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좋아하는 인재요람, 공주고의 이유있는 '진화'
대학이 좋아하는 인재요람, 공주고의 이유있는 '진화'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9.06.13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관·재계 주름잡는 3만 파워동문 '든든'

“언제 어디서나 꿈을 향해 도전하는 학생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공주고등학교 조충식 교장은 ‘도전정신’이야 말로 미래 인재의 핵심역량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선발 기준과 같은 맥락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기존 가치의 교체와 변혁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도전’은 필수불가결한 키워드다. 더구나 새로운 기술들이 초연결(Hyperconnection)하는 시대에서 도전을 통한 지적호기심과 학업역량은 미래사회의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해법이다.

조충식 교장
조충식 교장

마침 대학들이 원하는 인재상도 같다. 창의력을 강조하고 있는 요즘 대학들은 편안하고, 정해진 방식이 아니라 불편하고, 불안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도전정신을 학생부에 ‘잘 먹히는’ 어휘로 손꼽는다.

공주고의 교육목표는 분명하다. 참다움과 참학력으로 미래를 꿈꾸는 행복한 학생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3단계 중장기 계획을 통해 교육시스템과 배움 중심 학습역량 토대를 마련했고, 올해까지 1교사 1교재 제작, 융합형 탐구동아리 정착, 국제교류 활성화 등 인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또 2021년까지 열린 교육공동체를 구축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공주고등학교는 올해 개교 97주년을 맞았다.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사에 선명한 이름을 남긴 동문들을 배출했다. 고 김종필 전 총리, 정기승 전 대법관, 김용환 전 장관, 김희수 건양대 이사장, 메이저리그 투수 박찬호 선수 등이 대표적이다.

체육관 옆 동문동산에는 대한민국의 각계에서 공주고를 빛낸 동문들의 모교 방문을 기념한 비석(모교방문기념비)이 세워져 있다.

결국 공주고가 꿈꾸는 ‘새로운 100년’은 명문학교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확장인 셈이다.

공주고가 1단계 사업으로 추진한 배움 중심 학습역량은 꾸준한 대입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공주지역 전체의 학생수가 줄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지난 3년 동안 의‧치‧한 12명, 서울대 4명, 연세‧고려대 20명, 성균관‧서강‧한양대 21명,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대 11명, 국립대 278명, 교대‧사범대 50명 등의 진학 실적을 거뒀다.

공주고는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97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새로운 100년을 꿈꾸며 대입 실적에서도 명문고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공주고는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97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새로운 100년을 꿈꾸며 대입 실적에서도 명문고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공주고의 대입 진학 비율은 수시 70%, 정시 30%다. 급격한 입시체계 변화 속에서도 정시 수능 비중이 높은 것은 그만큼 ‘공부 잘하는’ 학생층이 두텁다는 의미다.

조충식 교장은 “대를 이어 공주고의 배지를 달고 싶은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학생들의 상당수가 교과 성적이 높은 편이고, 의과대학에 진학하려는 수재들이 입학을 선호한다”며 “동문 장학회가 활발해 재학생의 30% 가까이 장학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인재들이 유입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와 정시 양쪽에서 참학력을 키워내는 공주고의 성과는 사실 교사들의 땀과 헌신에서 출발한다. 교과 수업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공유하는 교사학습공동체만 3개(봉황‧전진‧반딧불)다. 모든 게 자발적인 모임이다.

덕분에 창의융합형캠프나 고교학점제에 유연한 대응 방법도 만들어 내고 있다. 교과 간 벽을 허물고 2-3개 교과를 융합해 수업의 방법을 개선하는 것도 교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미술과 사회, 영어와 정보, 국어와 연극 등의 융합수업이 대표적이다.

과학중점학교가 아닌데도 학교가 보유한 과학정보관을 중심으로 생명과학과 물리 과목을 개설했고, 2학기에는 수학 기하‧벡터를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창의융합형 과학모델학교로 선정된 이유다.

공주고는 교육현장의 뜨거운 감자인 ‘고교학점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조 교장은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교원의 역할과 근무조건, 지위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정책이어서 어느 하나라도 엇박자를 내면 성공하기 힘들다”며 “공주고는 수업과 평가방법의 혁신, 지역사회 연계 등을 밀접하게 연결하고 있어 정책적 성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공주고는 진로‧진학에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 특히 선배 직업인을 초청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다.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군을 선정한 뒤 동문회를 통해 선배 멘토를 선정하는데 언론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떨치는 선배들이 찾아 올 때면 학교 전체가 떠들썩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동문 출신인 김정섭 공주시장이 멘토 강의에 나섰다.

공주고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야구부다. 지난 2013년 대통령배 우승 이후 성적이 다소 주춤하지만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신 대회 순위보다는 ‘공부하는 선수단’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팀 순위를 겨루는 경쟁보다는 포지션별 선수 개개인에 맞춘 성과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공주고는 글로벌 학생교류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주시 지원으로 글로벌캠프 중심학교로 선정되면서 미국 하와이와 중국, 몽골 등과 국제교류를 시작했다. 마침 지역에서 성인중심으로 활동 중인 ‘무령왕 네트워크’와 연계해 학생‧청소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조 교장은 “3만 명에 달하는 졸업생 동문들이 공주고등학교의 발전을 염원하고, 지원하고 있다”며 “미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동량을 키워내기 위해 학교와 교실에서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 등 내로라하는 사회 리더들을 배출한 공주고는 정계, 관계, 재계는 물론 체육,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파워동문들이 활약하고 있다.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 등 내로라하는 사회 리더들을 배출한 공주고는 정계, 관계, 재계는 물론 체육,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파워동문들이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