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청권 대학 '정원 미달' 심각
대전·세종·충청권 대학 '정원 미달' 심각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7.02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2021학년도 4년제 대학 및 전문대학 총 입학자수가 지난 1996년 이후 역대 최저인 48만 7532명(대학 33만6265명, 전문대학 15만 1267명)으로 감소하면서 정원 미달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지난해 2021학년도 4년제 대학 및 전문대학 총 입학자수가 지난 1996년 이후 역대 최저인 48만 7532명(대학 33만6265명, 전문대학 15만 1267명)으로 감소하면서 정원 미달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지난해 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대전·세종·충청권 대학들의 정원 미달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6차 이상 추가합격을 실시하고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4년제 대학은 전체 45개 대학 가운데 30곳에 달했고, 전문대학은 21곳 모두 정원 미달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 자체가 우려될 정도로 존폐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내용은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각 대학들이 6월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2021학년도 4년제 대학(일반대, 교육대, 산업대, 각종대학) 및 전문대학(전문대, 기능대) 신입생 모집 현황' 자료에 따른 수치다.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1학년도 전체 입학자수는 4년제 대학 33만 6265명, 전문대학 15만 1267명 등 총 48만 7532명이다. 이는 전년도인 2020학년도 52만 4260명(대학 34만 9948, 전문대 17만 4137)에 비해 3만 6728명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대학 입학자수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5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 대전·세종·충청권 정원 미달 심각..."대학 위기 현실로"

대규모 정원 미달 사태는 전국 시·도 및 권역별 공통 사항이다. 서울 소재 대학과 인천 소재 대학이 각각 917명(1.1%↑), 48명(0.6%↑)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전 지역에서 곡소리가 나는 상황이다.

2021학년도 4년제 대학 입학자수는 총 1만 3천 858명 감소(전년대비 -4.0%)한 가운데 경남 1769명(-12.9%), 강원 1930명(-11.2%), 전북 1824명(-10.8%), 경북 2264명(-10.1%), 전남 663명(-7.6%), 충북 1318명(-7.59%), 부산 1931명(-5.9%), 대전 844명(-4.4%), 광주 527명(3.5%), 세종 53명(-2.8%), 제주 64명(-2.6%), 충남 686명(-2.3%), 울산 59명(-1.8%), 대구 169명(-1.6%), 경기 428명(-1.0%)씩 입학자수가 줄었다.

특히 대전·세종·충청권 45개 대학의 정원 미달수는 2901명으로 전체 입학자 감소의 20.9%에 달한다.

4년제 대학 중에서 전년대비 가장 많이 입학자수가 줄어든 대학은 충북 세명대다. 무려 461명이 줄었다. 올해 입학자수가 1533명인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이어 충북 극동대가 362명 감소(621명 입학)했고, 대전에서는 배재대가 285명이 감소(1912명 입학)했다. 충남에서는 청운대가 277명 감소(1162명 입학)로 불명예를 썼다.

지난해 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대전·세종·충청권 4년제 대학들의 정원 미달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적인 대학 운영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4년제 대학에서 전년 대비 입학자수가 500명 이상 크게 감소한 학교는 8곳으로 가톨릭관동대(강원, -609명), 경남대(경남, -823명), 대구가톨릭대(경북, -502명), 대구대(경북, -851명), 동서대(부산, -503명), 상지대(강원, -651명), 원광대(전북, -735명), 인제대(경남, -546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입학자수가 전년 대비 300명 이상 감소한 학교는 극동대(충북, -362명), 부산외대(부산, -368명), 세명대(충북, -461명), 안동대(경북, -413명), 영산대(부산/경남, -410명), 용인대(경기, -316명), 우석대(전북, -340명) 등이다.

■ '대학 위기' 전문대도 예외 없어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정원 미달 사태는 전문대도 마찬가지다. 각 시·도 및 권역별로 2021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자수는 2만 2870명이 줄었다. 전년대비 -13.1%에 달한다.

전문대 정원 미달은 서울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17개 시·도 전체에서 벌어졌다.

수도권 지역은 전문대 입학자수 감소가 뚜렷했다. 경기 소재 전문대학은 총 9140명이 줄었다. 전년 대비 -17.5% 수준이다. 인천은 -642명(-8.7%), 서울 소재 전문대학은 -925명(5.4%)을 기록했다.

대전지역 전문대학들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무려 -1916명(24.3%)을 기록했고, 특히 충남지역 전문대는 -1294명(19.5%)으로 최악의 실적을 냈다.

전문대 입학자수 감소 폭이 적은 시·도는 서울과 경북 -576명(5.0%), 전북 -395명(5.6%) 정도다.

전문대학 가운데 2021학년도 입학자수가 전년 대비 400명 이상 대폭 줄어든 대학은 16곳이다. 경남정보대(부산, -468명), 국제대(경기, -463명), 김포대(경기, -677명), 대덕대(대전, -512명), 대전보건대(대전, -418명), 동의과학대(부산, -686명), 두원공과대(경기, -758명), 백석문화대(충남, -760명), 수원과학대(경기, -892명), 신안산대(경기, -833명), 여주대(경기, -496명), 영남이공대(대구, -478명), 영진전문대(대구, -454명), 용인송담대(경기, -523명), 우송정보대(대전, -608명), 장안대(경기, -962명) 등이다.

전문대 정원 미달도 심각했다. 대전·세종·충청권 전문대 21곳이 모두 전년대비 입학생수가 줄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 대학 구조 조정 본격화, "생존경쟁 시작됐다"

국내 4년제 대학 및 전문대 입학정원은 1995년 5월 31일 교육개혁 정책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당시 정부가 대학설립준칙주의를 도입(1996년, 1997년 시행)하면서 대학 및 전문대 설립이 자유로워졌고, 1995년 이후 꾸준히 대학 및 전문대 입학 정원이 늘어났다.

1994년 기준으로 전체 대학 및 전문대 정원은 일반대학 148개교 23만 2555명, 교육대 11개교 4980명, 전문대 135개교 19만 3070명, 각종 학교(대학 18개교, 2455명, 전문대 4개교 1880명) 등을 포함해 총 43만 4940명이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전체 정원은 일반대학 179개교 31만 4410명, 교육대 11개교 4735명, 각종 대학 3개교 460명, 전문대 158개교 29만 4175명 등 61만 3780명에 달한다.

문제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 인구의 급속한 감소다. 대학 및 전문대 입학자 총수는 1995년 48만여명에서 1996년 53만여명, 1998년 62만여명 등 2014년까지 60만명대를 기록했고, 2015년에 처음으로 60만명대가 무너지면서 58만여명으로 꺾였다.

이후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되면서 2019년 55만명대으로 내려앉았고, 2020년 52만여명, 지난해 2021년 대입에서 처음으로 50만명이 깨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현재의 학령인구 감소 추이와 대학 및 전문대 입학자 추이를 종합적으로 비교하면 앞으로 2년(2022 대입-2023 대입) 정도 입학자수 정체 현상을 보이다가 2024대입(현재 고1학년)부터 감소와 증가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2033 대입 이후는 입학자수가 가파르게 감소해 대학들이 강도높은 구조 조정과 입학 정원 조정 등 생존경쟁을 치열하게 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