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 입시의 대장정이 곧 시작된다. 2019학년도 정시합격자 발표가 모두 마무리되면 예비 고3 학생들은 수험생의 마음으로 대입을 준비해야 한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준비 운동의 의미로 2020대입 전망과 특징을 살펴봤다.
■ 2020학년도 대입 전망 분석
2020학년도 대입은 2019학년도와 유사하다. 지난해 5월에 발표한 2020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만 봐도 전년대비 큰 변화사항이 없다. 2019학년도 주요 골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모습이다. 때문에 올해도 수시 학생부 중심의 선발과 논술 및 특기자 전형의 축소라는 전반적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대학들도 이미 한차례 선발 방법을 변경했고, 2021학년도 이후 교육과정 및 수능 개편에 대한 이슈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올해는 변화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많은 대학들이 지난해 입시를 보완하는 정도로 2020학년도 선발 계획을 발표하는 이유다.
다만, 교육부가 일부 대학에 정시 비중 확대를 주문하면서 모집 비율, 방법 등을 변경한 대학들이 있다. 또 올해부터 급감하는 학령인구 등 2020대입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주목해야 하는 2020학년도 대입 특징
△학생수 6만명 감소
매년 학령인구는 줄고 있지만 특히 220학년도를 기점으로 감소 폭이 커진다. 구체적으로 전년대비 약 6만 명이 줄어든다. 이는 서울 대학 20개의 모집 정원에 해당되는 수치다.
반면 교육부가 발표한 2020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모집 정원 감소폭은 전년대비 968명뿐이어서 올해 수험생에게 굉장히 유리한 상황인 셈이다.
물론 변수가 있다. 바로 n수생의 유입이다. 2019학년도 수능이 유독 어렵게 출제됐고, 2020학년도가 2009교육과정의 마지막 입시여서 재수생과 n수생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15개 대학, 정시 선발 비중 소폭 늘어
2020학년도 전국대학 정시 선발 비율은 22.7%로 작년 대비 1.1% 낮아졌다. 하지만 교육부가 정시 확대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정시 선발 비율을 다소 늘린 서울 일부 대학들이 있다.
성균관대와 서강대가 큰폭으로 늘렸다. 서강대는 전년대비 9.8%가 증가하였으며, 성균관대는 전년대비 12.4%가 늘어 정시 모집인원의 변화를 크게 느낄 수 있다. 반대로 건국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은 정시 비중을 다소 낮췄다. 인서울 대부분 대학들은 정시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했다.
다만, 정시 비중이 확대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위의 대학 대부분이 논술과 특기자 전형의 선발 인원을 줄여 정시 비중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에 대한 생각을 맨 앞에 둬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변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주목해야 하는 특징 중 하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많은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건국대 논술, 국민대 교과성적우수자, 성신여대 교과우수자, 가톨릭대(간호) 학교장추천은 올해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이 경우 진입 장벽이 다소 높아지다 보니 경쟁률 및 입시 결과는 작년보다는 다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 또는 완화한 대학도 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가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앴다. 동국대 논술전형, 숙명여대 논술(인문), 학생부교과(인문), 중앙대 논술, 학생부교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다소 완화하였다. 위의 경우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외 다른 평가 요소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며 수시 이월 인원도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변화는 평가 요소, 입시 결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염두에 두고 수시 및 정시 지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의대, 2019와 비슷한 규모 모집
2019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2,92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가천대, 경희대, 부산대, 인하대 등 의학전문대학원이 학부 체제로 전환하면서 의대 모집정원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그리고 2020학년도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약2,900명)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처럼 수험생의 수가 줄어드는 시기에 위와 같은 의대 정원은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적으로 2019학년도 수시, 정시 경쟁률만 보아도 지원자 수는 전년대비 늘었지만 모집 인원의 증가로 전체 경쟁률은 감소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더욱 두드러질 수 있으며 이는 의대 입시 문턱이 다소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의대 입시는 결코 쉽지 않다. 까다로운 학력 기준을 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의대 진학의 희망하는 수험생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수능 성적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영어 영역, 시험 난이도 논란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전략 과목으로 부상하였고, 정시의 경우 영어 평가 방법에 따라 점수 유불리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 두 번의 시험을 거치면서 '난이도'가 매번 이슈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학년도 수능은 역대급 시험이라고 할 정도로 사회탐구를 제외한 모든 영역의 난도가 높았다. 여기서 맹점은 위와 같은 시험에서 절대평가 영역이 굉장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시험이 어려워 원점수가 하락할 경우 상대평가인 과목은 위치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절대평가 과목은 그만큼 상위 등급 확보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2019학년도 수능 영어 1~3등급에 해당하는 누적 비율이 전년대비 약 17% 정도가 줄어든 반면 4등급 이하부터는 전반적으로 누적 비율이 증가했다.
절대평가인 시험에서 난이도의 영향력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정도를 예측할 수 없다 보니 수험생 스스로가 어려운 시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예비 고3이라면 지금부터 수험생의 자세로 대입을 준비해야 하며 아직 모집 요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2020 전형계획안을 토대로 목표대학의 지원 전략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며 "남은 겨울방학을 활용하여 앞으로 수험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자신이 무엇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