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대입, 지원 경향 어떻길래?
코로나19가 바꾼 대입, 지원 경향 어떻길래?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4.2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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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평가'인 학종전형에 변수 작용
2022대입 학종, 지원 경향성이 강화될 듯
전세계에 팬데믹을 몰고온 코로나19가 지난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상위 11개 대학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전공 유형별 지원비율도서 2020학년도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전세계에 팬데믹을 몰고온 코로나19가 지난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상위 11개 대학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전공 유형별 지원비율도서 2020학년도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팬데믹을 몰고온 '코로나19'는 학생들도 비껴가지 않았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가 벌어졌고, 대입 수능도 일정이 조정됐다. 고교생은 수업일수와 각종 활동이 위축되면서 원활한 입시 준비도 쉽지 않았다.

대학 입시에서 코로나19는 유례없는 '변수'가 됐다.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에 더 큰 영향을 줬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학교생활 전반을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은 수업 환경 변화와 비교과 활동 축소 등으로 큰 부담을 가질수 밖에 없었다"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2 때를 다소 무방비로 보낸 올해 고3 수험생들도 불안감이 누적된 상태"라고 말했다.

■ 지난해 지원 추세, "인문계 인문학↑, 자연계 의·치·한↑"

코로나19는 학생들의 전공 지원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대입전문 진학사는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상위 11개 대학의 정원내 학생부종합 일반전형만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의미한 지원 경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사 전공들을 묶어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 대입을 비교한 결과, 인문계열에서는 경영·경제, 사회과학 그룹은 하락했고, 어학 성향의 언어·문학은 유지, 철학 및 사학 등이 속한 인문학 그룹 지원은 소폭 상승했다.

해당 비율은 각 학년도별 종합전형(정원내 일반전형) 전체 지원자 중에서 전공 그룹별 지원자를 나타낸 비율로 학년도별 전공별 선호 추세를 보여주는 분석이다.

진학사 허철 수석연구원은 "경영·경제, 사회과학 그룹은 수리적 사고력도 중요해서 수학 교과 성적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데 2021학년도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2020학년도와 달리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의 첫 대상으로 고2 때 자연계열 수험생들과 수학을 같이 이수하면서 수학 석차등급이 지난해 수험생보다 낮아졌을 것"이라며 "교과 외에서 학업역량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전년도 상황에서 수학 교과 점수는 선호 전공에 지원하는데 부담이 되었을 것이고, 인문학과 어학 성향의 전공 지원자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조사에서는 교육 전공 그룹도 하향세를 보였다. 교육 그룹에는 국어교육, 영어교육, 교육학 등 인문계열 그룹과 수학교육, 가정교육, 과학교육 등 자연계열 그룹이 모두 포함돼 있다. 교육학의 경우, 멘토·멘티와 봉사활동 등 대면활동을 통해 전공에 대한 적합성을 판단한다. 코로나로 대면활동이 축소되면서 교육학에 대한 적합성을 어필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의 학종전형에 자신 있게 지원하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자연계열 그룹에서는 기계 전공 그룹만 소폭 하락했고, 대체로 상승했다. 특히 의·치·한의예 지원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전기·전자·컴퓨터, 화공·고분자·에너지, 화학·생명과학·환경 등에서도 상승 그래프를 기록했다. 의약, 바이오, 친환경에너지, AI 등 미래 산업 키워드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연입시전략연구소 박기철 대표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상위권 학생들은 오히려 개별 학습 시간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수업 등을 통해 부족한 단원을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끌어올린 결과로 보인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정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정시 확대 분위기 속에서 수시전형에서 희망 전공에 대한 공격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2021학년도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추세는?

올해 대입에서 학종전형의 전공별 지원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모집은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자기소개서가 단순화되고, 비교과영역에 대한 제공 내용도 축소되면서 수험생들이 전공과 연관된 교과 성적에 더욱 의미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자연계열 수험생보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수시전형에 이입되면 오히려 성향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진학사 허철 수석연구원은 "인문계열 수험생 중 상경계열, 사회과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고2까지의 결과에 너무 집착하기 보다는 향후 발전가능성에 무게를 둔 다소 공격적인 지원 카드를 한 두장 정도 고려하는 것이 전략이 될 것"이라며 "반대로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수시 종합전형에서 희망 전공을 너무 과감하게 지원하기 보다는 차선을 고려해 유사전공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