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능 한국사', 어디까지 반영되나?
2021 '수능 한국사', 어디까지 반영되나?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12.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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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간 격차는 크지 않지만 5등급 이하는 타격
절대평가인 수능 한국사의 난이도를 놓고 설왕설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좀더 쉬웠다는 평가 속에서 대학들의 한국사 평가 방식이 주목된다.
절대평가인 수능 한국사의 난이도를 놓고 설왕설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좀더 쉬웠다는 평가 속에서 대학들의 한국사 평가 방식이 주목된다.

2021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문제의 난이도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한국사 영역이 새삼 주목된다.

한국사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영향력은 크지 않은데 응시하지 않으면 성적이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도 제공되지 않는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시, 정시 모두에서 평가에 반영되고, 일정 등급을 확보하려면 별도의 학습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에 녹록치 않은 과목이다.

많은 대학들이 한국사 평가방식에서 등급에 따른 가·감점을 부여한다. 등급간 점수차가 1점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마저도 1등급부터 3-4등급까지는 동일한 점수를 적용하는 대학이 많다.

하지만 모든 대학이 동일한 방식으로 한국사를 반영하지는 않기 때문에 주의해서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주 드물지만 2등급부터 점수차를 두는 대학도 있다.

■ 절대평가의 함정, 대충하는 과목? 'NO'

한국사는 수시와 정시 모두 활용되지만 주요과목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간과하는 경향이 크다.

한국사는 상대평가에서 9등급제 절대평가로 평가 방식이 바뀌면서 50-40점까지가 1등급을 받고, 39점부터 5점씩 등급이 떨어지는 시스템이다. 점수 체계로만 본다면 딱 절반인 25점만 맞아도 4등급이다. 한 두 문제만 더 맞히면 3등급 이상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당락에 영향을 미치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의외로 합격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바로 시험의 난이도 때문이다.

SH역사교육원 김상희 대표는 "지난 2018학년도 수능이 대표적인 사례로 2018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1-4등급대의 학생 비율이 크게 줄었다"며 "평소 한국사 공부를 만만하게 봤던 3등급과 4등급 경계선의 학생들은 그야말로 '멘탈붕괴'가 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평가다. 하지만 절대평가의 함정에 속아서 한국사 공부를 만만하게 봤다면 큰 코 다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1-4등급대의 학생 비율이 크게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평가다.
지난 2018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1-4등급대의 학생 비율이 크게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평가다.

■ 실질 반영점수 계산 필요한 대학 –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한국사 등급에 따라 가점이나 감점을 부여하는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해당 점수가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대로 계산하면 된다. 서울대의 경우, 총점에서 한국사 4등급은 0.4점, 5등급은 0.8점을 감점한다. 하지만 가·감점이 아닌 반영비율을 적용하는 대학은 사정이 달라진다.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는 5%의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이들 대학은 한국사 등급에 따른 환산점수를 200점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보이는 등급간 점수차와 달리 실제 차이는 크지 않다.

예를 들어 건국대의 한국사 등급별 환산점수는 1-4등급이 200점, 5등급이 196점이지만, 건국대 수능 총점인 1000점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사는 5%인 50점 만점으로 계산된다. 즉, 1-4등급의 실제 적용 점수는 50점이고, 5등급의 점수는 49점으로 총점에서 1점이 차이나는 정도다.

경희대 역시 실제 적용되는 등급간 점수차는 800점 중 1점 정도이다.

동국대는 매 등급마다 점수를 달리하는데 2등급부터는 1등급에 비해 낮은 점수가 부여된다. 200점 기준으로 제시된 환산점수로는 등급 간 점수차가 1점, 2점, 7점 순으로 벌어지지만 동국대 수능 총점인 1000점에 적용하면 실제 점수차는 0.25점, 0.75점, 1.75점이다.

모집요강에 제시된 등급별 환산점수만 생각하고 크게 불리하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지만 5등급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면 타격이 클 수는 있다.

건국대와 경희대, 동국대는 실질 반영점수 계산이 필요한 대학들이다.(진학사 자료)
건국대와 경희대, 동국대는 실질 반영점수 계산이 필요한 대학들이다.(진학사 자료)

■ 5등급 이하 크게 불리 – 동국대, 아주대, 인하대

모든 대학에서 한국사의 등급별 점수차가 작은 것은 아니다. 동국대만 하더라도 5등급 이하는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다.

인하대도 한국사를 1000점 기준으로 5%를 반영하는데, 한국사에 적용되는 50점 중 인문계열은 1-4등급에 50점 만점을, 5-6등급에는 45점을 부여한다. 5등급을 받았다면 수능 총점에서 5점이나 차이나기 때문에 합격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연계열은 6등급부터 크게 불리하다.

아주대는 감점 방식을 적용하지만 다른 대학들과 달리 감점 폭이 크다. 4등급까지는 감점이 없지만 5등급은 -5점, 6등급은 -10점을 수능 총점에 반영하기 때문에 동국대, 인하대와 더불어 5등급 이하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커진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시에서는 한국사의 영향력이 미미할 수 있지만, 선호가 높은 대학일수록 학생들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사로 인한 감점이 치명적일 수 있다"며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한국사 반영 방법을 잘 살펴서 자신에게 유리한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