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특성화고 재학생들 3명 중 1명, "대학에 가고 싶다"
전국 특성화고 재학생들 3명 중 1명, "대학에 가고 싶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8.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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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후 전공심화 목적이 가장 많아, 고졸자 차별도 순위에 올라
전국 31개 특성화고 1248명 대상, 특성화고교 대입진학 프로그램 필요성 시사
공업고와 상업고 등 전국 31개 특성화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명 중 1명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취업후 대학진학도 상당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공업고와 상업고 등 전국 31개 특성화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명 중 1명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취업후 대학진학도 상당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공업고와 상업고 등 전국 특성화고 재학생들의 졸업 후 희망진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년제와 전문대 등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비율이 35.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취업 후에도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응답비율이 47.3%로 나타났다.

해당 내용은 지난 8월 13일 국회의원 강민정 의원실(열린민주당)이 개최한 '2022개정교육과정, 직업교육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온라인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안동대학교 이찬주 교수(전자공학교육과)가 발표한 '특성화고 교육과정 등의 개선을 위한 학생 인식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특성화고 학생들은 졸업후 희망진로를 묻는 질문에 취업 53.5%(668명), 4년제 대학 진학 20.0%(249명), 전문대학 진학 15.4%(192명), 미결정 11.1%(139명) 순으로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특성화고 학생들의 졸업 후 희망 진로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설문조사에 참여한 특성화고 학생들의 졸업 후 희망 진로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특성화고 졸업후 대학에서 전공심화하고 싶어

전문 직업인 양성과 특정 분야 인재를 키우는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성화고 재학생들이 3명 중 1명꼴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이유는 '현재 전공에 대한 심화 교육을 원해서28.3%(125명)'가 가장 많았다.

또 '부모님이 대학 졸업을 원해서 17.7%(78명)', '대학을 진학해야 취업이 잘 될 것 같아서 16.8%(74명)', '기타 14.3%(63명)',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있을 것 같아서 13.8%(61명)', '대학을 졸업해야 승진이나 임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 같아서 9.1%(40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기타 내용에는 '원하는 직업이 기본적으로 대학을 졸업해야 하므로', '유학을 가고 싶어서', '다른 전공을 배우기 위해서' 등이 포함됐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 진학 시 희망하는 전공 계열에 대한 문항별 응답 비율(인원 수)은 '현재 전공과 동일 계열 48.2%(212명)', '현재 전공과 다른 계열 42.8%(189명)', '아직 결정하지 못함’ 9.0%(40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학에 관심 많지만 교내 진학지도는 '별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대한 관심이 현실적으로 꽤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학교 내 대입 진학 지도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학교 정규 과목 편성이 대학 진학 준비에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보통 49.3%(217명)', '충분함 19.0%(84명)', '부족함 16.8%(74명)', '매우 부족함 8.2%(36명)', '매우 충분함 6.8%(30명)'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취업 후에도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예 47.3%(316명)', '잘 모르겠음 34.9%(233명)', '아니오 17.8%(119명)' 순으로 답했고, 학교로부터 취업 후 대학 진학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예 70.4%(470명)', '잘 모르겠음 22.4%(150명)', '아니오 7.2%(48명)' 순으로 응답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어서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특성화고에서 나름의 대학 진학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성화고 내 정규과목 편성이 대학 진학 준비에 충분한 정도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특성화고 학생들의 졸업 후 희망진로에서 '취업 53.5%(668명)'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선취업 후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도 꽤 많았다.

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선취업 후 진학을 계획하고 있어서 29.9%(200명)', '하고자 하는 일이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18.6%(124명)',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지 않기 때문에 17.7%(118명)', '대학진학 공부보다 기술, 전문교육에 더 관심이 많아서 15.9%(106명)',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8.7%(58명)', '기타 5.3%(36명)',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 어려워서 3.9%(26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내용에는 '빨리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싶어서', '대학을 가는 것이 정답이 아니기 때문에' 등이 포함됐다.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특성화고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받길 원하는 취업 지원에 대한 질문에는 '취업 및 현장실습 업체 소개 및 매칭 26.5%(298명)',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 25.0%(282명)', '자기소개서 및 면접 지도 19.9%(224명)', '취업한 선배와의 멘토-멘티 매칭 9.6%(109명)', '취업 후 대학 진학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 7.2%(81명)', '취업 후 경력개발을 위한 실질적인 안내 6.8%(76명)', '산업체 전문가의 특강 3.9%(44명)', '기타 1.1%(12명)' 등으로 조사됐다. 기타에는 '보기에 나온 내용 모두가 필요함', '알아서 할 수 있음', '‘대학진학 및 취업에 대한 상세한 청사진' 등이 있었다.

취업 시 희망하는 취업처에 대한 질문에는 '중소기업 49.0%(327명)', '공기업 17.2%(115명)', '대기업 10.2%(68명)', '공무원 8.2%(55명)', '창업(자영업) 7.8%(52명)', '기타 7.6%(51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는 중견기업, 직업 군인 등이 포함됐다.

졸업후 진로 미결정, "내 진로적성 몰라"

특성화고 학생들이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자신의 진로·직업 적성이 무엇인지 몰라서 40.3%(56명)'가 가장 많았다.

또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아서 22.3%(31명)', '학업능력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서 11.5%(16명)', '기타 10.8%(15명)', '자신의 진로·적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나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서 7.2%(10명)', '부모님과 의견이 달라서 4.3%(6명)', '경제적인 사정이 여유롭지 못해서 3.6%(5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내용에는 '취업과 진학을 고민 중이어서', '하고 싶은게 많아서',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싶어서' 등이 포함됐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빈도분석 결과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학생들은 진로를 결정하는 데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묻자, '진로 적성 탐색 교육 43.9%(61명)', '직업 체험을 위한 다양한 학교밖 교육 32.4%(45명)', '학생 및 학부모 대상 진로 상담 17.2%(24명)', '기타 6.5%(9명)' 등을 꼽았고, 기타에는 '고민할 시간', '다양한 체험' 등이 있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인식하는 학교 특성과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진로지도 등의 실태 및 만족도, 요구 등을 조사해 특성화고 교육정책방향 설정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됐다. 전국 특성화고를 수도권, 충청·강원권, 호남·제주권, 영남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누고, 공업과 상업 정보, 농업·기타 등 3개 계열 31개 학교 학생(1248명·남/녀 583/665)을 조사대상으로 표집했다. 조사기간은 2021년 7월 13일부터 7월 2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