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봉사 어떠세요?
이런 봉사 어떠세요?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07.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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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외고 송은지 학생의 진로 멘토링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핵심 키워드는 '꿈'과 '끼'다. 쉽게 말해 '하고 싶은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는 과정이다. 다른 말로는 진로와 직업이다.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한국 교육의 화두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꿈을 꾸라고 말하고, 일찌감치 진로를 찾는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정작 교육계 어디에도 꿈을 꾸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여전히 학습법만 되뇌이고 있다. 대입 제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만 할 뿐 솔루션은 가르쳐 주지 않는다.

지난 24일 대전 중구의 캡이지학원에서 열린 '선배에게 듣는다. 대전외고 Q & A'는 이런 질문과 궁금증을 시원하게 날려주는 진로멘토링 봉사였다. 두시간 남짓 진로멘토링에 나선 송은지 학생(대전외고 1·프랑스어과)은 충남여중 1학년과 대성중학교 1학년 후배들에게 대전외국어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했다.

대전외고의 설립 취지와 외고 졸업생들의 진로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대전외고에 진학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설명했다. 물론 전제 조건은 있다. 성적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다만 성적은 외고 선발전형에서 요구하는 것을 충족해야 하는 것이어서 엄밀하게 말해 멘토링은 아니다.

이날 송은지 학생이 전하고 싶었던 진로멘토링의 핵심 주제는 '꿈'이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교사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꿈을 위해 많은 책을 읽고, 학교 공부에 열심히 매진했어요. 그러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꿈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언론인을 꿈꾸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로탐색이 빠를 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나를 어필하는 이력은 학교성적과 성적 이외의 것(비교과)으로 구성되는데 확실하게 진로가 설정되면 비교과 이력을 만들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송은지 학생이 말한 비교과 이력이란 자율활동, 동아리,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이다. 특히 대전외고 진학을 준비하면서 진로와 동아리 활동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강조했다.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세우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교생활기록부를 채웠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중학교 때 했던 활동이력은 과목반장, 멘토멘티, 윤독도서위원, 예술제도우미, 학교홈페이지제작 도우미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통일글짓기대회, 통일토론대회, 감사편지쓰기대회, 영어팝송부리기대회 등에 참가했다.

"각종 대회 경력은 다다익선입니다.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사실 대전외고는 면접이 굉장히 중요해요. 저는 방송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신문의 중요성과 가치에 눈을 떴어요. 매일 틈이 나는대로 신문을 읽으면서 시사와 트랜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요. 외고 면접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이런 것은 교과서에서는 알 수 없잖아요. 공부라는 것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 외에도 진로활동과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송은지 학생이 멘토링 특강에 나선 것은 이유가 있다. 대전외고는 학교 차원에서 모교 방문을 통한 외고 신입생 선발에 대한 설명을 장려한다. 방학 전에 모교인 충남여중에서 중3 후배들을 위해 한 차례 강연을 하면서 의외로 많은 후배들이 진로진학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자신이 겪었던 중학교 1학년 때의 무계획했던 시간에 대한 후회가 일종의 책임감으로 변했다.

"제 동생이 중학교 1학년이예요. 마침 동생 친구들이 대전외고 진학에 관심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진로멘토링에 나선 솔직한 마음은 저 역시 그 때가 가장 아쉬웠기 때문이에요.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서 시간을 낭비하기도 했고, 무의미하게 보냈거든요. 그걸 깨우치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생이 다니는 학원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빈 시간을 이용해 강의실을 빌려 진로멘토링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의외로 많은 후배들이 관심을 보여줬어요. 대전외고 진학에 대한 저의 노하우를 전한다는 생각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매진하는 것을 돕고 싶었습니다."

김동준 캡이지학원 원장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후배들을 위해 나서 준 것이 참 대견스럽다. 최근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중심전형(수시)가 대세가 되고 있는데 어른들의 조언보다 바로 위 선배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강의실을 내줬다"며 "대학들의 인재선발 기준이 더이상 점수로 줄을 세워서 뽑지 않고, 진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만큼 송은지 학생의 진로멘토링은 좋은 귀감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