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1의 '학생부', 활동이력 어떻게 반영할까?
예비 고1의 '학생부', 활동이력 어떻게 반영할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1.1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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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규교육과정 내 활동만 반영할 수 있어"
전문가들, "교과세특은 모든 활동 연계 가능해"
정부의 수능 확대와 학생부관리 지침 변화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예비 고1 학생들의 대입 로드맵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자료)
정부의 수능 확대와 학생부관리 지침 변화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예비 고1 학생들의 대입 로드맵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진학사 자료)

올해 고교 입학을 앞둔 예비 고등학생들에게 3월 개학전 두 달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미지의 고교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복잡하게 얽히는 때다. 그만큼 해이해지기도 쉽고, 긴장감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오로지 마음먹기에 달렸다. 개학전 두달동안 부족한 공부를 만회하면서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모든 학생들의 마음가짐이다. 문제는  '무엇을'과 '어떻게'가 잘 버무려져야 한다는 점이다.

입시제도의 변화를 모르면 긴 대입 레이스에서 방향을 잃을 수 있다.

한진연입시전략연구소 박기철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아무리 정시(수능)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해도 여전히 현재 입시제도에서는 수시 비중이 높다"며 "예비 고1이라면 겨울방학동안 학업력을 끌어올리는 것만큼 학교생활기록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부를 기반으로 하는 인재선발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을 합쳐 전체 대입에서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인서울 주요대학들의 수시전형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은 거의 절반에 달한다.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학생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학생부, 변화 추이는 어떻게되나?

바뀌는 학생부 기재 방침을 큰틀에서 보면 정규교육과정 내 활동만 반영한다는 것이 골자다.

교육부는 지난 2019년 11월 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모든 비교과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다는 것을 밝혔다.

'자동봉진'으로 대표됐던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 방과후활동과 청소년단체활동, 수상경력 등을 대입자료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부 학생부 기재 사항도 축소·폐지하고 수상경력을 학기당 1건만 대입에 반영하도록 한 2022학년도(현 고2 대상) 학생부 기재 방침에 비해서도 상당 부분이 빠졌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수상경력이나 자율동아리, 개인봉사활동, 독서활동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비교과활동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안도하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교과 공부를 소홀히 한 채 교내 대회 준비에 몇 달씩 힘을 쏟거나 개인봉사활동을 100시간 이상 하는 경우는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학교마다 차이가 크고, 더러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자율동아리도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도 많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버젓이 운영하면서 주요 평가 항목인 '비교과 활동'의 영향력을 대폭 줄이면 어떻게 인재선발을 하느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규교육과정 안에 있는 자율활동과 정규 동아리활동,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봉사활동, 진로활동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도 변수다.

결국 활동의 가짓수는 줄이더라도 깊이나 질적인 면에 더 방점을 둬야 수시 6장이 카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더구나 앞으로 학생부 내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지목되는 '교과세부특기' 사항은 모든 활동이력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될 수 밖에 없다. 교과세특은 모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기입해야한다. 방과후학교나 영재·발명교육 실적을 작성할 수 없지만 수업 태도 및 참여도, 자기주도학습 과정, 수행 평가 등의 활동 측면에서는 더욱 중요해졌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학생들을 뽑아야 하는 대학 입학사정관 입장에서는 정량적인 교과성적 이외에 학생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확인할 활동이력을 어떻게 해서든 확인하려 할 것"이라며 "교과세특이 중요해진 것은 활동이력을 연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항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바람직한 학생부 이력관리 어떻게 할까?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정규동아리와 교과세특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각 활동을 수행하면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인상을 줘야 한다. 왜 해당 동아리를 선택했고, 동아리활동을 통해 어떤 역량을 발전시켰고, 교과 활동에서 특정 주제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과정으로 탐구를 해 나갔는지 등이 적혀야 한다. 기록된 글자를 통해 학생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교과세특은 학생들의 학업역량과 학습태도, 지적호기심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는 영역이다. 수업시간의 태도와 참여도는 기본, 교사와의 상호작용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교내대회나 독서를 등한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과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는 주제 탐구나 독서활동 만한 것이 없다. 더군다나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선호하는 '지적호기심'과 '계열적합성'에 연결되는 부분이다.

주제탐구와 독서를 계기로 참여한 활동은 교과세특 등에 얼마든지 녹여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 과정을 통해 학업역량, 주도성, 문제해결능력 등이 향상됐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는 학생부를 만들어내야 한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생부 기재 축소는 사실 가장 기본적인 학교생활에 충실하라는 의미에 방점이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학종을 위해 무분별하게 수행했던 활동이력에서 양보다 질에 중점을 두고, 정규동아리와 교과활동을 위주로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는 학생부 관리를 하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이 점을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