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들의 대학 입시', 어렵지만 핵심은 알고 가자
'중3들의 대학 입시', 어렵지만 핵심은 알고 가자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8.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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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입, "비교과 축소 수능 확대"
자기소개서 완전 폐지 등 수험생 부담 크게 줄어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2019년 11월)'은 오는 2024학년도 대입까지 해마다 변경 사항이 담겨있다. 2024학년도 대입은 올해 중학교 3학년들이 해당한다.

문제는 변화 내용이 너무 복잡해서 가뜩이나 입시용어가 낯선 중3 학부모들은 이해하기도 대응하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한진연입시전략연구소 박기철 대표는 "최근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중3학생과 학부모들이 올리는 글이 많은데 비교과 활동에 대한 단순한 질문부터 2024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종합전형이 없어진다는 뜬소문까지 나돌고 있다"며 "그만큼 대입 변화로 인한 복잡성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24학년도 대학 입시의 주요 변경사항을 모두 이해하기보다는 핵심적인 사항을 하나씩 알아갈 것을 권했다. 많은 학부모들이 묻는 주요 질문만 잘 살펴봐도 공통된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학생부 주요항목 내 비교과 영역(요소)이 해마다 바뀔 전망이다. 파란색 글씨는 2022-2023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변경사항이고, 붉은색 글씨는 2024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변경사항이다.(진학사 제공)

■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활동 대폭 축소

대입 수시의 큰 축인 학생부종합전형은 인서울 대학들이 많은 비율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학생부종합은 학교 내신을 위주로 하는 학생부교과와 달리 학생의 교과 이외의 활동이력을 평가한다. 때문에 '비교과활동'에 따른 금수저 논란을 일으켜왔다.

일단, 교육부는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위해 학종전형의 비교과 항목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10개의 학생부 항목을 지난 2018년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 방안'에 따라 간소화해 2019년 입학생부터 인적·학적사항부터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까지 8개 항목으로 축소했다.

기재하는 내용도 달라졌다.

올해 중3 학생들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학생부 내용 중 대입에 미반영 또는 미기재하는 항목이 대폭 늘어난다.

비교과영역의 수상경력과 독서, 자율동아리활동 등이 모두 대입에서 미반영된다.

하지만 미기재·미반영 항목에서 제외 되는 사항이 있다. 바로 정규동아리 활동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이다.

동아리 활동은 정규교육과정과 그 외의 자율동아리 활동이 있다. 자율 동아리활동은 대입에 미반영되지만 정규 동아리 활동은 연간 500자까지 쓸 수 있고, 대입에도 반영된다. 동아리 활동수는 줄이고,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교과학습발달상황 항목에 포함된 '세특'은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는 과목 및 학생에 대해 입력하도록 했다. 고등학교는 2020년부터 '모든 학생에 대해 입력'하도록 했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학교수업 시간에 보인 수험생의 학업역량과 태도, 관심분야 등을 세특을 통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입시 전형 중 하나인 학종전형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는 항목"이라며 "2024학년도 학생부 축소 항목에서 세특이 제외됐다는 것은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토론이나 발표 등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인서울 16개 대학 수능 선발 비율 확대

정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또 다른 중요한 사항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을 대상으로 2023학년도까지 수능위주전형을 40%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한 점이다.

서울 소재 16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이다.

이들 대학은 학종·논술위주전형의 모집인원이 전체 모집인원의 45%가 넘었다.

주의할 점은 이들 16개 대학을 제외한 대학들은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대학에서 수능 선발 비율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정시 선발 인원을 확대하겠지만 지방거점국립대 등을 중심으로 학생부교과전형 등의 선발 비율이 증가할 수 있어 향후 대학에서 발표하는 '대학입학전형계획' 등의 서류를 꼭 확인해야 한다.

■ 자기소개서 폐지 등 수험생 부담 최소

'대입 공정성 방안'은 수험생 부담을 최대한 줄인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대필 논란이 많았던 자기소개서만 해도 현재 고1, 2학년은 문항과 글자수를 축소하는 개선방안이 적용되지만 중3부터는 폐지된다.

교사추천서도 폐지돼 학생과 교사들의 부담을 줄였다. 사교육 영향이 큰 논술전형과 특기자 전형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중이고, 특정 고등학교의 후광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고교프로파일이 폐지된다.

고교에 대한 정보를 면접 때 뿐만 아니라 서류 평가에서도 블라인드 처리하는 등 수험생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변경내용이 특징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대입정보의 정확한 확인은 입시 준비의 기본"이라며 "아직 입시 용어가 생소하더라도 2024학년도부터 학종 폐지된다는 식의 낭설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확인되지 않은 정보보다는 대학이나 교육부 등이 발표하는 공신력 있는 자료를 최우선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대학들은 여전히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상실적이나 독서활동 등의 여러 비교과활동이 대입에 미반영되면 반영되는 항목 중에서 대학이 원하는 정보가 있는 항목인 교과학습발달상황, 세특 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가장 기본적인 학교생활에 충실히 임하고, 정확한 대입정보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현재 중3 이하의 학생들이 원하는 입시결과를 얻는 로드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