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늘어난 '2022학생부교과전형', 어떻게 뚫을까?
확 늘어난 '2022학생부교과전형', 어떻게 뚫을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4.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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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고교별 인원·내신 반영 달라
2년간 유리한 교과 성적 조합 탐색해야
202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인서울 대학들이 선발 인원을 늘렸고, 수능 체계 변화와 2015개정교육과정 도입에 따른 진로선태과목 반영 여부 등의 변수가 생기면서 합격 가능성을 타진하는 셈법이 복잡하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사진)
202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인서울 대학들이 선발 인원을 늘렸고, 수능 체계 변화와 2015개정교육과정 도입에 따른 진로선태과목 반영 여부 등의 변수가 생기면서 합격 예측이 복잡해졌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사진)

202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9년 내놓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202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학생부교과전형의 문이 크게 열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생부교과전형을 운영하지 않았던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전형을 신설하고, 많게는 500여명까지 선발한다.

전국 대학들의 인재선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은 가장 비중이 높다. 전체 모집인원의 42.9%에 달한다.

건국대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학생부교과전형을 신설했다. 선발 인원도 경희대 544명, 연세대 523명, 동국대 398명, 성균관대 361명, 건국대 340명 등이다.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학생부교과전형은 대입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이지만 수도권 주요대학들이 운영하지 않았다"며 "더구나 높은 수준의 교과성적을 제시해 수험생들에게 부담이 됐지만 올해 2022대입에서는 문호가 크게 확대되면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커졌다"고 말했다.

■ 많이 뽑는 학생부교과, 합격자 성적은 떨어질까?

2022학년도 대입 전형별 선발인원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은 총 14만 8506명(42.9%)을 선발한다. 다음은 학생부종합전형(7만 9503명, 22.9%), 정시 수능(7만 5978명, 21.9%) 순이다.

주목할 점은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인서울 11개 대학 중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이 올해부터 학생부교과전형을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선발 인원이 늘어나면서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자의 전체적인 교과 성적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학교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주로 지원한다는 전형이지만 선발 인원 만큼 후순위 등급까지 합격선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연입시전략연구소 박기철 대표는 "올해 많은 대학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을 신설하면서 '학교장추천'의 자격조건을 설정했는데 이 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A고교에서 전년도까지 학교장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이 10명이었다면 올해는 두배로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학교장추천전형을 운영하는 인서울 대학 중에는 학교별로 추천 가능한 인원을 규정하고 있다. 서강대는 학교별로 10명, 성균관대와 연세대는 3학년 재적 인원의 일정 비율을 규정했다. 경희대, 동국대, 세종대는 계열별 추천 인원까지 규정한 반면 건국대는 추천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최상위권 성적대의 수험생들은 큰 변화가 없더라도 바로 밑의 등급대에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에 따라서는 학교장추천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교과 성적 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까지도 고려해야 지원 가능성과 합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학생부교과. 수능 변화 영향도 주목해야

2022학년도 대입은 수능에서 큰 변화가 있다. 바로 '문·이과 통합'이다.

당장 수학 과목부터 '문·이과 통합'으로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만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느냐도 발 등의 불이다.

실제로 인문계열 학생들의 불이익이 커질 경우,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학생부교과전형의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자연계열 학생들은 오히려 합격자들의 교과 성적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물론 결과를 확정적으로 예측하기 힘들다. '문·이과 통합'에서 수학 과목의 유불리 문제도 응시 인원의 특성과 올해 수능 성적 산출 체계 속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인문계열 학생들이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의 평균 점수가 자연계의 '미적분'이나 '기하' 과목에 비해 낮게 나왔다면 오히려 표준점수는 올라갈 수 있다"며 "특히 인문계열 중에서도 공통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상대적으로 자연계열 과목 선택자들에 비해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문과가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확률과 통계 과목의 선택자가 다른 과목들에 비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동일한 비율을 보이더라도 인문계열 학생들의 숫자가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예상과 반대되는 현상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수능 난이도 조절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밖에 제 2외국어 과목도 절대평가로 변경되면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요건 중 대체 가능과목에서 제외되는 대학이 많아진 점도 올해 대입에서 주의할 점으로 꼽힌다.

진로선택과목의 반영 여부는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의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인서울 주요 대학들은 2022학년도 입시요강 등에 반영 여부와 방식을 예고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자료)
진로선택과목의 반영 여부는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의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인서울 주요 대학들은 2022학년도 입시요강 등에 반영 여부와 방식을 예고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자료)

■ 지원 대학의 '진로선택과목' 반영 여부 꼭 살펴야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 고3 수험생들은 학교 내신성적을 산출할 때 '진로선택과목'을 성취평가로 반영한다.

대부분 고교에서는 3학년 때 진로선택과목을 배우기 때문에 3학년 1학기 성적은 등급이 아니라 A, B, C등의 성취도로 평가가 된다.

문제는 이 성취평가를 반영하는 대학과 반영하지 않는 대학이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반영 여부에 따라 지원자들의 대학 환산 점수가 달라지게 된다.

고려대와 서강대 등은 과목별 A등급 비율에 따른 가감점 방식으로 성적을 처리하지만 아예 진로선택과목을 교과 성적에 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때문에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에 도전하는 수험생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별 환산점수를 산출해 보고, 진로선태과목 반영 여부를 꼭 살펴봐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려면 각 대학별 학생부교과 성적 반영 과목과 학년별 반영 비율, 면접 및 자소서 제출 여부와 시기 등도 점검해야 한다. 각 요소에 따라서 지원율 변화도 예상외로 크기 때문에 꼼꼼한 확인은 필수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의 판도는 학령인구 감소와 선발 인원 증가, 수능 체계 변화, 2015 개정교육과정 도입 등의 변수로 인해 합격과 불합격을 예측하는 기준점을 잡기 힘들어질 전망"이라며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모집요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