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움내움 프로젝트] 학생기자들이 만난 직업 - '생명과학자’
[세움내움 프로젝트] 학생기자들이 만난 직업 - '생명과학자’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9.2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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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윤종규 박사를 만나다

 

살아있는 생물체의 성격을 밝혀내고 이를 활용해 각종 물질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생명과학연구원'이다.

현대 사회에서 생명과학은 다양한 분야에 연계되는 중요한 학문이다. 생물학과 의약, 식품 등 생명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신약 개발과 줄기세포 등의 연구가 활발하다.

분야에 따라서는 인체전문가, 동물전문가, 미생물전문가, 식물전문가 등으로 나뉜다. 인체전문가는 주로 사람의 유전자를 해석하는 연구와 암 등의 난치병을 예방하고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의료기기와 생체재료를 만드는 기술들을 연구한다. 동물전문가와 미생물전문가, 식물전문가도 각 분야별 연구를 수행하고 농업과 의료 산업에 응용하는 일도 담당한다.

미래의 생명과학연구원을 꿈꾸는 친구들을 위해 매헌 윤봉길 의사의 '세움내움(세상을 움직이려면 내 몸부터 움직여라) 운동'을 실천하는 월진회청소년기자단이 나섰다.

이준영(대전탄방중2), 고성진(대성중3), 이하린(문정중1), 이예빈(관평중1), 윤제원(문정중1), 김민선(매봉중1), 이준민(상원초6), 김보민(거창아림초5), 김현아(상원초4), 홍예은(충남여고2) 학생기자가 한국연구재단 윤종규 연구위원을 직접 만나 '생명과학연구원'에 대한 진로·직업탐색을 위한 인터뷰를 했다.

윤종규 연구위원은 한양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KAIST 생명화학공학 석사, 한림대학교 치료용생체고분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에서 교환교수로 일하며 나노 크기의 물질로 효소를 고정해 인간에게 적용가능한 효과적인 장치 개발을 연구했고,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트랙트 추적 방법을 사용한 인간/쥐 뇌내 경로 조사',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의 신경 퇴행성 질환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했다.

'고순도 산소와 재조합 제약 단백질의 효과적인 생산 공정', '인간 질병에 대한 FK506 결합 단백질의 치료와 적용' 등의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두차례나 수상한 국내 최고의 생명과학자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안녕하세요. 저희는 매헌 윤봉길 의사께서 설립한 애국단체 월진회의 청소년기자단 이준영, 고성진, 이하린, 이예빈, 윤제원, 김민선, 이준민, 김보민, 김현아입니다. 청소년들의 꿈과 끼, 진로 탐색을 위한 명사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취재할 직업은 생명과학자인데요, 박사님은 어떤 계기로 생명과학자가 되셨나요?(이준영)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연구재단에서 근무하는 윤종규라고 합니다. 어떠한 이유에서 생명과학자가 됐느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답변하기가 쉬운 내용은 아닙니다. 제가 여러분 나이때 쯤 지금으로부터 거의 3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물었어요. 보통 친구들이 대통령, 경찰, 군인, 과학자, 선생님 등의 직종들을 대답했어요. 지금은 또 많이 바뀌어서 가수나 유투버 등 그당시에는 없었던 여러 가지 새로운 직종들이 생겨났지만 저희때만 해도 그런 쪽의 직업에 대한 희망사항이 많았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어렸을 때 움직이는 것들에 대한 것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자동차, 버스 등 인간이 만들어낸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스스로 살아서 움직이는 것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 아이도 아직 어린데 지나가다 개미나 공벌레 등이 보이면 꼭 잡아서 갖고 놀다가 놔주고 하거든요. 저도 어릴때부터 생명체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생명과학자가 돼야지, 이런 공부를 해야지라고 체계적으로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어렴풋이 이런 쪽의 공부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런 이유로 생명과학 공부를 했고, 지금은 (나중에 설명을 드리겠지만) 생명과학과 직접 실험도구를 들고 연구를 하기보다는 그분들을 지워해주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저는 연구현장을 가 보는 일이 많은데 연구하는 일이 부럽기도 하고, 다시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처음 설명을 들을 때 이중에서도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이 있다는 말을 들어서 한편으로 반갑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정도 드리면 될 것 같고, 도중에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편하게 질문해도 됩니다."

- 생명과학자가 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요? 또 어떤 공부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학력과 역량을 길러야 하는지 궁금합니다.(고성진)

"일단 생명과학든 물리학자든 수학자든 큰 카테고리는 과학자라는 상위개념이 있어요. 여러 가지 학문분야에 따라 공학자, 우주, 물리, 수학 등 다양한 학문이 있는데 그런 기초과학 학문 등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과학자라고 통칭합니다. 생명과학자이다보니 당연히 생물학에 대한 공부는 많이 해야겠지요. 그런 공부를 하기전에 먼저 학생들이 가졌으면하는 물론 그런 버릇은 들인다고 들여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 '왜'라는 생각을 많이 해야합니다. 인문학과 사회학 분야에서도 '왜'라는 질문을 던질수 있겠지만 기초학문 과학분야에서는 '왜'라는 질문 만큼 중요한건 없어요. 저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 아니면 왜 저것은 저렇게 되었을까, 이렇게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까 라는 예상을 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학교에서 실험을 했을 때 이 물질을 여기 넣었을 때 어떻게 바뀔까?라고 미리 생각을 해보고, 실제로 실험을 해보니 그런 원리로 되었겠구나라고 추측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선생님에게 문의를 해서 답을 알아보는 그런 정도의 자세와 버릇을 몸에 익혀야 합니다. 그냥 무심코 '저렇게 됐네', '재밌다' 하는 식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한번 더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를 계속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그러면 사실 머리가 복잡하긴 할거에요. 물론 저도 친구들과 놀기가 더 좋았지 '왜'라는 질문을 항상 달고 살지는 않았어요.(웃음) 그런데 때와 장소를 구분해 가면서 '왜'라는 질문을 하고 분석을 해보고, 물론 골똘히 생각에 잠길 때는 옆에서 친구들이 와서 부르기 전까지는 사실 생각에 빠지면 옆에서 말이 들리지 않았지요. 물론 안전한 곳에서 해야겠죠. 길에서 다니면서 하기에는 위험해요. 그런 정도의 버릇은 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는 상식적으로 당연히 생명에 대한 공부는 계속 해야합니다. 하지만 모든 과학의 기본은 여러분들이 싫어할 수학입니다. 수학, 물리, 화학, 화학과 수학은 생물학과 참 연관이 깊어요. 생명체는 어떻게든 물질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물질이 없이 생명이 있는 것은 제가 아는 바로는 없어요. 지금 실험실에서 보이는 하나의 그런 물질들이 모여서 물론 그게 우리 몸을 먹어서도 그렇겠지만 몸속에 그런 물질들이 있다는 것이죠. 그런 하나의 물질들이 모여서 신이 만들었는지 진화했는지 그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으므로 논외로 하고, 그런 물질들이 모여서 내 몸을 구성합니다. 지나가는 고양이의 몸을 무엇이 구성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면 화학이 더 필요하죠.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고, 그 위에 물리나 화학 등 여러 가지 다른 기초학문이 있습니다. 그것을 근거로하는 공학도 있어요. 공학도 종류가 많은데 자동차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우주공학, 생명공학도 그중 하나이죠. 가장 기본부터 하나씩 차례차례 올라가는 겁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말도 못하다가 말을 하고, 글자를 읽기 시작하고, 쓰고 그러면 받아쓰기도 해결되고, 구구단도 하고 영어도 하고 수학이라는 기본적 학문을 하고, 더나아가 물리나 화학 조금 복잡한 학문을 공부하고, 그것들을 종합해서 조금더 공학분야를 연구하는 등 사실 공부는 끝이 없어요. 저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아요. 생명과학을 전공했지만 제가 아는 특정분야에 대해서만 알아요. 제가 잘 모르는 학문분야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부룰 하고싶은 생각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기초를 탄탄하게 해둬야 합니다. 바로 지금 여러분이 대학생이 배우는 공업수학, 미적분학을 배울수는 없으니까 기본이 되는 것부터 하나하나 하다보면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고, 거기에 익숙해지면 또다른 학문에 접할 수도 있을 겁니다. 기초부터 응용까지 한 단계 씩 밟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생명과학자의 학력과 역량이 있어야 하느냐는 질문은 제 교육과 학력을 조금 소개하면 저는 학부는 화학공학을 했어요. 화학과 관련된 공학인데 화학은 순수학문인거죠. chemistry 라고 해서 순수학문인데 저는 Chemical Engineering을 했어요. 화학을 응용해서 조금 공학적인 마인드가 들어가는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석사는 근처학교에서 생명화학공학을 전공했어요. 생명이 더 들어갔죠. 전공은 E.coli 라고 부르는 대장균을 활용해서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는 테마로 석사를 했고, 생명 쪽으로 넘어갔어요. 박사는 미국에 있는 펜실베니아주립대학에서 '뉴로사이언스'를 했어요. 뇌과학이죠. 지금은 여러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분야 중에 정말 잘 모르는 부분이 물론 암도 있고 하지만 뇌 부분은 아직도 절반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정설입니다. 통상적으로 '앞쪽을 다치면 감정적으로 변한다'라는가 '뒤쪽부분을 다치면 운동신경이 마비된다'던가 하는데 그게 어떻게 연결돼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어요. 또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병은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아요. 그만큼 뇌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인 겁니다. 그래서 제가 화학공학, 생명과학공학, 뉴로사이언스 등 전공을 바꿔서 공부를 한거예요. 물론 박사학위를 다 마치지 못하고 한국에 다시 귀국을 해서 재단에 근무를 하면서 제가 학위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데 파트타임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치료용 생체고분자학이라는 또다른 학문분야에 대해서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했습니다. 생명과학자라고 해서 '학사학위가 있는 사람은 과학자가 아니야 박사학위까지 있어야 과학자야' 라고 정의가 내려진 바는 없어요. 설령 대학을 가지 않았더라도 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생명과학자인 것이지 어디어디 학위까지가 있고 외국학위가 있어야하고 국내학위는 안되고 그런 것은 없습니다.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생명과학자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물론 생명과학자들끼리 모여서 학술단체를 만들죠. 생물공학회나 생물과학회 등 해당 학회의 자격이 보통 어디 학교에 소속된 자, 어디 연구소에 소속된 자, 그런 정도의 기본요건은 돼 있지만 학력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아요. 통상적으로 대학 4년을 마치고 나와서 자기가 주도적으로 실험을 계획하거나 실험장비를 갖추고 하는 게 사실은 어렵죠. 생명과학에 들어가는 장비가 매우 고가인 장비가 많아요. 물론 씨앗 1-2개 정도는 1-2만원 하겠지만 수십억까지 하는 장비도 있기 때문에 개인이 연구를 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보통 학교나 근처의 생명공학 연구소, 삼성 연구소라든가 그런 연구소에 취직을 하죠. 그때 들어갈 때 최소한의 학력 요건을 요구하지요. 석사이상, 박사 학력 소지자는 우대한다 정도의 자격요건은 제시합니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특정 학력이 있어야만 생명과학자라고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연구하고 그것을 본인 스스로 능력에 따라서 그리고 다른 사람과 같이 협업을 하면서 연구를 수행하려면 어느 정도는 석사, 박사 정도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사학위까지는 시간적으로 오래 걸립니다. (학생기자단)제일 끝에 친구는 초등5학년인데 갈길이 멀겠죠. 중학 3년, 고교 3년, 대학 4년, 석·박사 통합해 5년, 박사후 과정 2-3년을 더하면 10여년 이상이나 갈길이 남은거죠. 그 과정에서도 사실 흥미가 있고 재미가 있으면 시간은 금방 갑니다. 제가 40대 중반이 되었는데 어떻게 빠르게 지나왔나 생각이 들 정도로 자기가 하고있는 일에 대해 흥미가 있다면 그 시간은 결코 고통스럽지 않을 겁니다. 즐겁게 보낼수 있어요. 물론 힘은 들지요. 특히 제가 석사 때 했던 연구 자체가 '발효'인데 발효가 뭘까요? 김치, 된장, 요구르트, 요거트 다 발효음식이죠. 발효라는 것이 미생물이 호흡과정을 통해서 뭔가가 기존의 있던 물질이 조금 다른 것으로 바뀐다든지 없던 물질이 생긴다든지 하는 형태를 발효라고 해요. 석사과정에서 발효를 통한 단백질 생산을 연구를 했는데 발효라는 게 김치도 한시간 만에 '익은 김치'가 나오지 않죠? 최소한 며칠 이상 바깥에 놔두거나 아니면 선조들이 장독대를 땅 속에 파묻어 몇 달동안 발효를 시켜야 신김치가 되듯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렇다보니 주로 밤을 새는 경우가 많았죠. 하루에 잠도 3-4시간 밖에 못자면서 힘들게 했지만 스스로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고 흥미가 있으니까 시간은 금방 지나갔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제일 처음에 말씀드렸던 '왜'라는 질문부터 모든게 시작돼야 합니다. 제 아이가 7살, 11살인데 첫째보다 둘째아이가 '왜?'를 버릇처럼 달고 살아요. '이런 왜 이렇지', '이건 왜 이랬어', '나는 왜 머리가 크지', '왜 다리가 얇지' 등등. 어려을 때 저를 닮아 머리가 큰편이에요.(웃음) 계속 '왜'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그것이 비단 과학 쪽이 아니더라도 사회문제도 많잖아요. '왜 미국은 저럴까', '왜 북한은 저럴까', '왜 휘발유 값은 오를까', '왜 금리는 점점 낮아질까' 등 사회 과학에서 여러분이 일상생활에서 몸소 체화시키면 앞으로 생명과학 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분야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사님이 소속된 한국연구재단은 어떤 곳인가요?(고성진)

"한국연구재단에 대해 설명하기가 조금 어려울수 있어서 자료를 여러분 책상에 놓아뒀습니다. 우리 재단 이름을 보면 '한국연구재단'이라서 한국을 연구하는 재단인가라는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영어이름은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입니다. 한국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연구하는 재단인거죠. 잘 모르는 분들은 저희 재단에서 실제로 생명이나 화학이나 우주를 연구하고,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모인 집단으로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자료 1페이지를 보면 3개 기관이 통합돼서 재단을 만들었다고 돼 있고, 2페이지를 보면 우리 재단이 왜 만들어져 있는가에 대해 '한국연구재단법 1조 목적'이 있습니다. 학술 연구 개발 활동과 인력의 양성 및 활용을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지원한다는 건데 쉽게 설명하면 과학자들이 연구를 할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예를들어 연구를 하려면 여러 가지 장비를 구입해야하고, 여러 사람이 모이면 인건비가 필요한데 그러면 돈이 많이 듭니다. 연구를 하는데 1000-2000만원으로 할수 있는 연구도 있지만 조금 복잡하고 거대한 연구는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 돈을 어디서 나오냐면 여러분 부모님이 피땀흘려서 내시는 세금으로 만들어집니다. 세금들이 모여서 예산이 되는데 예산 중에 일부분을 R&D 예산이라는 연구개발예산으로 떼어 둡니다. 그게 90조원 규모인데 우리 재단은 작년 기준으로 6.8조원 정도의 예산을 집행했어요. 7000원 짜리 자장면 10억 그릇 정도 되는 예산입니다. 어마어마한 예산을 우리 재단이 여러 과학자들에게 나눠주는 역할을 합니다. 준영 학생이 생명과학자가 돼서 연구를 하고 싶은데 대략 예상해보니 1억원의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우리 재단에 본인의 계획서를 만들어서 제출합니다. 그렇게 제출된 계획서 중에서 누구의 계획서가 조금 더 합리적으로 잘 작성되어 있는지, 누구의 연구목표가 달성이 가능한지, 계획서를 제출한 친구는 똑똑한지, 연구력은 있는지 등을 평가합니다. 평가도 재단 직원들이 모두 다 하는 게 아니고, 동료 연구자들을 불러 모아서 평가를 의뢰합니다. 그 결과 준영 친구가 1등이면 연구비가 먼저 지원됩니다.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연구비를 줄 수는 없어요.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할수 있도록 조금 더 우수한 과제 계획서를 뽑아서 지원하는 것이 우리 기관의 업무의 50%라고 보면 됩니다. 또 다른 반은 대학생, 대학원생, 교수, 연구원들을 양성하는 목적입니다. 학생기자들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서 학교를 다니고, 교복비와 급식비를 지원받는 것처럼 석사, 박사가 되면 우리 재단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과학 인력이라고 통칭하는 석사 이상의 학생들과 일부 학부생에게 우리 재단에서 예산을 지원해 공부하고 실험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밖에 국제협력이나 산학협력도 하는데 우리 재단 법에 나와있듯이 학술활동, 연구개발활동에 대해 지원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 재단의 큰 목적입니다. 자료 7페이지를 보면 2019년 기준으로 5.8조원이 예산이고, 실질적으로 6.8조원이 집행됐어요. 우리나라 정부에서 총 R&D 예산으로 측정하는 금액의 약 33% 정도에 해당합니다. 우리 재단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과학정보통신부, 교육부 2개 부처와 같이 협업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나 중소벤처기업부, 산업부,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마다 저희와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들이 하나씩 있는데 그런 많은 기관들에 들어간 예산 중에 33% 정도가 우리 재단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재단 인력도 800여명 정도가 됩니다. 8페이지를 보면 미국, 중국, 독일, 일본, 영국 등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요. 중국은 5년 전까지만 해도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화웨이같은 중국의 거대 사기업이 투자를 많이 하고, 중국 정부도 투자를 많이 합니다. 미국은 1000조국이라고 불리는데 10조원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합니다. 1000조 중에 10조원이면 적어보이지만 다른 나라 몇 개국을 합쳐야 하는 액수입니다. 우리나라도 적은 편이 아니죠. 마지막 11페이지를 보면 우리 재단의 성과들이 나옵니다. 예를들어 학술저널이나 네이처사이언스 등에는 등급이 있는데 1년에 6만편 이상이 나옵니다. 우리 재단의 연구비를 받아서 나온 논문은 3만여건 정도입니다. 석·박사 취득자도 1년에 10만 명 정도 배출되는데 그중 3만 명이 우리 재단의 예산을 통해서 길러진 인재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 생명과학은 특별한 학문처럼 느껴집니다. 생명과학이란 어떤 학문이고, 생명과학자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이하린)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생명과학이라는게 생명체가 '종속과목강문계'에서 여러 가지 종을 분류하고 속을 분류하고 있지만 아직도 심해에는 발견하지 못한 미생물이 있고 생명체가 있을 겁니다. 남극 빙하 안에도 영구 동토 속에서 발견하지 못한 미생물이 있을 거예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부터 지구상에 살아있는 흰수염고래 등 거대 생명체까지 연구를 하는 것이 생명과학자라고 얘기할수 있습니다. 생명과학자들이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합니다. 지금 코로나19를 예로들면 역학조사를 하는 사람도 생명과학자에 속합니다. 방진복과 방호복을 입고 검체를 채취하는  역할도 생명과학이라 볼 수 있고, 채취한 검체를 들고 분석해서 코로나에 걸렸다 아니다를 분석하는 사람도 생명과학자로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검체 중에 일부를 연구하는 사람도 생명과학자입니다. 아직 백신이 나오지 않았지만 빠르면 올해 아니면 내년 쯤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제약회사들이 말하는데 약제를 가지고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투약하는 의사도 크게 보면 생명과학에 들어갈 수 있어요. 생명과학이라는 것이 딱히 정의되어 있지 않지만 생명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크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떤 학문이냐? 생명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하겠습니다. 저도 학위는 생명과학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연구를 하지 않죠. 그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어떻게하면 좀더 편하게 연구할 수 있을지를 저는 책상에 앉아서 행정적으로 공부를 합니다. 정책을 만들어 내는 거죠. 생명과학 쪽에 이슈가 되는 것이 요즘 코로나19잖아요. 미생물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여러 가지 자료를 만들고 정책적 자료를 통해 정부를 설득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금 우리가 이런 분야에 대해서 연구가 많이 필요하니 연구비 투자를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을 합니다. 그 예산을 받아서 다시 나눠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 현장에서 파이펜을 들고 미생물들을 배양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잘할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 역시 중요합니다. 이것도 생명과학자가 할수 있는 일 중에 하나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병의 치료법에 대한 연구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두 질병의 치료법은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나요?(이하린)

"이 정보는 잘못된 정보입니다. 저는 말씀드렸듯이 연구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파킨슨과 알츠하이머에 대해서만 공부를 하겠다는 타겟팅을 해서 뉴로사이언스를 공부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뇌가 궁금했고, 뇌와 관련된 대표적 질병이 그 두가지 인거죠.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공부를 마무리 하지 못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은 없어요. 그래도 1년 정도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을 근거로 설명하자면 파킨슨과 알츠하이머는 조금 달라요. 많이 다르다고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파킨슨병에 걸린 대표적인 사람이 무함마드 알리라는 복서예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명언을 한 분이죠. 그 체격 좋고 한방이면 나가 떨어뜨리는 사람도 파킨슨병에 걸려서 '트래머'라는 떨림 증상에 시달렸어요. 자기 손을 자기가 생각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계속 떨고, 몸이 느릿느릿하게 '서동' 증상을 겪고, 운동신경 쪽에 장애가 오는 것이 '파킨슨병'입니다. 결국에는 인지기능 장애까지 오게 되죠. 그에 비해서 알츠하이머는 예전에 로널드 레이건이라는 미국 대통령이 있어요. 그분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유명인사인데 파킨슨병과 달리 인지장애부터 먼저 옵니다. 저도 그 병에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자꾸 잊어버려요. 분명 본 사람인데 기억이 안 나는거죠. 이것은 초기 증상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한 기억상실, 망각같은 것일수 있어요.  여러분들도 시험공부를 많이 했는데 막상 시험지 받아보면 머리가 백지가 되잖아요.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알고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거나, 최근의 기억은 나는데 예전의 기억은 안 난다든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 처럼 인지장애가 먼저 오고 운동장애가 동반돼요. 순서가 바뀐거죠. 파킨슨과 알츠하이머 둘다 퇴행성 신경질환인 것은 맞아요. 다 동일한데 두 개를 헷갈리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먼저 설명을 했어요. 파킨슨병은 substantia nigra 라고 뇌의 흑색질이라는 부분이 있어요. 그쪽에서 주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옵니다. 사람의 몸은 많은 세포들로 구성돼 있어요. 손을 꼬집거나 하면 금방 아프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는 신경이 쭉 연결되어 있는 줄 알았어요. 하나의 신경 줄기로. 그런데 그게 아닌거죠. 신경은 보이지도 않아요. 수백만개가 떨어져 있는데 그 사이에 신경세포의 말단이 있고, 신경세포 사이를 전달해주는 물질이 도파민입니다. 단백질의 일종인데 그것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병이 생깁니다. 뇌에서는 주문을 하지만 도파민이 제대로 발현이 되지 않고, 분비가 되지 않으면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게 되요. 그런데 '이 병에는 이 약만, 이 치료법이면 모든게 해결이 돼'라고 할 정도의 약이 없어요. 도파민 종류는 L도파, S도파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레보도파'라는 약재가 있어요. 최근에 개발된 것은 아니고 수십년 전에 개발돼서 범용되는 것인데 주로 경증 환자에게 조금 효과가 있어요. 도파민이 많이 안나오는데 레보도파는 파킨슨 도파민의 분비를 돕거나 보충하는 일시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것 중에는 초기 경증에 많이 활용되는 것이고, 중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명확한 치료법은 없다고 알고있어요. 알츠하이머도 마찬가지예요. 최근 6월에 줄기세포를 활용해서 파킨슨병을 고치려는 치료법이 개발됐다고 미국에서 보도가 나왔고, 연구자가 한국인 김성규 박사라고 합니다. 그분 논문을 여러 번 읽어봤어요. 줄기세포는 모든 세포의 근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게 임상실험까지 가고, 임상을 통과한 뒤 실질적으로도 적용하는 데에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박사님께서 연구를 좀더 하면서 치료법을 보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파킨슨과 알츠하이머는 발현되는 순서가 다르고, 두 개 모두 퇴행성 뇌질환이 맞지만 발현되는 양상이 다르고, 현재까지는 완벽한 치료제나 치료방법이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앓고 있고, 그러기에 더 많은 연구자들이 약을 만드는 데 많은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10-20년 정도 지나면 우리가 이것도 정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가합니다. 그렇게 안 된다면 그런 연구가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희 재단의 역할입니다."

- 최근 코로나19가 커다란 사회적 이슈인데 전염병에 맞서는 연구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 '펜벨다졸'이라는 동물 기생충약이 말기암환자를 치료할수 있다는 내용이 SNS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됐는데 생명과학자의 관점에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이예빈)

"코로나가 중국 우한에서 작년 말쯤 보고가 됐는데 당시만 해도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리라 생각을 못했죠. 우리나라에서도 1월말 환자가 나오고 2월, 3월, 지금까지도 이렇게 확산되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생명과학자가 어떤 일을 할수 있을까요? 사실 코로나 뿐만 아니라 구제역도 전염병입니다. 몇 년전에 지나갔던 사스, 메르스, 코로나는 전부 친구들입니다. 다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인거죠. 이런 전염병은 AI나 구제역과 조금 다르죠. 구제역은 보통 돼지들에게 많이 생기잖아요. 닭들도 조류독감이 오면 양계장이 모두 폐사됩니다. 전염병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상당히 많아요. 스페인 독감이라든지 펜데믹에 대해 많은 백신들이 개발돼 있지만 여전히 개발되지 못한 백신이 많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지금 국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주요 임무가 되겠죠. 하지만 그것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러 가지 연구, 조사가 진행돼야 합니다. 역학조사를 하고, 역학조사 결과를 가지고 실제로 배양을 해서 맞는지 안맞는지도 확인을 해야되고, 그런 모든 단계에 대해서 생명과학자들이 노력을 하는 겁니다. 펜벤다졸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SNS으로 들어봤겠지만 대학로에서 저도 김철민이라는 분을 여러번 봤어요. 그분은 노래도 잘하고 말씀도 잘하고 실질적인 직업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코미디언인지 예술가인지, 10여년전에 여러번 봤는데 그때도 얼굴이 까맸어요. 햇볕에 타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난데없이 암에 걸렸고, 말기여서 가망이 없는데 펜벤다졸이라는 개 구충제를 다량으로 복용하면서 차차 그분이 어떻게 나아지는지를 SNS에서 보여주고 그것 때문에 다른 암환자들이 그걸 많이 먹은거로 알고 있어요. 정확한 통계조사는 저도 안해봤습니다. 김철민이라는 분도 다른 사람의 SNS를 보고 먹었다고 하던데 미국에서 개 구충제를 먹었더니 암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해서 난리가 났던거죠. 뒤늦게 얘기가 되고 있는 것은 그분은 펜벤다졸도 먹으면서 엠디엠더슨이라고 미국의 유명한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병행했고, 그것 외에도 다른 약을 여러 가지를 같이 먹은거라고 보도가 뒤늦게 나오더라구요. 오로지 펜벤다졸로 인해 암이 사라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거죠. 약이라는 게 부작용이 항상 있거든요. 그래서 펜벤다졸 같은 경우에는 아까도 말씀드린 듯이 개 구충제여서 주로 가축들인 개나 고양이에게 많이 먹이는 구충제입니다. 알벤다졸, 메벤다졸, 펜벤다졸 등이 구충제인데 알벤다졸은 지금 약국에 가면 살수 있어요. 그냥 그거는 다른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없이 먹고, 저도 온가족이 1년에 하나 내지 두 개씩 먹어서 장 속에 있는 미생물들을 죽여버리겠다는 목적으로 다들 먹습니다. 펜벤다졸을 김철민 그분이 얼마만큼 많이 얼마만큼 과량을 얼마만큼 길게 먹었는지 저는 잘 몰라요. 하지만 모든 약이라는 게 부작용이 없는 약은 흔치 않습니다. 아스피린도 많이 먹으면 혈압이 어떻게 된다든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나 펜벤다졸은 사람에 대해서 임상실험이 다량의 임상실험이 되지 않은 약재입니다. 임상실험이 뭐냐면 비임상이라는게 있고 임상이라는게 있어요. 임상도 1상, 2상, 3상, 4상 이렇게 나눠요. 비임상은 전임상이라고 하죠. 비임상은 미생물들, 그리고 실험실 차원에서 실험장비를 가지고 했더니 약효가 이렇게 나왔다더라 하는 것이 비임상, 전임상이라고 합니다. 임상 1단계는 동물이나 사람한테까지 들어가는 1상은 보통 수십명의 사람들, 2상은 수백명의 사람들, 3단계는 수천명, 4상은 사실 수천명이 먹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후에 어떻게 되는지를 보는 것을 보통 4상이라고 합니다. 4상은 사실 딱히 임상단계로 보지는 않지만 그런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서 효과를 입증해야 합니다. 임상을 인정하는 것은 식약처입니다. 비인가, 인가되지 않은 사람이 정부나 식약처, 보건복지부에서 안 된다고 권고했지만 말기암이어서 죽음을 앞두고 얼마 남지않은 생을 마감하기 전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그것을 먹게 된 것이어서 쭉 지켜봐야 하는 겁니다. 과량을 먹었고 장기간 복용했기 때문에 몸속에서 몇 달후에 어떤 식으로 발현할지 모르는 거에요. 주기적으로 혈액을 채취해서 혈액 내에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봐야하고, 간 수치도 봐야하고 척수가 어떻게 되는지 여러 가지 몸에서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기 계신 분들은 다 건강하겠지만 그런 임상실험을 통해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들은 가급적이면 그분들처럼 그런 상황이면 모르겠지만 가급적이면 먹지않는 것이 좋습니다. 알벤다졸은 꼭 일년에 한 두개 씩 드세요. 몸의 장 속에는 촌충이라는 것들이 장속에 흡수돼야 할 양분을 먹거든요. 장속을 돌아다니면서 나중에 혈변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잘 안나와요. 그것들을 죽이려면 일년에 한 알, 두 알 씩 구충제를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 동물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더라도 막상 사람에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하는데 박사님의 연구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나요? 또 동물의 권리와 복지차원에서 동물실험이 논란이 되어 왔는데 현재 동물실험은 어떻게 진행되고, 대체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이예빈)

"동물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10여년 사이에 많이 논란이 있었죠. 저는 실험을 할 때 매우 고등한 동물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어요. 제가 마우스라든가 고양이까지는 해본 적은 있고, 개과 동물까지는 해본 적이 있는데 그 이상인 돼지라든가 침팬지같은 영장류는 실험을 해본 적이 없어요. 사실 생명을 돈으로 따지는 것은 그렇잖아요. 모란시장에 가면 '살아있는 개는 한 마리에 얼마다', '실험실 마우스는 한 마리에 얼마다' 이러는데 좀 그렇죠. 마우스 한 마리는 보통 1000원, 2000천원 할 때도 있지만 물론 'wood mouse' 같은 유전자 변형이 된 마우스는 10만원 이상 거래됩니다. 침팬지는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가요. 저도 처음에 동물실험을 하면서 상당히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마우스도 보면 되게 귀엽거든요. 하얀색이고, 눈은 빨간색이라 별로 안 이쁘지만 그래도 보면 귀여워요. 태어난지 1주, 2주 정도면 귀여운데 물론 몇 달 크면 되게 무서워져요. 꼬리 굵기가 빨랫줄 같아져요. 되게 길어지고 그걸로 칠때도 있어요. 얘기가 샜지만 제가 실험한 연구가 임상까지 갔던 게 없었어요. 그래서 동물에 이런 약을 투약했을 때 사람에게서 어떤 효과가 나온다라는 것을 제가 실질적으로 눈으로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역사적인 사실을 봤을 때 동물에게는 괜찮았지만 사람에게 투약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매우 많아요. 보통 비임상 단계 세포실험에서는 분명히 약효가 있다가도 전임상에 들어가서 마우스라든가 아니면 조금더 고등한 것에 넣었을때는 성격이 이상해진다든지 아니면 빨리 죽는다든가 암이 발현이 되거나 아니면 원래는 췌장암이었는데 간암으로 전이되는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약효가 뒤늦게 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부작용이 굉장히 경증일 수도 있고 마일드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심각한 것일 수도 있어요. 동물의 권리, 복지에 대해서 저도 실험을 할 때 마우스에 대해서는 실험을 많이 하다보니까 점점 무뎌졌어요. 처음 실험할때는 손을 벌벌 떨면서 그 아이에 대해서 미안하기도 했고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게 자꾸 하니까 무뎌지더라고요. 실험이 바뀌어서 고양이나 개로 갔을 때는 고양이는 귀엽잖아요. 멍멍이는 보통 비글을 많이 써요. 귀가 축 늘어진 그 아이들을 많이 써요. 한번 풀어놓으면 난리를 치는데 그 아이들은 사람을 굉장히 잘 따라요. 대들지를 않아요. 그런 이유만으로 보통 개과 동물 중에서는 비글을 많이 써요. 그 아이들이 참 불쌍한데 개들은 '뜬잠'이라고 편하게 누워서 잘수 있기도 한데 바닥에 이렇게 붕 떠서 불안한 상태로 자기도 하고, 저는 비글에 대해서는 실험을 많이 안했었지만 주변에 하는 걸 보면 사람이 마스크를 하고 실험을 하러 가면 이렇게 다리는 딱 댄대요. 다리에 주사를 놓고 하면 체념을 하는거죠. 저는 경험이 많지는 않아서 그렇게 그 아이들에 대해 저는 미안함이 크긴 했는데 그런 쪽의 실험을 많이하는 사람은 무뎌지기 마련이에요. 점점 경각심을 가져야되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동물복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됐고, 우리나라에서 먼저 주창한 것은 아니고 미국이나 다른 외국에서 먼저 주창이 된 것이 있습니다. 동물실험을 할 때 3R을 지키라고 합니다. replacement, refinement, reduction인데 한국말로 하면 '대체를 시켜라, 감소를 시켜라, 개선을 하라'입니다. replacement라는 것은 굳이 동물실험을 안 해도 되면 하지말고, 다른 것으로 대체를 하라는 겁니다. 왜 살아있는 생명체로 굳이 실험을 하느냐는 거죠. reduction은 10마리 정도에 실험을 하면 될 것을 굳이 100마리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줄였을때라도 효과를 입증할 수 있으면 굳이 많은 생명체에 대해 실험하지 마라는 겁니다. refinement는 뜬잠을 자는 실험용 동물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라는 거예요. 그 생명체들도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거죠. 비슷한 예가 닭장도 예전 양계장은 산란기에 밤에도 불을 켜 놓습니다. 닭들이 시간을 착각하게 하는거죠. 자야 될 시간인데도 불을 켜놓으니 알을 계속 낳는거죠. 조그만 닭장에 갇혀서 계속 알을 낳다가 30일쯤 되면 또 영계백숙으로 팔립니다. 여름이면 우리가 맛있게 닭을 먹지만 닭들을 생각하면서 먹어야되겠죠. 그렇게 힘들게 알만 낳다가 가는 친구들이 예전엔 많았었는데 요즘에는 많이 풀어놓고 방목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육질이 좋아지죠. 마트에 가서 보시면 동물복지 인증마크가 있어요. 계란, 우유, 방목한 소에서 나온 우유라고 해서 인증마크가 박힌게 있어요. 그런 활동들이 옛날부터 있지는 않았어요. 최근 10년 안쪽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면서 사람만 생명이냐 동물도 생명이라는 동물복지에 대한 노력이 많아진 겁니다. 동물실험을 안 하면 안되느냐 왜 굳이 하느냐 그 귀여운 애들을 실험하느냐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과학은 특히 생명과학은 최종 목적지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인간과 인간의 복지인데 조금 더 수명을 연장을 하는 것도 좋지만 좀더 건강하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동물실험을 사람한테 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끼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얘기하면서 동물들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지요. 침팬지나 다른 고등생물들은 (실험에)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사람에게 직접 실험을 하기 전에 동물 임상실험을 거쳐서 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하는 겁니다. 동물실험을 하는 이유로는 생명이 짧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통 80세, 100세시대인데 초파리를 예로들면 며칠이고, 하루살이는 하루 정도로 생명 주기가 짧아요. 또 번식을 빨리합니다. 마우스 같은 경우는 금방금방 나와요. 조금만 키우면 바로 번식하기 때문에 어떤 단백질의 효과를 보기 위해 주입을 하고, 새끼를 낳았을 때 어떤 유전이 되는지 볼수 있어요. 사람이라면 몇십년 동안 (결과를)보기가 어렵잖아요. 초파리는 며칠만에 나올 수가 있고, 하물며 대장균 같은 경우는 금방금방 분리하기 때문에 더 빨리 결과가 나올 수가 있어요. 조금 더 고등한 생물인 마우스도 두세달 정도면 유전의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동물실험이 불안정한 것은 동물마다 (효과가)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지만 고양이는 기분 나쁘면 꼬리를 바짝 세우죠. 그런 것처럼 개한테서는 A라는 약이 좋았는데 고양이한테 넣었을 때는 안 좋게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동물실험은 항상 조심해야 하고, 모든 동물에 대해서 똑같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것입니다. 설령 모든 동물에 대해서는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사람한테서는 또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요. 점점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여러차례 동물실험을 하는 이유가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 입니다. 동물실험을 통해 문제가 없으면 임상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나중에 생명과학자가 되면 윤리교육을 받고, 선서도 할겁니다. 저도 미국에서 실험을 하기전에 학기초에 선서를 했어요. '나는 동물들에 대해서 함부로 대하지 않고, 그 동물들이 목숨을 바쳐서 우리 인간의 삶의 질을 영위하고 재고하는데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는 식으로 선서를 해요. 모든 마우스에 대해 제가 묵념하진 않았지만 그런 정도로 실제 여러분들도 동물실험을 하게 되면 모든 생명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코로나19 완치자가 갖고 있는 항체를 이용하면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원리인가요? 또 백신을 개발하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질까요?(윤제원)

"예를들면 독감주사를 맞잖아요. 독감주사를 맞는 이유가 미리 아프라는 거에요. 독감주사 백신에는 항원이 들어있어요. 근데 그 주사를 맞았을 때 기억이 있겠지만 그날 저녁은 왠지 조금 열이 나는거 같기도 하고 몸살이 나는거 같기도 하는데 그런 반응을 '면역반응'이라고 해요. 몸에 열이 난다는건 면역반응이 생겨서 항체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백신 안에는 항원이 들어있고, 보통 항원이 '나쁜 놈들'이고, 얘들을 죽이기 위해서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면역반응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항체가 만들어져요. 항원이 들어있는 백신을 조금 넣었을 때 조금 넣었기 때문에 많이 아프지 않은 대신 그 시간 동안에 항체들을 많이 만들고, 항체가 만들어진 상태에서는 독감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덜 아프다는 게 독감주사의 원리예요. 코로나19 완치자들의 혈장에서 항체를 추출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그분들 몸에서 만들어진 항체를 혈장치료를 통해서 환자에게 넣으면 항체가 빨리 만들어진다든가 하는 원리가 적용되는 겁니다. 백신을 개발하면 어느 정도 가치가 있을까라고 질문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게 RNA 바이러스예요. RNA와 DNA 바이러스를 설명하려면 좀 긴데 DNA는 이중나선 형태입니다. double stranded 라고 해서 두가지 나선이 꼬여있는 형태에요. RNA는 보통 단일 나선으로 돼 있어요. 일단 결론은 DNA는 안정적인 구조인데 RNA는 불안정한 구조예요.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라서 변이가 쉬워요. 돌연변이가 금방 생겨요. 지금 혈장치료를 한다고해서 완치자의 항체를 다른 환자에 넣었을 때 그 항체로 치료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겁니다. 얘가 변이(mutation)을 해버리는 거에요. 그래서 RNA바이러스는 굉장히 무서운 거고 백신을 만들기가 상당히 어려운 겁니다. 감히 추정하지는 못하지만 전세계의 다국적 제약기업들 중에 이름만 들어도 알수 있는 Glaxo Smith 등이 노력하고 있고, 만들어낸다면 경제적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을거에요. 수십조원의 이득을 얻을텐데 WHO에서는 백신을 공공재로 활용하자거나 범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쓸수있도록 백신 원리를 오픈하라고 할 겁니다. 백신의 값어치는 경제적으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상당할 겁니다.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걸렸고, 사망자수가 몇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인류에게 가져오는 경제적 이익을 넘어 무형의 이익은 상당히 더 클겁니다. 코로나 백신이 RNA바이러스 백신이기 때문에 다른 메르스나 사스 등 아직까지 우리가 알수 없는 변형된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백신이 나오는 시기가 그렇게 빠르진 않을 것 같아요. 빠르면 올해, 아니면 내년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도 낙관적인 생각입니다. 임상실험을 하려면 수개월이 걸리고, 동물실험도 해야 되고, 임상을 1상부터 4상까지 모두 하려면 시간이 꽤걸립니다."

- 박사님이 연구하신 FK506 결합 단백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윤제원)

"결합단백질 FK506 Binding Protein 이라고 하는데, 제가 방금 물을 마셨잖아요. 우리가 마신 물이 바로 세포안으로 들어가지 않아요. 지금 물을 마셨으니까 식도로 넘어가서 위장 어딘가로 가 있겠죠. 나중에 소장에 흡수되서 세포로 들어갈수 있겠지만, 물도 세포 내로 바로 들어가기 어려운데 단백질 같은 경우면 분자량이 꽤 커요. 세포는 세포막, 세포질도 있고, 그런게 없으면 여러 가지 바이러스 같은 나쁜 병균들이 세포내로 들어갈수 있기 때문에 세포는 선택적으로 단백질을 받아들였다가 버리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그 BP를 통해서 선택적으로 바깥의 단백질을 안으로 받아들이고 내보내고 하는 역할을 하는 것 중의 하나가 FK506 BP입니다. 면역반응이랑 활성 산소종이라고 하는데 레독스반응을 억제하는데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어요. 이것을 활용해서 저는 박사를 할 때 화상을 입었다든가 각막손상이나 안구건조증 치료에 대한 연구를 좀 했어요. 다낭성 신장질환에 대해서도 연구를 했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복잡한 이야기이라 깊이 들어가면 어려울 것 같아서 일단 쉽게 설명하자면 다양한 생체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세포 내로 효율적으로 침투시키는 기술을 이용해서 안구건조증, 아토피를 해결하고자 했던게 제 연구주제였어요. Protein transduction domain 이라고 하는 PTD 라고 부르는 도메인을 통해서 단백질을 전달하고, 그 단백질에 특이한 약효를 한 가진 것들을 부착해서 같이 넘어가게끔하는 그런 역할에 대해 공부를 했던 것이죠."

- 생명과학의 연구 분야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생명과학을 전공하면 연구원 이외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되는지 궁금합니다.(김민선)

"앞쪽에서 장황하게 설명을 했는데요, 연구분야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들 이상으로 다양해요. 제가 지금 있는 부서에서 일하기 전에 생명과학단이라는 곳에서 평가물 담당을 했었는데 그쪽에서도 생명과학에 여러 분야로 미생물부터 식물에도 생명과학에 들어가요. 산림, 해양, 수산물 등 여러분이 생각할수 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든 보이지않든 여러 가지 다양한 연구분야가 많습니다. 하나 하나 열거할 수는 없고, 미생물학, 병리학, 약리학부터 시작해서 너무 많은 분야들이 있어서 거기에 대해 연구를 하는게 생명과학에 대한 연구분야입니다. 이쪽 전공했을 때 어떤 직업을 할수 있는가는 연구원이 가장 큰 예가 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생명과학 연구하시는 분들은 상당히 많을 거에요. 제가 숫자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일 수 있고, 생명과학 연구원에서 근무하시는 연구원이 될 수 있고, 아니면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될 수 있고, 생명분야 쪽 학위가 있으면 제약회사에 입사도 가능하고, 의사에게 약을 세일즈를 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저처럼 행정적인 역할을 할수도 있고 정책 입안자가 될수도 있겠죠. 물론 생명과학분야에서 계속 연구를 하고 관련된 일을 하겠다고 하면 폭은 좁아질수 있어요. 하나의 학문분야이므로 여러분이 연구를 계속 하겠다고 하면 선택의 폭은 좁아질수 있겠죠. 연구원이나 교수, 과학자로 좁혀질 겁니다. 전공과 무관하게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다양한 직업들로 연계해볼 수 있습니다."

- 박사님은 인류에 어떤 도움을 주고자 생명과학과 화학공학을 전공하셨나요?(김민선)

"인류에게라고 하면 매우 어려운 질문을 하셨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거창한 꿈을 가지고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관심을 갖긴 했어요. 나중에 대학을 갈때가 되면 시험을 보잖아요. 제가 수능 3번째 세대인데 점수가 나오면 그것에 맞추어 갈수 있는 학과를 선택할수 있을텐데 제가 공부를 엄청 잘했다면 의대를 갔을텐데 제가 의대를 못간 것은 성적이 나빴기 때문이다라고 말할수 있겠지만(웃음) 일단 제가 갈수 있는 여러 가지 진로 중에서 진로와 시험성적과 제가 가진 재능과 관심을 봤을 때 생명과학과 화학공학을 선택했어요. 인류에 대해서 어떤 기여하고자 그런 큰 뜻과 야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사실일 겁니다. 모르겠지만 위인들께서는 난 인류에게 이런 것을 할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사신 분도 있지만 그것은 나중에 공부하고 연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얻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본인이 무엇을 재밌어하고, 어떤 것을 하고싶은지를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인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성장해서 조금 더 주관이 뚜렷해졌을 때 고민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인류에 대한 큰 야망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나 전공분야를 선택한 것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선택을 했다는 정도로 설명하겠습니다."

- 생명과학자가 된 후 가장 보람있고,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백신을 개발하신 적이 있나요?(이준민)

"모든 실험을 하면 결과가 내가 생각한대로 나올수도 있고, 그렇지않은 방향으로 나올수도 있어요.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 드린대로 '왜'라는 질문을 계속 해야 합니다. '왜'라고 질문하고 추측을 해보라는거죠. 제가 대부분의 실험을 할때 보면 생각한 것처럼 결과가 나왔을 때 상당히 좋은 기억이 남아있어요. 석사때 며칠 밤을 새면서 단백질이 얼마만큼 발현되는지를 조사했는데 제가 실험을 하는 조건에 따라서 단백질이 발현되는 양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고, 그 결과물을 가지고 뭔가를 새로운 해석을 할수 있게 된 것이 실험할 때마다 보람이었어요. 지금까지 개발한 것들 중에 실질적으로 신제품으로 나온 것은 없어요. 하나의 이론을 해석해내고, 이런 조건을 가지고 실험을 했을 경우 이러한 결과물이 나옵니다라고 하는 논문이 10여편 있는데 한편의 논문이 나온다는 것도 나중에 여러분이 연구하시면 아시겠지만, 논문 한편을 쓴다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몇 개월동안 논문을 쓰고 교정을 해야하므로 논문이 나올 때마다 기쁘고 보람되죠. 백신은 개발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쪽에 대한 연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연구는 면역학에 대한 연구를 하면 기회가 있을 겁니다. 백신을 하나 개발하게 되면 훈장도 받을 수 있는 정도로 백신개발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 백신을 개발해 본 적은 없지만 개발해 보고 싶어요. 개발을 하면 제 이름을 따겠다는 생각은 있습니다.(웃음)"

- 제일 존경하는 생명과학자와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이준민)

"탈리도마이드라는 지금은 판매되지 않는 약이 있어요. 임신을 하게되면 전 경험이 없지만 임신초기에 입덧을 하게되는데 탈리도마이드라는 약이 유럽에서는 허가가 나서 많은 임산부들이 먹었는데 그 약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낳은 신생아들이 팔다리가 짧게나오는 기형아로 태어났어요. 나이가 먹어가면서 점점 길어지는 게 아니라 평생 짧게 사는 거에요. 유럽에서는 1만여명이 그렇게 출생했는데 미국에서는 10건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그 이유가 미국의 FDA(Food and Drug Adminstration)라는 약과 음식과 관련된 것을 총괄하는 정부단체에 근무하던 프랜시스 캐슬린 올덤 켈시(Frances Kathleen Oldham Kelsey)라는 여자 박사님이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FDA에 근무한지 얼마 안 됐을 때 미국에서 허가를 내달라라는 신청이 들어왔는데 그분이 해당 약재는 신청한 내용상으로는 약효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거절하고, 또 내면 다시 한번 분석해봤지만 여전히 확진할 수 없다고 돌려보내는 과정을 5-7번이나 하셨대요. 그런 과정에서 유럽은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이 계속 보고된거죠. 켈시 박사님이 아니었으면, 미국에서 그 약이 허가가 났으면 수많은 임산부들이 먹었겠지만 그분 덕택에 미국에서는 부당한 사례가 적었던 겁니다. 그 뒤 FDA에서 그분의 이름을 따서 '켈시상'이라고 노벨상같은 상을 만들었고, 존F케네디 대통령이 크게 칭찬을 했다고 해요. 또 한분은 제가 신조처럼 생각하는 문구를 하신 분입니다. "be the flame not the moth"라고, flame는 화염이라는 뜻이고 moth는 나방이잖아요. 이 말을 하신 분은 호주의 배리J.마셜(Barry J. Marshall)입니다. 마트에 가면 헬리코박터 윌이라는 마시는 요쿠르트가 있는데 그분이 무엇을 증명하셨냐면 여러분들은 괜찮지만 술 많이드시고 아버님들 위장이 구멍났다고 하시죠? 위궤양이 발전하면 위암으로 가는데 그런 위궤양을 일으키는 요인 중의 하나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라는 균이 있어요. 여러분도 생물 시간에 배웠을지 모르지만 위는 되게 산성이 강해요. 위액은 ph2 정도나 되요. 그 정도면 노트북도 구멍이 납니다. 종이에 위산이 떨어뜨리면 구멍이 날 정도로 굉장히 독한 산성을 띠고 있어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그렇게 강한 산성이 있기 때문에 위에는 미생물이 살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당시 학계의 정설이었어요. 그런데 존 로빈 워런(John Robin Warren)이라는 사람이 현미경으로 들여다봤더니 위에서 뽑아낸 검체에서 미생물이 돌아다니는 거에요. '이것봐라. 이렇게 있다'고 학계에 보고했지만 학계에서 믿지 않는 것이죠. 그 결과를 받아본 마셜 박사님께서 그렇다면 내가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고 생각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을 직접 마셔버린거죠. 그걸 마셔서 바이러스들이 위 속에서 어떻게 활동을 해서 내 위가 위궤양이 생겨나는지를 증명한 겁니다. 본인 몸에 그 균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사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동물윤리라든가 실험법에 따라서는 금지된 방법입니다. 설령 자기 몸이라하더라도 그게 지금 김철민씨와 유사한 상황인 거겠죠. 마셜 박사님은 확신이 있었던 거예요. 파일로리균이 위에서도 살수가 있고 사람들이 안 믿기 때문에 그걸 몸으로 직접 증명하기로 한 거예요. 아까 발언은 제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할 때 그분이 저희 학교에 오셔서 세미나에서 발표하셨던 겁니다. 본인이 했던 연구라든가, 생각했던거, 앞으로 친구들이 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맨 마지막에 하셨던 말입니다. "be the flame not the moth" 어떤 뜻이냐면 빛에 꼬이는 나방이 되지 말고, 화염이 되라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에 따라하지 말고, 스스로 메인스트림이 되라는 겁니다. 화염이 될지언정 나방은 되지 마라 마지막에 하셨어요. 제가 이메일 마지막에 네임택에 쓰고 있는데 굉장히 좋은 말입니다. 마셜 박사님과 켈리 박사님을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셜박사님은 개인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전에 뵈었고, 생명과학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신 분인데다 무모한 실험이긴 하지만 실험정신을 본받을 만 하다고 생각해서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나온 대학이나 성적에 따라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바뀌나요?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야 훌륭한 과학자가 될 수 있을까요?(김보민)

"이렇게 설명을 할께요. 성적이나 대학교를 순위 매긴다는 것이 불편한 사실인거죠. 서울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좋은 대학입니다. 서울대를 나오면 어떻고, 제가 나온 한양대를 나오면 어떻고, 카이스트를 나오면 어떻게 되고, 학교에 따라 학벌에 따라 차등이 있는게 슬프지만 현실이에요. 서울의 좋은 학교를 나오면 물론 여러분들이 회사 면접을 볼 때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겠죠. 학교에서 보고 배운 것들도 더 많고, 조금 더 좋은 것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좋은 학교의 타이틀을 내 소개장에 쓸 수 있다는 건 큰 메리트이거든요. 물론 학벌로 따지는 건 지양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회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고, 하버드나 좋은 학교를 나오면 좋은 직장과 좋은 연봉을 받는게 사실입니다. 그분들이 좋은 타이틀을 따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노력을 한 것도 사실이고, 그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또 다른 여건이 있을 수 있죠.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할수 없었을 경우도 있지만 다 제외하고 현실을 봤을 때는 학벌이 가지는 중요성이 크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것 만으로 사람이 평가하는 것은 지양할 문제지만 점점 여러분이 자라나는 세대가 되면 사그라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구할수 있는 환경도 바뀌겠죠.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다니면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할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거예요. 물론 그게 모든 것을 개런티하고, 보장을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가능성과 개연성이 높다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야하는냐는 딱 왕도는 없어요.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시간도 빨리 간다고 말씀드렸고 그만큼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많겠죠. 본인이 어떤 것을 즐겨하고 재밌어 하고 흥미있는지부터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훌륭한 과학자의 기준은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요? 나중에 그 사람이 죽고 나서 후대에 생각했을 때 그사람 훌륭한 과학자다라고 인정을 할수 있겠지만 물론 노벨상을 받은 지금 살아계신 분한테도 훌륭한 과학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물론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면 좋겠지만 내가 한일에 대해서 좋은 연구이고, 이만한 연구가치를 가질수 있다 라고 본인 스스로 생각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인정하는지는 둘째 문제인 것 같아요. 자기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내가 한 역할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가질 때 훌륭한 과학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저는 의사가 꿈입니다. 한국연구재단에서도 의료분야에 대한 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김보민)

"네. 좋은 꿈을 가진만큼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저희 재단에서는 아까 말했듯이 우리나라와 전세계에서 가지고있는 학문분야에 대해 골고루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령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와 관련된 연구에 대해서만 연구비를 지원하고, 해수부는 해양과 수산에 관련된 연구에 대해서만 지원하지만 우리 한국연구재단은 모든 학문분야인 인문, 사회, 철학, 예술, 음악, 미술, 체육부터 이공분야인 과학, 물리, 화학 등 모든 학문분야에 대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의학 쪽에 대해서도 상당히 큰 비중(portion)의 연구비가 배정됩니다. 지원한 연구비 중에 의학 분야도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학문이고, 재단에서도 중요한 학문분야여서 협업은 당연히 하고있어요. 우리 재단과 의사가 직접 협업을 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연구비를 지원해서 그분들이 연구를 잘할 수 있도록 협업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재단도 의료 분야와 상당한 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도출된 연구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김현아)

"우리 재단이 작년에 40주년이었어요. 1977년에 재단이 만들어졌고, 이 건물도 30년 이상된 오래된 건물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많은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우리 재단의 예산을 받은 엄청난 연구성과가 많이 나왔어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벨상은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그만큼 우리나라는 갈길이 멀기는 한데 노벨상 못지 않은 여러 가지 우수한 성과들이 많습니다. 하나하나 설명하긴 힘들지만 지금 코로나가 이슈잖아요. 그거와 관련해 설명을 한가지 드리자면 진단키트가 있어요. 그게 우리나라의 대표 브랜드가 됐죠. 우리나라는 하루에 몇만명을 진단할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 키트를 만들어낸 업체가 우리 재단의 지원을 일부 받았던 기관입니다. 그밖에도 마스크, 빨아서 쓸수 있는 마스크인데 지금 옆에 학생도 끼고 있는 마스크 이외에 코로나 방어가 가능한 마스크도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도 카이스트 교수님께서 우리 재단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서 했던거예요. 상당히 다양한 성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 끝나고 나면 바깥에 2층 복도에 전시해 놓은 것이 있는데 잠깐 보시면서 이해를 돕도록 하겠습니다."

- 생명과학자가 되려는 학생들이 접하면 좋은 책이나 영화, 특별히 해주고 싶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김현아)

"'컨테이젼'이라는 영화를 최근에 본적이 있어요. 코로나 사태가 많이 이슈가 된 이후인데요, 컨테이젼이라는 영화제목이 '접촉'이라는 뜻이잖아요. 어디에 접촉이 됐다, 어디에 감염이 됐다는 뜻으로 쓸수 있는 단어죠. 한 10여년 전에 나온 영화인데 뒤늦게 봤어요. 그걸 보면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감염이라든가 그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마스크를 써야하고 손을 씻어야하고 조심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컨테이젼이라는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그거 외에도 생명과학과 관련된 영화는 굉장히 많아요.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있는데 인간복제를 다룬 영화고, '쥬라기공원'은 공룡의 피를 빤 모기가 보석 안에 들어가서 죽었는데 그게 돌이되서 남아있다가 그 모기에서 피를 뽑아서 공룡을 복제한다는 얘기입니다. 어려울 것 같기는한데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 SF영화라든가 생명과학에 대한 영화는 많습니다. 공상과학영화는 '마스(mars)'라는 화성에 간 영화가 있어요.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 등 과학 영화도 완전히 허무맹랑한 거짓이 아니예요. 어느 정도 팩트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겁니다. 완전히 허구가 되는 영화가 있지만 지금 소개한 영화는 우리가 조금만 더 연구하고, 기술이 발전되면 충분히 달성하고 현실화할수 있을 만한 개연성이 있어요. 제가 드리고싶은 말씀은 그런 영화나 책이 좋은데 영화라도 완전한 상상이나 허구가 아니라 개연성이라든가 증거에 기반한 것들을 보면 여러분의 상상력을 조금더 증진시킬수 있을 겁니다. 여러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수 있기 때문에 과학영화, 소설 등을 많이 읽어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제일 첫 번째 했던 말가 똑같아요. 계속 말하지만 호기심, 궁금증, 그런 것들을 항상 몸에 익숙할 정도로 '너 왜 자꾸 그런 질문을 하니'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계속 얘기하고 생각을 하다보면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게 될 겁니다. 여기서 생명과학에 관심있는 분도 있다고 하니 제가 여러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원이 될 때까지 한 20년 정도는 근무할 것 같은데 그때까지 제가 여기에 몸을 담고 있을테니 나중에 연구가 하고싶다거나 연구비를 지원받고 싶으면 제 이름을 잘 기억해 놓으셨다가 여러 가지 좋은 계획서를 써서 제출하시면 제가 그만큼, 물론 평가를 통해서 공정하게 평가를 해야겠죠. 허접하게 써오 면 날릴 것이고, 잘 써오면 연구비를 지원하겠습니다.(웃음) 나중에 여러분이 좋은 과학자, 좋은 과학자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좋은 연구성과를 내서 제가 아직도 생각하지 못한 인류의 발전이라든가 큰 공헌할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좋은 기회가 되고, 여러분이 성장해서 좋은 기회에 만나길 바랍니다."

19. (다 같이)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