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대입 준비, '지금부터 스타트!'
고2 대입 준비, '지금부터 스타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10.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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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기말고사 전후 자소서 준비 시동 걸어야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찾고, 전국 단위 위치 파악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은 올해 고3 못지 않은 불안감의 연속이다. 바뀐 대입 정책과 코로나19 여파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자신과의 타이밍 싸움이 전략의 첫걸음이라는 분석이다.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은 올해 고3 못지 않은 불안감의 연속이다. 바뀐 대입 정책과 코로나19 여파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자신과의 타이밍 싸움이 전략의 첫걸음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수선해도 고3 수험생은 '돌부처'다. 좌고우면할 겨를도 없다.

2022학년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2 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고3 선배들보다 입시 준비가 더 힘들어졌다는 볼멘 소리가 교실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른바 '고난의 트라이앵글'에 대한 불안감이다.

'고난의 트라이앵글'은 수시전형을 위한 내신성적과 학종전형을 위한 비교과 준비, 정시 수능 준비를 모두 해내야 한다는 자조 섞인 푸념에서 비롯됐다.

원인은 대입 전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은 올해보다 수시 정원이 줄고 정시 정원이 늘어난다. 정부가 내놓은 2022학년도 대입시행계획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시 모집인원은 2021학년도에 비해 4996명 감소한 26만2378명(75.7%)이다. 반면 정시 모집인원은 4102명 증가한 8만417명(24.3%)이다.

상위권 일부 대학으로 대상을 좁히면 정시 선발비율은 더 크게 증가하는데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많은 대학이 40% 넘는 비율을 수능 위주(정시) 전형으로 선발한다. 반면 수시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이 크게 감소하고, 학생부교과전형만 증가했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문제는 수능 위주의 정시 선발인원이 크게 늘었다고 해서 고2 학생들의 수시 준비가 수월해진 게 아니라는 점"이라며 "어차피 상위권 대학의 60%는 수시로 뽑고, 이중 절반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다"고 말했다.

고2 학생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 빠른 대입 준비가 성공의 첫걸음

고난의 트라이앵글을 극복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해법은 하나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타이밍을 앞당기는 전략이다.

많은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실시하면서 2학기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고2 학생들은 '예비 수험생'이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인 대입 준비의 시동을 걸어야 한다.

수험생 모드의 시작은 희망대학의 전형방법을 확인하는 것이다.

2022학년도 대입은 변화가 많다. 수시에서도 전형방법의 변화가 예고된 대학들이 많다.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만 보더라도, 그동안 교과전형을 실시하지 않았던 대학에서 교과전형을 신설하면서 서울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교과전형을 운영한다. 대부분 고교별 추천인원이 제한되어 있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학교별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교과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현재 고2 학생들은 진로선택과목에 대해 등급제가 아닌 3단계 성취도로 성적이 산출되는데 대학에 따라 이러한 진로선택과목에 대한 평가 방식이 다르다. 교과전형에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많기 때문에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에 따라 성적 관리 전략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2022학년도 대입은 변화가 많다. 인서울을 노리는 고2 학생이라면 학생부교과전형 진로선택과목 반영 여부도 꼼꼼하게 신경써야 한다.(진학사 자료)
2022학년도 대입은 변화가 많다. 인서울을 노리는 고2 학생이라면 학생부교과전형 진로선택과목 반영 여부도 꼼꼼하게 신경써야 한다.(진학사 자료)

경희대와 연세대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학생부 기록의 축소, 진로선택과목으로 인한 내신 산출의 한계 등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로써 2022학년도 학종에서 수능최저 기준을 반영하는 서울권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학업우수형), 서울대(지균),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로 총 6개다.

정시 뿐만 아니라 수시에서도 수능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수시에만 올인하기보다는 충실한 학교생활을 기본으로 하면서 수능 공부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빨리찾기

자연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승부는 타이밍 싸움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고전이지만 '지피지기'는 필수다. 모의고사 성적으로 정시 수능의 위치를 파악하자.

수시 전형 및 지원 대학을 설계하려면 먼저 모의고사 성적을 기반으로 추정한 수능에서의 예상 위치가 중요하다.  정시 합격권을 가늠할 수 있다면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물론 3학년 모의고사에 비해 난도가 낮고, 재학생끼리의 경쟁이었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략적인 위치를 예상할 수 있고, 정시에서는 같은 등급이라도 백분위점수에 따라 지원 대학 수준이 크게 달라지므로 과목별 평균백분위를 통해 지원 가능 대학권을 알아둬야 한다.

백분위점수에 따른 지원 가능 대학은 진학사 등 입시기관의 홈페이지나, 대학에서 발표하는 전년도 합격결과 자료를 참고할 수 있다.

위치 파악이 끝났다면 '학생부 점검하기'에 돌입하자. 수시전략을 위한 고민이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학생부를 점검해야 한다. 희망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시킬 만한 내신성적인지, 활동은 충분한지에 대한 점검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학생부에 기록돼 있는 내용 중에서 스스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활동들을 나열해본 후에 각 활동마다 학업역량(능력/태도),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등 학생부종합전형의 주요 평가요소가 잘 녹아들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어떤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체크해보고, 지금까지 일궈낸 결과물들이 충분한지와 상대적으로 어떤 영역이 부족한지 찾아내야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고 서적, 교육청이 발간하는 합격 사례집 등을 통해 다양한 보완사례를 찾아볼 수 있으므로 수시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어떤 전형을 집중공략할 지를 미리 생각해둬야 한다.

■ 인서울 원한다면 '학종'은 필수

대입 정책이 바뀌지만 인서울 대학들은 60%를 수시전형으로 뽑고, 이중 절반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다.

인서울을 노리는 고2 학생들에게는 코로나19가 고3 못지 않게 미운 이유다.

자율활동이나 동아리, 봉사, 진로 등 각종 활동들이 코로나19로 축소되면서 학생부와 자소서에 써 넣을 재료가 마땅치않은 학생들이 많다. 

물론 대학들도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다. 하지만 노력의 여부는 반드시 확인한다. 

한진연입시전략연구소 박기철 대표는 "이럴 때는 독서나 주제 탐구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자기계발활동에 관심을 두고 실행하는 것이 좋다"며 "학생부 기록 축소로 인해 교과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만큼, 수행평가를 비롯한 교과 관련 활동에서 자신의 진로와 연계된 내용으로 지적호기심과 학업역량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보는 것도 좋다. 3학년 여름방학 쯤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급하게 자소서를 쓰면 1,2학년 때 했던 활동들의 구체적인 과정이나 느낌을 떠올리기 힘들다.

수시전형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고2 겨울방학에 집중적으로 초안을 잡는 게 좋다. 고3 수시 원서 때 작성하면 1,2학년 때의 활동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진학사 자료)
수시전형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고2 겨울방학에 집중적으로 초안을 잡는 게 좋다. 고3 수시 원서 때 작성하면 1,2학년 때의 활동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진학사 자료)

지금까지의 활동을 꼼꼼히 돌아보면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활동들을 골라 참여 동기와 과정, 경험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조금씩이라도 써 보는 것이 좋다. 지난 활동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이후 활동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학년이 마무리되기 전인 지금이 대입 수험생 모드를 가동할 적기이고, 현재까지의 상황을 점검하고 전략을 세우는 매우 좋은 시점"이라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 선택과 집중을 할지에 대한 판단을 위해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냉정하게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