다.

또다른 예로 사회탐구는 수능에서 많은 학생들이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한국지리 등의 순으로 선택하는데 수시에서 사회교과의 전공에 따른 과목 영향이 적기 때문에 수능과 동일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현재 중학교 2·3학년 학생이라면 과목 선택이 고등학교 입학한 뒤에 할 일이라고 미루기 전에 진지하게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중계열 정도까지는 고민해보고, 주도적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전략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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