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입개편안, 어떤 고교 진학이 유리할까?
2022 대입개편안, 어떤 고교 진학이 유리할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10.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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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유형별 진단

2022학년도 대학 입시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이 긴 고민에 빠졌다. 어떤 고교 유형을 선택해야 3년 뒤 대학입시에서 좋을 성과를 낼 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특정 유형의 고등학교 진학이 반드시 입시 성공으로 귀결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고교 유형을 선택하고자 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의 도움말로 일반고와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등의 유형과 대입 유·불리를 진단했다.

■ 일반고

일반고는 가장 대표적인 형태의 고등학교다. 여러 유형의 학교 가운데 숫자가 가장 많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비해 자율성이 적지만 필수이수 단위를 축소하고,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범위 확대로 운영의 자율성 및 유연성을 늘리고 있다. 외국어·예체능·직업 등 다양한 학교내 진로 집중과정도 개설해 운영한다.

일반고는 특목고나 자사고와 달리 지역별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성적 분포가 대체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따라서 내신 성적 관리가 특목고, 자사고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 주목 받는 것은 ‘정시 수능 위주 전형 30% 이상 확대’다. 이 부분만 강조한다면 일반고 진학은 대입에 불리하지 않다. 물론 이번 대입 개편안에서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을 30% 이상 운용한 대학은 정시 비율을 자율에 맡긴다’는 부분이 있다. 매우 중요한 대입 개편 내용이다. 전형 운영은 대학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학생부교과전형은 대학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선택권이기 때문에 성실성을 바탕으로 내신 관리에 자신이 있는 중3 학생이라면 일반고 진학이 유리할 수 있다. 또 우수한 내신 성적을 받을수록 학교장추천이나 관심 등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대입에 유리한 조건이다.

반면, 교육과정 운영상 과목별 필수 이수단위가 자사고보다 높게 설정돼 있어 학생별 맞춤 수업에 제약이 있고, 특목고처럼 특정 분야의 전문, 심화 교육을 할 수 없다. 또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를 위한 비교과활동 프로그램을 학교가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어 체계적인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특목고와 자사고에 비해 내신 관리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학생에 따라 다양한 활동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 학생부 개편으로 특목‧자사고에 비해 불리하다고 생각해왔던 ‘수상경력, 자율동아리’의 기재 사항이 간소화돼 성실한 학교생활을 유지한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강점을 드러낼 수 있다.

■ 특목고

특목고는 고교 설립 목적에 따라 세부 유형을 나눌 수 있다. 외국어고(외국어 능숙 인재 양성), 국제고(국제전문 인재 양성), 과학고(과학인재 양성), 예술·체육고(예술인 및 체육인 양성),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 인재 양성)가 있다.

분야별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보통교과 외에 전문, 심화 교육을 실시하며 일반고에 비해 교과 편성의 자율성이 확보돼 있어 다양한 교내 활동 및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한다. 이러한 교육과정으로 인해 대학별고사 및 심층구술 등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비율이 30% 이상 확대된다는 발표가 나오자 마자 특목‧자사고에 대한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특목고는 진로와 진학 목표 계열이 정해진 수준 높은 학생들이 모여 있어 수능 학습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시 전형을 중심으로 하는 과학고‧국제고보다는 외국어고에 국한된 예측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분야별 전문 인재 양성’이라는 분명한 목표에 따라 정규 교과 외에도 학교의 특수 분야(과학‧외국어‧국제)에 맞는 특화 프로그램(예: 논문 발표회, 독서 프로그램, 봉사활동 인증제 등)을 운영하는 점은 학생만의 진로‧진학 연계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 지원 시 유리한 편이다.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의 경우,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따라 정시 비율을 30% 이상 확대한다 하더라도 학생부종합전형은 상위권 대학에서 주요 전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목표 진로가 분명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할 학생이라면 특목고 지원을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특목고는 지원동기와 지원계획을 확인해 학교의 설립목적, 교육과정에 부합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특목고 재학 중 진로가 바뀌게 되면 학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또 우수한 학생들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내신 관리의 어려움과 한계가 있어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을 고려한다면 매우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자사고

자사고는 상위 범주는 자율형 고등학교다. 그 중 사립고에 해당되는 학교가 자사고다. 설립 목적부터 사립재단의 교육 자율성 확보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고등학교 유형 중에서 교육과정이 가장 자유롭다.

특정 계열에 치중된 특목고와는 달리 인문/자연계열 모두 모집하며, 여러 가지 학업 외 활동의 종류와 폭이 다양하고 넓게 진행된다. 학교별로 상이할 수 있으나, 대체로 주요 과목의 이수 단위가 높게 집중 편성되며 토론, 발표형식의 수업이나 자기 주도 학습 환경이 잘 조성돼 진행된다.

이렇게 다양한 수업 방식은 학교생활기록부 항목 중 ‘교과학습 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재 시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전공에 대한 관심, 기초학문에 대한 소양, 자기주도성 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부에서 중요한 항목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사고 진학 후 수업에 충실히 참여한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자사고는 특목고와 달리 진로나 계열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에 제약이 없어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교육과정 자율성을 바탕으로 이공‧자연계열, 인문‧사회계열, 의‧치‧한‧의대까지 학생이 목표한 모든 진로에 대한 교과, 비교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교육과정이 유연하기 때문에 중도에 학생의 진로가 바뀌더라도 학습과 추가 활동을 병행하는 데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또 수시는 물론 정시까지 대비 가능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자사고가 가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특목고와 마찬가지로 자사고 또한 학교 특징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 우수한 교사진과 재학생,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인해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수능 학습 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자사고는 학교가 운영하는 자율적 교육과정에 학생의 자율적 참여가 동반되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따라서 학생 스스로 명확한 목표의식이 있고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전형이 여러 가지라 모든 전형을 모두 대비하고자 하다 어느 것 하나 강점을 보이지 못할 수 있으므로, 고3 진학 후 혼선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초반에 자신의 진로, 강점에 맞는 목표 전형을 신중히 선택하여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또 자사고도 특목고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내신 경쟁으로 인해 상위권으로 들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

■ 결론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결국 모든 고교 유형은 각각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고, 무조건 일반고 진학이 불리하거나 특목‧자사고 진학이 대입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고교를 선택할 때 중시해야 할 것은 선택의 목적이며 내신 관리를 목적으로 일반고에 진학했으나 내신 관리에 잘하지 못했을 때, 다양한 학교 활동을 위해 진학한 자사고에서 목표했던 만큼 학교 활동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 유·불리를 따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자신의 특성과 목적을 더 잘 살릴 수 있는 고교 유형이 ‘나에게 유리한’ 고등학교이며, 어느 곳을 진학하든 자신이 얼마만큼 노력하는지가 2022학년도 대입 성공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고교 선택에서 입시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파악과 목표 설정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