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이과 통합수능' 성공 여부, 6월 3일 모의평가 결과에 달려
올해 '문·이과 통합수능' 성공 여부, 6월 3일 모의평가 결과에 달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5.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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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수생 포함 첫 평가원 모의고사... 문·이과 유불리에 관심 집중
공통과목 평균과 표준 편차 등 데이터 공개 여부도 주목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6월 모의학력평가가 올해 대입에서 뜨거운 감자인 '문·이과 통합수능'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나는 전망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자료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6월 모의학력평가가 올해 대입에서 뜨거운 감자인 '문·이과 통합수능'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나는 전망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자료사진]

27년 만에 시행되는 2022대입 '문·이과 통합수능'에 앞서 재수생 등 N수생까지 포함하는 모의학력고사가 6월 3일 실시된다. 6월 모의고사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수능의 난이도와 출제경향 등을 점검하는 첫 시험이어서 주목된다.

올해 6월 모의평가는 중요한 특징들이 있다.

교육부 입장에서는 '공통과목+선택과목' 체제에서 실시되는 시험이고, 지속적으로 문제점이 지적돼 온 '문·이과 통합수능' 시스템에서 문과학생들의 절대적인 불리함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행연습이기도 하다.

또 절대평가로 바뀌는 제2외국어/한국사영역의 난이도를 점검하고, EBS 연계율 50% 하향 조정에 따른 수험생들의 실제 체감 연계율까지 짚어봐야 한다.

6월 모의평가의 채점결과 공통과목 평균과 표준 편차 등 데이터 공개 여부도 관심사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N수생까지 포함한 자신의 위치를 구체적으로 진단하는 기회다. 수시 지원 범위를 설정하고, 취약단원을 점검하며, 학습계획을 수립하는 바로미터가 6월 모평인 셈이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통합수능 형태로 실시된 모의고사는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실시됐지만 수능에 강한 재수생들이 참여하는 시험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6월 모평 결과는 평가원이 올해 수능을 출제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줄 것이고, '문·이과 통합'에 따른 다양한 반작용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최종 결정의 중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이과 통합' 후폭풍, 선택과목 유·불리 해소될까?

올해 수능은 '공통과목+선택과목'이라는 새로운 체제에서 실시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국어·수학·탐구영역에서 '공통과목+선택과목' 체제가 도입된다. 사탐과 과탐영역도 원칙적으로 계열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국어의 경우 공통과목 외에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2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야 하고, 수학에서는 공통과목 외에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3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때문에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는 올해 최대 관심사다. 더구나 6월 모의평가는 선택과목을 변경하는 마지막 시험이어서 중요하다. 6월 모평성적은 6월 30일에 발표되고, N수생이 참여하는 9월 모평은 9월 말에 결과가 나온다. 올해 수능 원서접수가 8월 19일부터 9월 3일로 예정돼 있어 수험생들 입장에서 6월 모평결과만 보고 선택과목을 바꿔야 한다.

지난 3월과 4월 모의평가를 보면, 수학의 경우 이과 학생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문과는 확률과통계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국어는 3월과 4월 모두 화법과작문 73.6%, 언어와매체 26.4% 수준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어렵게 받아들이는 문법이 언어와매체에 포함돼 고3 학생들은 화법과작문에 집중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수학은 확률과통계 비중이 3월 60.5%, 4월 59.0%로 높게 나타났고, 미적분은 3월 33.6%, 4월 34.6%, 기하는 3월 5.8%, 4월 6.4%로 집계됐다.

단, 인서울 주요대학들이 자연계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과 학생들은 대부분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고, 문과는 확률과통계를 선택할 전망이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현재 입시업계의 전망은 공통과목의 난이도는 다소 변별력이 있도록하고, 선택과목은 무난하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아마도 평가원이 6월 모의평가를 출제하면서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막기 위해 엄청 노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커지는 6월 모평 데이터 공개요구, 교육부 화답할까?

선택과목의 난이도 조절만으로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다.

국어,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산출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택과목의 조정된 점수와 공통과목 점수는 별도의 산출 공식에 따라 표준점수가 제공된다. 즉, 동일한 선택과목을 선택한 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을 고려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하고 공통과목과 합산해 표준점수를 제공한다.

교육부는 선택과목이 다를 경우에 발생하는 난이도와 선택 집단에 따른 점수 산출의 형평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문과생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예를들어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주로 이과)들의 집단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주로 문과)들의 집단보다 수학을 더 잘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고, 그래서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도 높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추정한 결과, 지난 3월과 4월 모평에서 수학 1등급 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학생의 비중은 3월 93.4%. 4월 82.0%로 이과계열로 추정되는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3월, 4월 학력평가에서 같은 원점수(공통+선택 총점 기준, 100점 만점)임에도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에 비해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났다"며 "전 점수 구간대에서 크게는 7점, 작게는 2점 정도 높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 재수생들이 가세할 경우 문과 고3 학생들의 수학 1등급 비율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는 뻔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수학 1등급에서 문과 고3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약대 선발 신설과 정시가 확대되면서 이과 반수생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상위권 이과 학생들이 늘게되면 단순히 이과 점수에만 영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과 수학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대안은 있다.

이미 3월과 4월 모의평가를 거치면서 수많은 수험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와 모의평가 채점 데이터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채점 데이터를 통해 선택과목을 정하는데 도움을 얻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육부는 아직 학평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6월 모평 이후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 선택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 등에 대한 요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교육부의 데이터 공개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