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에 부는 '여풍 당당', 4명 중 1명 여학생
공대에 부는 '여풍 당당', 4명 중 1명 여학생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0.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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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2만 2956명 여자 공대생... 전체 공대 신입생의 24.5%
국내 대학의 공학계열에서 여학생 비율이 괄목할 정도로 늘고 있다. 올해 2021학년도에 입학한 전국 공과대학의 여학생 입학자수 및 비율은 2만 2956명, 24.5%를 기록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국내 대학의 공학계열에 합격한 여학생 비율이 25%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021년 공대생 중 여자 입학자수 및 비율은 2만 2956명, 24.5%다. 전년 대비 0.1%p 증가했다.

여자 공대 입학생은 2020년 2만 3320명(24.4%), 2019년 2만 3763명(24.6%)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공학계열에 여학생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지난 2011년부터다. 당시 처음으로 입학자수 20%를 넘어선 1만 7795명(20.6%)을 기록했고, 2015년 2만 1723명(23.8%), 2018년 2만 4364명(25.3%) 등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여자 공대생 입학자수 및 비율은 통계 구간인 1970년 1.1%(95명), 1975년 1.2%(87명) 등에 불과해 대학 및 학과에 따라 여학생이 아예 없거나 홍일점으로 불릴 정도로 적었다.

이어 1980년 2.0%(532명), 1985년 5.6%(2161명) 등으로 꾸준히 늘었고, 1990년 8.8%(3799명), 1995년 12.8%(7956명), 2000년 19.0%(1만 678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여자 공대생 신입생 비율은 2000년 이후 대체로 10% 후반대를 유지했고,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4명 꼴 1명 수준까지 증가했다"며 "이화여대에서 1996년 처음으로 공과대학을 신설했고, 2015년 숙명여대가 두 번째로 공대를 신설하는 등 여자대학들의 공과대학 설립이 여학생의 적극적인 도전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년 여자대학별 공학계열 입학자 학생수 및 비율은 이화여대 288명(전체 입학자수 3372명의 8.5%), 숙명여대 397명(2408명의 16.5%), 성신여대 360명(2434명의 14.8%), 서울여대 148명(1749명의 8.5%), 동덕여대 142명(1693명의 8.4%), 광주여대 17명(929명의 1.8%) 등으로 조사됐다.

■ '조경·섬유·화학' 여학생 선호 톱3,  

올해 입학한 공학계열 세부 전공별로 여학생 입학자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조경학'이다. 입학자 569명 중 여학생 264명으로 46.4%를 기록했다. 이어 섬유공학 45.6%(340명 중 155명), 화학공학 41.6%(4777명 중 1986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여학생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자동차공학이다. 입학자 1426명 중 여학생은 92명에 불과해 6.5%에 그쳤다. 기계공학도 9341명 중 978명으로 8.3% 수준이다.

대체로 공대 세부 전공 중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곳은 조경학, 섬유공학, 화학공학, 광학공학, 도시공학, 건축학 등이고, 자동차공학, 기계, 항공, 전기공학 등은 아직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2021년 대학 전체 공학계열 재적학생 수 통계(일반대 기준)에서 여학생 비율은 20.4%(전체 56만 7432명 중 11만 5544명)이고, 전년도 같은 기준의 20.1%(전체 57만 566명 중 11만 4644명)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며 "여자 공대생은 전체 입학자 비중에서 최근 25% 안팎을 유지하고 있고, 취업률에서 공학계열이 다른 계열에 비하여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공대생 중 여학생 비율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서울권 대학이 여자 공대생 많이 뽑고, 서울대는 비율 낮아

2021년 기준 대학 소재지에 따른 공학계열 여학생 입학자 비율에서는 서울이 31.1%(입학자 2만 1785명 중 여학생 6783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 28.8%(1265명 중 364명), 부산 25.2%(9204명 중 2317명), 경기 25.0%(1만 3182명 중 3296명) 순으로 높았고, 전남이 18.7%(2576명 중 482명)으로 가장 낮았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수도권 주요 10개 대학의 공학계열 전체 입학자 중 여학생 비율은 25.0%로 집계됐다.

한국외대(34.4%), 경희대(29.5%), 한양대(28.1%), 고려대(26.6%), 연세대(25.5%), 중앙대(25.2%) 등이 전국 평균(24.5%)보다 높았고, 서울대는 12.7%로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지방 거점국립대(9개교)의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은 25.0%이며 전남대(29.2%), 전북대(27.1%), 충남대(26.4%), 제주대(26.3%), 부산대(25.6%), 경상대(25.1%) 등이 전국 평균(24.5%)보다 높았고, 강원대가 20.4%로 가장 낮았다.

■ 여학생 비율, "의약·인문·교육 순으로 높고, 공학은 꼴찌"

공대에 부는 여풍당당이 뚜렷하지만 전체 계열별로는 여전히 꼴찌다.

2021년 대학 전체 계열별(인문, 사회, 교육, 자연, 공학, 의약, 예체능) 입학자 통계에 따르면 여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의약계열로 64.7%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63.7%, 교육계열 63.0%, 예체능계열 61.0%, 사회계열 53.5%, 자연계열 52.0% 등이며 공학계열은 24.5%로 가장 낮았다.

물론 계열별 순서는 10년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2011년 같은 기준에서는 의약 67.2%, 교육 63.1%, 인문 60.6%, 예체능 59.6%, 자연 52.4%, 사회 48.4%, 공학 20.6% 등의 순이었고, 10년 사이 사회계열(5.1%p↑)과 공학계열(3.9%p↑)에서 여학생 비율이 크게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

신입생 전체에서도 여학생 비율은 1.4%p 증가(47.1%→48.5%)했다.

2021년 의약계열에서 여학생 입학자 비율이 높은 이유는 해당 계열에 간호학(1만 925명 중 여자 8694명, 79.6%), 보건학(2889명 중 여자 1917명, 66.4%), 치의학 중 치위생학과(1222명 중 여자 1175명, 96.2%) 등이 포함된 까닭으로 풀이되며 인문계열에서 '국어·국문학' 소계열 전공의 여학생 비율이 71.7%(3780명 중 2711명)로 인문계열 평균(63.7%)보다 8.0%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