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하나, 둘, 셋, 넷볼(netball)~ 파이팅 매봉!”
[특별기획] “하나, 둘, 셋, 넷볼(netball)~ 파이팅 매봉!”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9.11.26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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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스포츠 클럽 현장을 가다- 매봉중 ‘매봉클럽 넷볼부’

 

 

학교스포츠클럽의 긍정적 효과는 학교 현장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체력 등 신체활동 능력 향상은 물론 교우관계 개선, 사회성 및 협동심 배가, 학습의욕 고취 등 전인교육의 방편으로까지 평가받는다. 1999년 대전에서 태동한 이후 교육부 주최 전국대회까지 확대되면서 전국 16개 시·도 학생들의 축제로 거듭난 상황만으로도 학교스포츠클럽의 절대적 필요성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두런두런(Do Learn Do Run)’ 프로젝트는 여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는 대전에서 초·중·고 20개 학교가 참여한다. 고교 두런두런 프로젝트 지원도 올해 처음으로 시작됐다. 대전시교육청은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마을단위로까지 확대 운영한다. 올해는 대덕구를 대상으로 모델링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매년 개최되는 대전 동·서부교육장배 대회와 교육감배 대회, 전국대회를 비롯해 올해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다양한 현장을 담아본다.

“지영아, 패스! 세영아, 받아! 유빈아, 좀 더 붙어줘~”

코트를 쉴 새 없이 오가면서 주고받는 말들이 숨가쁘다. 언뜻 농구처럼 보이는데 뭔가 색다르다. 가슴 위에 ‘GD’, ‘C’, ‘GA’ 등 알쏭달쏭한 글자가 붙어있고, 상대 골대를 향해 연신 패스와 슛을 날리는데 누구도 드리블을 하거나 수비할 때 붙지 않는다. 아예 몸싸움이 없다.

이색적인 스포츠의 이름은 넷볼(netball)이다. 여성들을 위한 뉴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는 넷볼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올해 야심차게 추진한 ‘우리마을스포츠클럽(洞Go同樂)’을 통해 학교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다.

28일 찾아간 매봉중학교(교장 이정진) 특설경기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매봉클럽 넷볼부’ 여중생들의 연습 경기가 한창이었다. 넷볼의 재미에 푹 빠진 학생들은 신생 클럽답지 않은 패기로 똘똘 뭉쳤다. 지도교사인 정영수 선생님이 부임하면서 3년 만에 대전지역 4강까지 도약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다.

매봉클럽 여학생들에게 넷볼의 매력을 물었더니 “배우기 쉬워요”, “거칠지 않아요”라는 말이 쏟아졌다. 농구처럼 현란한 드리블이나 장거리슛 능력이 필요 없고, 규칙도 단순해서 금방 익히고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격하는 팀이 공을 잡으면 수비하는 팀은 90cm 뒤로 물러나야 한다. 슈터는 농구에서 오픈찬스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어서 정확도만 높으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키가 작아도 블록슛을 당할 염려가 없다. 몸싸움 자체가 없으니 다칠 위험도 적다.

넷볼 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이 적힌 조끼를 입고 코트를 뛴다. 포지션은 골키퍼(GK), 수비수(GD), 측면 수비수(WD), 센터(C), 측면 공격수(WA), 공격수(GA), 슈터(GS) 등 7명으로 팀이 구성된다.

매봉클럽 넷볼부는 ‘마을에 모여 함께 운동하고 즐기자(洞Go同樂)’는 취지에 걸맞게 학부모들의 응원도 뜨겁다. 우리마을스포츠클럽은 기존의 생활체육과 달리 일반주민과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는데 매봉클럽은 학부모강습회를 열 정도로 넷볼 사랑이 유별나다.

정영수 지도교사는 “넷볼 활성화를 위해 대전시교육청이 인근 5개 중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습회를 열었는데 매봉중학교에서만 학부모 20명이 참가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며 “중리중, 송촌중, 법동중, 회덕중 넷볼부와 일반인팀인 비래클럽을 연계해 마을단위 거점리그도 운영될 정도로 학부모들까지 넷볼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가 확산되는 데는 대전시교육청의 역할이 컸다.

‘매봉중 매봉클럽’이란 이름도 마을리그에서 구역을 가르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일종의 동호회가 학교를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보면 된다.

매봉클럽은 3년 전 정영수 지도교사가 매봉중학교에 부임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정 교사는 마을리그 6개팀 정기전을 통해 꾸준히 학생들이 실전 경험을 쌓고, 매주 수요일 오전 7시 50분부터 8시 50분까지 체력훈련을 한 것이 실력상승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또 월요일과 금요일은 같은 시간에 패스와 캐치, 스탭과 슛 등 기본기를 다지는 연습을 쉼없이 했다.

뛰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대회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배 8강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4강에 진출했고, 대전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3위까지 뛰어오르며 명실상부한 지역 스포츠 선도학교로 자리매김했다.

매봉클럽 넷볼부은 새로운 도전과제가 생겼다. 지역대회 1위를 따내 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전국대회에 진출하겠다는 꿈이다.

정 교사는 “대전 동부지역은 중리중, 용운중 등 대전지역 최강팀들이 있다. 이번 대전시교육감배에서도 1,2위를 차지한 학교들이어서 동부 1위가 대전 톱이 된다는 이야기다”라며 “학년별로 겨우 한 팀이 될까 말까하고, 포지션별로 선수 2명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선수층이 얇지만 넷볼을 배우려는 열정만큼은 최고인 팀이 됐다.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매봉클럽 학생들의 넷볼 사랑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이어갈 전망이다. 학생들은 송촌고와 동대전고, 중일고, 충남여고 등 넷볼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해 넷볼을 계속 즐기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주장을 맡고 있는 3학년 길유빈 학생(센터)은 “넷볼은 농구와 달리 신체 접촉 적고, 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스포츠여서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좋은 취미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훈련과 경기를 가지면서 같은 학년 친구들과 후배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돼서 고교 진학 후에도 넷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정세영 학생(슈터)은 “제 꿈이 검사인데 법을 지키는 직업이고, 규칙을 중요시하는 넷볼에서 꿈에 대한 동기부여를 갖는 계기가 됐다”며 “아침 훈련을 위해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습관을 통해 체력을 키웠더니 학교수업에 집중력이 좋아지고, 성적까지 오르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매봉중 최성현 체육부장은 “넷볼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마을)가 연결되고, 학생들에게도 평생스포츠를 통한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대전시교육청의 우리마을스포츠클럽이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넷볼 경기의 운영과 규칙은 대전시 넷볼협회가 제작한 유튜브 영상(아래 링크)을 참고하면 된다.

(https://youtu.be/nLGpUvTM0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