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작업실] : : ③ 인간을 사랑한 화가 정장직
[화가의 작업실] : : ③ 인간을 사랑한 화가 정장직
  • 교육사랑신문
  • 승인 2018.09.0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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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도복희가 바라 본 화가의 작업실

줄장미 가득한 초여름 담장 아래를 걸어, 화가는 천천히 작업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지기 위해 그는 가장 무거운 침묵의 공간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자신과 가장 깊숙이 마주할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고단하고 분주한 일상을 내려놓고서야 비로소 마음으로 만져지는 것들, 화가는 그곳에 가기 위해 곡예 하듯 삶을 살아냈고, 그림과 치열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방대한 작업량은 그 사랑의 흔적이고 화가가 그림에 쏟아 부은 열정이 어떠했는가를 짐작하게 하고도 남았다.

픽토그램의 작가 정장직,
그는 1990년대 이후 얼굴 추상을 다양하게 변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인간의 얼굴은 삶의 총체적 흔적이다. 지금 당신의 얼굴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역사이고, 그 역사의 흔적을 간파하지 않고서는 어떤 얼굴도 참 모습에 다가설 수 없다.”고 화가는 말한다. 바로 이것이 형상에 관한 미학적 진실이다. 곧 사람의 얼굴은 오직 그 사람만이 걸어온 삶의 진실을 보여준다. 

정장직 화가의 작품은 회화이면서 동시에 상징 언어이고 의미체계이다. 그는 스스럼없이 드로잉하듯 이미지와 마주치고 그 마주침의 우연적 필연성을 얼굴 추상으로 창조한다. 그 추상은 그가 세상에 던지는 샤먼적삶의 메시지이다. 

도안화 된 그림의 모티브는 음양의 이치에서 찾을 수 있다. 즉 8괘의 조합이 이루어내는 64가지의 괘를 형상화 한 것, 자연과 세계의 원리를 설명한 주역의 64괘가 화가의 작업을 통해 제각기 다양한 인간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한 순간도 같은 적이 없다. 순간만 존재할 뿐 끝없이 변화한다. 풍경의 일원인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의 흐름  안에서 다양한 순간을 포착해 캔버스에 옮기는 작가는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을 결코 거두지 않는다.

진천군생거판화미술관 기획 초대전으로 정장직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Face & Face"란 타이틀로 2017년 6월 4일까지 두 달 동안 관객들과 소통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970년대에 시작한 등사판화 작품, 1990년대에 등장한 ‘페이스 드로잉’그리고 2010년부터 작업하기 시작한  ‘행운을 주는 픽토그램’을 보여주어 많은 관객들에게 내적 풍요로움을 제공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우송대학교 교수를 역임하면서그는 창작을 위해 치열하게 시간을 다투며 살아왔다. 개인전과 초대전 왕성한 작품활동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뿌리내리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과천, 서울, 대전시립 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진천 생거판화미술관에서 그의 그림을 보고 돌아 나오면 바로 옆 종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앞에서 화가는 범종을 울렸다. 맑은 하늘로 퍼져 나가는 종소리처럼 그의 작품들이 세상 속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 현재 그의 작품세계 '행운을 부르는 픽토그램'은 보는 이들에게 커다란 삶의 위로와 행운을 선물한다. 

글_도복희 시인

기획_제작 / 모둠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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