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교과 커지는 2022학년도 대입, "졸업생 유불리는?"
학생부교과 커지는 2022학년도 대입, "졸업생 유불리는?"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1.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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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서울 15개 대학들 학생부교과전형 모집 늘려
성적산출 방식 재학생, 졸업생 다른 점 주목해야
인서울 주요대학들이 2022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교과전형에 무게를 두면서 졸업생들의 유불리 셈법이 복잡해졌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TV)
인서울 주요대학들이 2022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교과전형에 무게를 두면서 졸업생들의 유불리 셈법이 복잡해졌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TV)

대학입시에서 인재선발 방법은 크게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으로 나뉜다.

정시는 수능시험으로 우열을 가르는 정량평가다. 이에 반해 수시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가 혼재돼 있다. 보통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등으로 나뉜다.

이중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기초자료로 한다는 점에서 출발이 같다. 여기서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 내신성적에 초점을 두고 인재를 선발한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성적에 활동이력 등을 포함해서 평가한다.

전반적으로 인서울 주요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무게를 두고 인재를 선발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부가 수능 정시확대 기조를 보이면서 대학들의 인재선발에도 변화가 생겼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금수저 논란이 불거지면서 좀더 정량평가가 우세한 '학생부교과' 선발 폭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전국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은 수시와 정시 전형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인데 2021학년도까지 서울권 15개 대학 중에 고려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6개 대학만 선발했었다"며 "2022학년도에는 서울대를 제외한 14개 대학이 학생부교과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학생부교과전형의 선발 폭이 커지면서 재수생 등 N수생들 사이에 유불리를 따지는 셈법도 바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마땅히 활동이력을 만들지 못한 올해 졸업생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지원 자격이나 성적 반영 방법 등에 따라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인서울 14개 대학 중 졸업생 지원 가능한 대학은 9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곳은 14개 대학이다. 이 중 졸업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은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숙명여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9곳이다.

건국대, 동국대가 학생부교과전형을 신설했는데 모두 기존에 운영하던 학생부종합전형을 학생부교과전형로 전환하면서 선발인원을 줄였다.

건국대는 KU학교추천전형(종합)을 KU지역균형(교과)로 전환하고 올해 340명을 선발한다. 전년도에 선발했던 445명에 비해 105명이 줄었다. 동국대는 학교장추천인재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과전형으로 변경하면서 선발 인원을 8명 줄였다.

졸업생이 지원할 수 있어도 졸업연도에 제한을 둔 대학도 있다. 이화여대 고교추천, 한양대 지역균형발전, 홍익대 학교장추천자전형은 재수생까지만 지원할 수 있다.

■ 2015개정교육과정, 교과 성적 산출 방식은?

올해 졸업생과 예비 고3들은 똑같이 2015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된다. 하지만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 성적 산출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고려대는 고3 수험생의 경우,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이 기재된 교과 및 '원점수, 평균, 성취도 및 성취도별 분포비율'이 기재된 모든 교과를 반영해 교과평균등급을 산출한 뒤 학생부(교과)점수로 변환한다.

이때 진로선택과목은 '성취도 교과의 변환 석차 등급 산출 방법' 공식에 따라 산출되는데 과목별 성취도 A, B, C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반면, 졸업생은 진로선택과목이라고 하더라도 등급이 표기되므로 성취도와 상관없이 석차 등급과 이수단위를 활용하여 교과 성적을 산출한다.

동국대는 등급 산출이 가능한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인문계 사회, 자연계 과학) 교과 중 상위 10과목만 정량평가해 60%를 반영하고, 등급이 산출되지 않는 진로선택과목(예: 생명과학II, 지구과학II 등)은 정성평가로 합산한다.

한국외대는 재학생은 진로선택과목 성적을 미반영하지만 졸업생은 등급이 기재된 모든 교과 중 국어, 영어, 수학, 사회(또는 과학)의 등급 환산점수 또는 원점수 환산점수 중 상위 값을 적용한다.

홍익대는 진로선택 과목의 성적 반영 방법을 전형 계획에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졸업생(2020년 2월) 역시 진로선택과목에 등급과 함께 성취도가 병기되므로 재학생과 동일하게 교과 성적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교과 성적 반영 학기의 경우, 대부분 졸업생은 3학년 2학기까지 반영하지만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는 3학년 1학기까지만 성적을 반영한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2022학년도에는 정시 선발인원의 증가가 두드러지지만 수시에서는 교과 전형의 선발 인원이 증가하는 것이 키포인트"라며 "학생부교과전형 선발인원이 증가하면 학종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 중 다수가 교과전형을 지원하고,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교과 부담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향은 졸업생들에게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대학에서 올해 발표하는 수시 모집요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