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에 찍힌 숫자, 무엇을 봐야 하나?... "대학별 환산점수에 주목"
수능 성적표에 찍힌 숫자, 무엇을 봐야 하나?... "대학별 환산점수에 주목"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0.2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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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총합 의미 없어
대학마다 운영하는 수능 반영지표와 환산점수 따져봐야
수능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입시에서 점수로 승부를 보는 대표적인 정량평가인 수능시험은 숫자가 당락을 가른다. 대학마다 달리 운영하는 환산점수와 수능 활용지표를 꼭 알아야하는 이유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수능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입시에서 점수로 승부를 보는 대표적인 정량평가인 수능시험은 숫자가 당락을 가른다. 대학마다 달리 운영하는 환산점수와 수능 활용지표를 꼭 알아야하는 이유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정시 수능일(11월 18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은 대학 입시의 대표적인 정량평가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지적호기심과 계열적합성 등 이력을 따지지 않고, 획득한 점수로 승부를 벌이는 시험이다.

여기서 오해가 생긴다. 수능이 끝나면 많은 수험생들이 가채점한 원점수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따져보고, 수능 성적표에 드러난 표준점수나 백분위 총합으로 합격·불합격을 가늠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총합은 정시전형에서 의미가 없다.

대학들은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총합 보다는 나름대로 정한 수능 성적 산출방식에 따라 '환산'된 점수 체계를 운영한다. 이른바 '대학별 환산점수'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대학별 환산점수는 각 대학의 수능 반영지표와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학생부 반영 여부가 반영된 수치"라며 "대학들이 뽑고 싶은 인재상에 따라 같은 원점수 총점을 가진 학생이라도 합격과 불합격 등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수능 성적표 어떤 숫자가 적혀있나

일반적으로 수능 성적표에는 수험생이 획득한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점수 등이 기재된다.

이중에서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대학들이 수능 반영지표를 작성할 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숫자다.

백분위는 단순한 '위치'를 보여주고, 표준점수는 해당 위치의 '분포'를 살펴볼수 있는 지표다. 대체로 상위권 대학들은 백분위보다 표준점수를 선호한다.

대학들은 탐구영역의 경우 난이도에 따라 과목별 유불리가 생기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백분위를 기반으로 하는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기도 한다.

결국 정시 수능에서 원하는 결과를 예측하려면 대학들이 운영하는 '활용지표'와 '환산점수'를 살펴볼 수 밖에 없다.

수험생에게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영역의 점수를 반영을 많이 하는 대학인지를 살펴보고, 가장 유리한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대학과 전공을 찾는 것이 수능시험 이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인 셈이다.

대학별 환산점수가 수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진학사가 가상의 학생을 예로 들었다. 두 학생의 국수탐(2)합의 경우 표준점수는 과목별 표준점수를 그대로 더한 값이고, 백분위는 국어, 수학 백분위에 탐구의 2과목 백분위 평균을 합한 값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학별 환산점수가 수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진학사가 가상의 학생을 예로 들었다. 두 학생의 국수탐(2)합의 경우 표준점수는 과목별 표준점수를 그대로 더한 값이고, 백분위는 국어, 수학 백분위에 탐구의 2과목 백분위 평균을 합한 값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 대학별 환산점수 어떻게 적용되나

가상의 학생 A, B의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를 비교해보면 학생A는 표준점수 합으로는 수험생B보다 3점 부족하지만, 백분위 점수로는 단 1점이 낮다. 단순히 수능 활용지표로 본다면, 학생A는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이 유리할 수 있고,  학생B는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판단은 비교하는 두 대학의 국어, 수학,  탐구 반영비율은 동일하고 수능 활용지표만 다른 경우 해당된다. 비교 대학 간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를 경우 합산 점수만으로 유불리를 판단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 대학은 수학과 탐구영역 반영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나 대학은 모든 영역을 25% 동일비율로 적용하고 있다.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A는 국어 비율이 낮고 수학, 탐구 비율이 높은 가 대학이 유리할 것이고, 동일반영비율을 적용하는 나 대학은 상대적으로 국어 성적이 좋은 학생B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의 환산점수에서 영어2등급, 한국사 3등급으로 동일하다고 가정해 산출에서 제외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학의 환산점수에서 영어2등급, 한국사 3등급으로 동일하다고 가정해 산출에서 제외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실제 대학환산점수로 계산했을 때, 학생B과 학생A의 격차가 나 대학에서는 5.3625점이었지만 가 대학에서는 0.25점으로 상당히 줄었다. 또 이들대학 모두 표준점수를 반영해서 성적을 산출했는데, 상대적으로 학생A에게 유리한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을 지원한다면 학생A에게는 더욱 더 유리할 수 있다.

즉, A 학생에게는 수학과 탐구영역 반영 비율이 높으면서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의 지원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됐다는 의미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능은 당해연도 난이도에 따라 영역별로 다른 성적 분포가 발생한다"며 "당연히 지난해 입시결과에 연연할 필요가 없고, 본인에게 유리한 수능 조합으로 성적을 산출한 대학을 모집 군별로 2-3개씩 찾아 다른 경쟁 지원자들과 비교하면서 더 높은 환산점수가 나오는 대학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