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시, 갈수록 복잡... 올해 '선택 수학' 최대 변수
서울대 입시, 갈수록 복잡... 올해 '선택 수학' 최대 변수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4.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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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실시
2023학년도 학교 내신 반영 교과평가 적용
서울대학교 입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올해 고3 수험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은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실시되고, 2023학년도에는 '수능+학교내신' 방식의 정시 인재 선발이 진행돼 관심이 집중된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최상위 학생들의 워너비인 서울대학교 입시가 복잡해지고 있다.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실시되면서 종전과는 다른 양상이 예상되고, 올해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3학년도 정시모집'부터 학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교과평가를 적용돼 특목·자사고와 일반고 학생들의 셈법이 분주하다.

최근 서울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안내'에 따르면 올해 수시 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9월 10일(금)부터 9월 12일(일)까지고, 정시 원서접수 기간은 12월 30일(목)부터 2022년 1월 1일(토)까지다.

수시 주요 전형 일정을 보면, 수능 직후인 11월 19일에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 발표가 있고, 일반전형 면접은 전 모집단위(의대, 치의학, 수의대 제외)가 11월 26일에 실시된다. 의대·치의학·수의대 면접은 11월 27일이다.

지역균형선발전형 면접은 전 모집단위(의대, 치의학, 수의대 등 제외)가 12월 3일에 실시되고, 의대·치의학·수의대는 12월 4일로 예정됐다.

서울대 정시는 올해부터 '나군'에서 모집한다. 주목할 점은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시행에 따라 탐구 과목에서도 성적표에 표기된 표준점수가 그대로 반영된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올해 도입되는 통합형 수능은 등급을 문·이과 계열구분 없이 산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학에 취약한
문과생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며 "실제로 3월 전국연합평가에서 이과생들이 수학 1-2등급을 다 차지하면서 문과생들은 3-4등급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벌어져 실제 수능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조정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안내'를 발표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 고3 수험생들, 통합형 수능에 울고 웃는다

올해 수능은 수학이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실시되고, 성적 산출도 이전과는 달리 통합형으로 산출된다. 이른바 '공통+선택과목' 형태로 수능 등급이 산출된다.

서울대 입시에서도 통합형 수능은 최대 변수다. 당장 수학과목에서 문과 학생과 이과 학생의 성적격차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종전 문과 학생들은 '수학나형'을 선택하고, 문과 학생끼리 경쟁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과 학생까지 포함해 등급이 매겨지면서 수학 1등급 비율(4%)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등급 누적 비율(11%)과 3등급 누적 비율(23%), 4등급 누적 비율(40%)도 각각 절반 정도 줄어 2등급 누적 5%, 3등급 누적 11%, 4등급 누적 2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전반적으로 문과 상위 등급에서는 1등급 정도 불리한 성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종전 문과 1등급 중후반(백분위 97-96) 학생은 올해 2등급, 종전 2등급은 3등급 등 한 개 등급씩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종전에 '수학가형'을 선택해 순수하게 이과 학생끼리 경쟁했던 이과 학생들은 수학에서 1등급 비율(4%)이 약 8%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등급(11%) 누적 비율은 1.8배 늘어난 약 20%, 3등급 누적 비율(23%)은 1.7배 늘어난 약 40%, 4등급 누적 비율(40%)은 1.5배 늘어난 약 60%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종전에 이과 2등급 전반(백분위 95-93)인 학생들이 올해는 1등급에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이러한 결과가 예측되는 것은 문이과 통합형 수능 점수 산출 과정 때문"이라며 "선택과목의 원점수 조정 1단계 점수 산출에서 선택과목별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이 기본 변수로 들어가고,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조정(1-4단계에 따른 점수 산출)이 있더라고 약 10점-15점 정도의 성적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1단계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 산출 방법은?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 산출 방법은 꽤 복잡하다. 우선 '선택과목 원점수'에서 '선택과목 평균'을 뺀 뒤 '선택과목 표준편차'로 나눈다. 이 값에 '선택집단, 공통과목 표준편차'를 곱하고, 다시 '선택 집단,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을 더해서 산출한다.

이 방식은 어떤 선택 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 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은 경우, 이들의 선택과목 점수는 다른 선택 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될 수 있다.

공통 및 선택, 평균 및 표준편차 등 다른 변수도 최종 표준점수 산출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수학처럼 특정 과목 선택에 따라 공통과목의 점수 차이가 큰 경우는 불가피하게 문과 학생들이 상위 등급 받기가 더욱 힘들 수 있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수학에 따라 불가피한 현실이고, 실제 문·이과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점수 산출에서도 그대로 귀결되는 상황"이라며 "공통과목의 점수 배점이 74점으로 전체의 75% 비중이고, 공통과목 출제 난이도 조정 등으로 문·이과 점수 격차를 줄일 수 있지만 불이익 우려를 해소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문과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 대신 이과 선택과목인 '미적분/기하'로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적분의 학습량이 월등히 많고, 선택과목에서의 득점도 미적분 과목이 대체로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위권 이상의 학생들 입장에서는 올바는 선택이 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문과 학생들은 가장 비중이 큰 '공통과목'에서 고득점을 올리는 것이 최선의 대책으로 꼽았다.

■ 2023학년도 서울대 입시, '수능+학교내신' 평가방식 도입 주목

서울대는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3학년도 대입에서 '수능+학교내신'으로 정시 인재를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100% 수능만으로 뽑던 정시모집 1단계에서 수능만으로 2배수를 뽑은 후, 2단계 평가에서 수능 성적 80점에 내신점수 20점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내신성적은 이수 교과목과 성취도, 학업수행 내용 등을 검토해 면접관 2명이 평가하며 최고 A·A등급은 5점, A·B는 4점, B·B는 3점, B·C는 1.5점, C·C는 0점으로 총 5점이 반영된다.

여기에 수시전형에만 있던 ‘지역균형전형’을 정시에 신설해 학교별로 2명 이내로 지원받아 ‘수능 60점+내신 40점’을 적용해 선발하는 방안을 추가했다.

이런 형태의 정시 선발은 지난 2015학년도 수능 이후 8년만에 부활됐다.

서울대의 방침에 따라 최상위권 대학과 수도권 대학들도 파장이 예상된다. 인서울 주요 대학들이 서울대의 행보를 주목하면서 '정시+내신' 형태가 확대되면 중학생들의 고교선택에도 큰 반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진연입시전략연구소 박기철 대표는 "서울대의 정시 변화로 크게 세가지 쟁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첫째, 정시에서 내신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 여부이고, 둘째, 다른 대학들도 정시에서 내신을 반영할지 여부다. 셋째, 변화된 입시에서 유리한 고교 선택도 관건이며 특목·자사고가 더 불리해질 것이냐에 초미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