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대한민국 ‘세계적’유산 여행지... 충남 대표 어디? - ②내포 보부상촌
[특별기획] 대한민국 ‘세계적’유산 여행지... 충남 대표 어디? - ②내포 보부상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0.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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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19' 발길 이어질 ‘명품 관광지 빅3’
충남도 관광진흥과가 ‘강추’하는 청소년 여행코스
국내외 여행을 준비할 때 우선순위로 꼽는 여행지 키워드가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해외 여행은 언감생심이지만 생각해 보면 한국에도 세계유산이 제법 많다.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은 충남의 백제역사지구를 포함해 15개나 되고, 관련된 세부 탐방지는 85곳에 달한다. 굳이 세계유산이 아니라도 이름난 ‘세계적’유산 코스는 전국 방방곡곡에 즐비하다. 충남도 관광진흥과가 꼽은 코로나19 이후 문전성시를 이룰 명품 관광지 3곳을 알아봤다.
충남 예산의 '내포 보부상촌'이 가족 단위 관광객과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 사이에 명품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개장 이래 수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면서 충남을 대표하는 대표 관광지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섰다. 자연스레 ‘위드 코로나’와 함께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아직 마스크를 벗어던질 때는 아니지만 답답함을 호소하던 사람들이 집을 떠나 자연속의 힐링 관광지를 찾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다. SNS에는 가족 단위로 고즈넉한 여유를 만끽하면서 자녀들이 좋아할 만한 ‘숲속 놀이공간’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내포 보부상촌’은 남녀노소 누구나 열광한다는 ‘숲속 놀이공간’의 대표 명소다.

‘내포 보부상촌’은 지난해 7월 24일 문을 열었다. 가을, 겨울을 지나 올해 첫 봄을 맞이하고 두 번째 여름과 가을을 맞았다. 코로나 시국에서도 관광객들이 찾는 충남 지역의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 봄부터 주말 평균 2000여명의 관람객이 찾는 가족 쉼터 역할을 하더니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3800명이 넘게 다녀가는 등 가정의 달인 5월에만 2만 4000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예산군 대표관광상품인 스탬프 투어에도 포함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내포 보부상촌’은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이들의 입에서 “내포가 뭐예요? 보부상촌이 뭐예요?”라는 질문이 나오기 마련이다.

스토리텔링이 관광 욕구를 샘솟게 한다면 내포 보부상촌은 좋은 사례다.

일단 부모님들은 이름부터 알 필요가 있다.

‘내포(內浦)’는 바다나 호수가 육지 안으로 휘어 들어간 포구를 말한다. 충남도청소재지가 대전에서 홍성·예산으로 이전하면서 내포신도시라는 이름이 생겼는데 당진시 신평면과 아산시 인주면을 가로지르는 ‘삽교방조제’가 생기기 전에 바닷물이 내륙까지 들어왔던 시기를 아우르는 정체성을 담고 있다.

보부상촌은 보상(褓商)과 부상(負商)으로 구성된 촌락이다. 보상은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들거나 질빵에 걸머지고 다니던 봇짐장수다. 부상은 지게에 얹어 등에 짊어지고 다니면서 물건을 팔던 ‘등짐장수’다.

이쯤되면 아이들의 입에서 “내포 보부상촌에 가면 진짜 봇짐장수와 등짐장수를 만날 수 있어요?”라는 질문이 나올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봇짐장수나 등짐장수는 없다. 하지만 자녀에게 ‘예덕 상무사’를 소개하면 100점짜리 부모가 될 수 있다.

충남도청소재지인 예산에 ‘내포 보부상촌’이 문을 연 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예덕 상무사’의 존재감이 컸다.

조선시대에 보상과 부상이 지역별로 만든 조직이 '상무사'인데 예산과 덕산, 면천, 당진 등을 관할했던 예덕상무사가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타 지방의 상무사들이 일제식민지 시기에 소멸한 것에 비해 충남 내포지역의 상무사는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예산군 내포문화사업소가 소장중인 지도책 '청구요람(靑邱要覽)'에 등재된 예산, 덕산, 면천, 당진의 지형도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예산군 내포문화사업소가 소장중인 지도책 '청구요람(靑邱要覽)'에 등재된 예산, 덕산, 면천, 당진의 지형도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상무사는 짝퉁을 팔거나 속임수를 쓰면 강한 패널티를 부과했다. 또 회원이 병들거나 죽으면 조직이 총동원돼 도와주는 의리를 발휘했다. 충남 내포 일원의 보부상들이 강력한 세력을 떨친 것은 지리적으로 내륙 깊은 곳까지 바닷물길이 이어져 수산물 유통과 중국과의 무역이 어느 지역보다 활발했기 때문이다.

예덕 상무사에 얽힌 에피소드는 덤이다. 독일인 오페르트 일당이 예산 가야산에서 대원군 아버지인 남연군의 묘를 도굴할 때 이들을 추적한 사람들이 예덕 상무사다. 또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까지 군량미를 운반하고, 정족산 전투에도 참전했다.

당시 대원군은 얼마나 기뻤는지 보부상들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보부청을 만들었을 정도다.

흑역사도 있다. 1894년 당시 보부상의 ‘반수’ 지위에 있던 김병돈이 동학군 진압에서 공을 세워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에 유공비가 세워졌다. 인근 부여 일원의 ‘저산팔읍상무사’에 속했던 최돈욱도 동학군 진압에 참가해 보령시 주산면 창암리에 기념비가 남아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보부상들이 보여준 두 얼굴인 셈이다.

이 정도 이야깃거리를 갖췄다면 다음은 즐길 차례다.

내포 보부상촌은 복합 테마파크다. 가야산 자락 6만 3695㎡(1만 9000평) 공간에 보부상 박물관, 보부상 유통문화전시관, 저잣거리, 난장 공연장, 체험공방, 패랭이미디어방, 보부상놀이마당, 보부상물놀이터, 숲속놀이터, 숲속동물원 등이 조성돼 있다.

박물관과 유통문화전시관을 통해 보부상이라는 한국의 전통 비즈니스 문화와 역사를 쉽게 알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다양한 놀이마당과 체험장을 돌아보면서 공연과 공예품 제작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능동적인 공간이다.

저잣거리는 매일 장이 열렸던 옛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다. 옛 보부상들이 즐겨먹던 먹거리로 요기를 하거나 중간 중간 펼쳐진 가판에서 옛 장터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또 친환경 소재로 구성된 숲속놀이터는 쉼터와 놀이터를 모두 갖췄고, 보부상놀이마당은 팽이놀이, 접시돌리기, 딱지치기, 줄타기 등 보부상놀이와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체험공방에서는 보부상이 착용하던 패랭이모자와 봇짐, 짚신 등 소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공방 앞마당에서는 투호던지기나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할 수 있다.

멀리서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보부상촌 홈페이지(http://yesan.go.kr/bobusang.do)의 ‘사이버투어’를 한번 살펴본 뒤 찾아가도 좋다. 메인 카테고리의 ‘한눈보기’와 ‘이용안내’ 등을 통해 여행 전 궁금증을 풀 수 있다.

내포 보부상촌은 인근에 연계된 관광코스가 많다. 대한민국 건국영웅인 매헌 윤봉길 의사의 생가지(저한당)과 사당인 충의사가 지척이다. 또 수덕사와 덕산온천, 덕숭산과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낭만과 힐링 코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예당호(둘레40km·너비2km)를 가로지르는 402m의 국내 최장 출렁다리에서 스릴을 즐기고, 추사 김정희 고택과 한국고건축박물관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새롭다.

마침 예산군이 대표 관광지 7곳(내포 보부상촌, 매헌윤봉길 충의사, 추사김정희 고택, 예당호 출렁다리, 대흥슬로시티, 예산황새공원, 수덕사)을 연계해 스탬프투어를 마련했다. 방문 스탬프 인증 개수에 따라 선물을 제공하고 있어 도전하는 재미도 쏠쏠할 전망이다.

허창덕 충남도 관광진흥과장은 “내포 보부상촌은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어린이 놀이시설을 잘 갖춰 가족단위 방문객과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수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등 충남 예산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 보부상촌은 체험과 놀이시설은 물론 계절별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할로윈데이를 맞아 10월 30일과 31일 진행되는 제2회 귀신놀이는 젊은 여행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전망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내포 보부상촌은 체험과 놀이시설은 물론 계절별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할로윈데이를 맞아 10월 30일과 31일 진행되는 제2회 귀신놀이는 젊은 여행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전망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