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코로나 전형변경, '고려대 사례'로 본 입시 분석
대학들의 코로나 전형변경, '고려대 사례'로 본 입시 분석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6.17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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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면접, 코로나19 고려한 평가 방식 주목
수능최저기준 강화는 고3 수험생 발목 잡을 듯
코로나19로 고3 재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대학들이 구제방안을 내놓고 있다. 고려대도 지난 12일 비대면 면접 등을 골자로 한 고3 구제 방안을 발표했다.(고려대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 사태로 석달 가까이 교실 수업을 받지 못한 고3 수험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학들이 전형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연세대를 시작으로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학생들의 선호도 높은 상위권 대학들이 내놓은 구제방안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겁다.

전형계획 변경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입 수시 접수기간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현재로서는 대학들의 발표에 시비를 논하기보다 대응전략을 따지는게 급선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험생들은 대학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형 방법이 아무리 바뀌어도 우수한 학생을 뽑는다는 대학의 인재선발 자체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고려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상황에 따른 2021학년도 대입평가 방안'을 내놓았다. 진학사의 도움말로 고려대 코로나 방안을 중심으로 향후 대입의 방향과 결과를 분석해 봤다.

■ 고려대 발표 핵심 내용은 뭔가?

고려대가 내놓은 코로나 대입 평가 방안은 크게 3가지다.

입시 과정에서 수험생 부담을 완화하고, 수험생의 안전을 위해 비대면 녹화 면접 실시하겠다는 방침과 기존의 정성평가 방침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재학생들의 비교과 활동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평가를 한다는 내용이다.

또 시행 시기는 올해 2021학년도 전기 특별전형부터 적용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 비대면 면접, 정말 수험생 부담 줄일까?

비대면 면접은 '간소화'의 다른 이름이다. 코로나19로 등교 수업 및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어려운 고3 수험생의 면접 준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고려대는 올해 수시 모집에서 선발 규모가 가장 큰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추천(1158명 모집)과 학생부종합전형인 일반전형-학업우수형전형(1178명 모집)에서 'Pass/Fail방식'의 면접을 진행한다. 결격사유가 없으면 패스하는 평가 방식이다.

간단한 면접 질문을 사전 공개하고, 답변을 직접 녹화해 정해진 기간에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는 '녹화 영상 업로드 방식'으로 실시된다.

기존에 두 전형의 면접 방식은 제시문을 출제하고 10-12분 동안 학생이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 후 면접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비대면 면접은 문제를 제시하고 답변하는 방식은 같지만 준비 시간이 훨씬 길고, 학교 외부에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의 부담은 확실히 줄 것으로 보인다.

학교추천전형에서는 면접반영비율이 20%, 일반전형-학업우수형전형에서는 2단계 면접 반영비율이 30%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격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조건부 형태지만 'Pass/Fail' 평가는 면접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면접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만큼 반대급부도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다.

고려대는 올해 학교추천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전년보다 높였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강화되면 수능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고려대가 발표한 2019, 2020학년도 경쟁률 지표는 이를 반증한다.

명목경쟁률은 대학에 지원한 학생수를 선발하는 학생수로 나눈 비율이다. 고려대가 산출한 실질경쟁률은 면접응시자 중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를 모집 인원으로 나눈 비율이다.

고려대가 발표한 2020학년도 학교추천I전형의 명목경쟁률과 실질경쟁률을 살펴보면 지원자 중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비율은 약 48%였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지원자가 52%라는 의미다.

올해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면접에 대한 부담은 덜었으나 수능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과연 고3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지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은 대목이다.

1단계 통과에 필요한 서류의 경쟁력도 예년에 비해 더욱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학교추천전형의 지원자격이 확대돼 졸업생의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에 비해 1단계부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면접 일정 변화, 경쟁률에 영향을 미치나?

고려대의 비대면 녹화 영상 업로드 방식은 '학교추천', '일반전형-학업우수형전형'에만 해당된다.

다른 학생부종합전형인 '일반전형-계열적합형', '기회균등전형'과 '실기/실적 중심의 특기자전형'은 대학을 방문해 별도로 마련된 온라인 화상 녹화 고사장에서 비대면 면접으로 실시한다.

아직 면접 방식에 대한 상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녹화 영상 업로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게 되면 앞의 두 전형의 경우 면접일이 사라진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게 된다.

이는 고려대와 함께 서울대, 연세대 등 선호도 높은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인 셈이다.

통상 2개 대학의 면접일이 중복되면서 어쩔수 없이 한 곳만 지원했지만 올해는 중복 면접에 대한 부담을 덜고 소신 지원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기존 전형계획을 기준으로 할때 고려대 학교추천, 일반전형-학업우수형 전형과 면접 또는 논술이 겹쳤던 일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중복 면접에 대한 부담을 던 것은 전형 경쟁률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 서류평가에서 코로나19 반영되나?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는 고교생의 기본적인 학교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을 기반으로 학생의 학업역량, 잠재능력 등을 종합평가하는 전형이다. 코로나19가 올해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내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올해 고3 수험생들의 상황을 고려해 졸업생들 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다.

고려대가 내놓은 코로나19 대입방안도 "현재 고3학년 재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학교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의 비교과 활동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구체적인 반영 방법이다.

비대면 면접으로 면접 영향력이 대폭 감소하게된 '학교추천', '일반전형-계열적합형 전형' 등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아지고, 서류평가가 입시 결과에 크게 작용할 전망이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손에 잡히는 코로나19 평가 방법에 애를 태우고 있다.

우연철 소장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내놓은 코로나19 방안이 고3 수험생들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주겠지만 기존에 발표한 전형계획 및 수시모집요강을 기반으로 대입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대입 전형이 어떤 식으로 바뀌더라도 수시 원서 접수까지 남은 기간 동안 중간·기말고사 준비를 잘 하고, 교내 활동에 충실하게 참여하는 기본을 지킨다면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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