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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되는 '학부모 상담' 해결법
고민 되는 '학부모 상담' 해결법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04.06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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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새 학년 새 학기가 되면 학부모 총회와 학부모 상담주간이 진행된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하고, 또 듣고 싶지만 솔직히 다 큰 어른이라도 왠지 모르게 ‘학교’, ‘교실’은 친숙한 공간이 아니다. 게다가 매번 뭘 묻고 뭘 들어야 할지 고민되고, 부담스럽다. 하지만 ‘학부모 상담주간’은 매우 중요한 행사다. 차분하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들을 지를 정리하면 한해 동안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다.

여전히 ‘학부모 상담’이 낯선 학부모라면 ‘스터디홀릭 강명규쌤(www.studyholic.com)’의 조언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이하 Q&A)

Q1. 학년초가 되면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도 열고 개별상담도 하는데 이런 행사들은 모두 참석해야 되나요?

"당연히 참석하시는게 좋습니다. 학부모 총회를 참석하셔야 올해에 우리아이 학교가 어떻게 돌아갈지 아실 수 있고, 학부모 개별상담도 참석하셔야 선생님 눈에 우리 아이가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아실 수 있거든요."

Q2. 학년 초에는 선생님이 우리 애에 대해 아직 파악도 제대로 못하셨을 텐데 학년 초에 학부모 상담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

"학부모 상담은 선생님께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는 의미도 있지만 선생님들이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도 큽니다. 선생님도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부모님의 교육철학이나 희망하는 진로는 무엇인지 궁금하거든요. 학교와 가정이 일관성있게 아이들을 가르쳐야 되니까요. 그래서 1학기 상담은 선생님께 우리아이에 대한 정보를 드리는 상담이고, 2학기 상담이 우리가 선생님께 듣는 상담이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Q3. 상담을 가서 선생님께 무슨 이야기를 해드려야 되나요?

"아이의 성격이나 희망하는 진로에 대해 이야기해드리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저희 애는 밖에 나가서 뛰어노는 것보다 집에서 뭔가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주말에 집에 있을 때 보면 혼자서 로봇같은 것을 몇 시간씩 만들고 있거든요. 예전에 밤새서 만든 적도 몇 번이나 있다니까요’라는 식으로 이야기해드시는거죠. 그러면 선생님께서 아이를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감을 잡을 수 있거든요. ‘아~~ 철수가 로봇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군요. 그러면 대학은 로봇공학과나 기계공학과 쪽을 생각해보면 좋겠는데요. 마침 우리 학교에 로봇동아리가 있으니까 이번 기회에 로봇동아리에 들어가보고, 교내대회는 물리대회를 준비시켜보면 좋겠네요. 마침 이번에 로봇공학과에 합격한 선배가 있으니까 그 선배 학생부도 참고해보면 좋겠어요’라는 식으로요."

Q4. 중학생 부모님들도 상담할 때 진로나 진학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나요?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상담하실 때 꼭 말씀드리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학생부에 관련내용을 써넣을 수 있거든요. 중3 부모님들을 상담하다 보면 ‘우리 애를 외고에 보내려고 했는데 학생부에 그런 내용이 하나도 없더라고요’라면서 불평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관련 내용이 적혀 있지 않은 이유는 학교에 미리 이야기하지 않으셔서 학교도 몰라서 그런 겁니다. 따라서 특목고나 자사고 등 선발형 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중학교 1,2학년 때부터 학교에 꼭 이야기하시기 바랍니다."

Q5. 상담받을 때 아빠도 같이 가는게 좋은가요?

"아빠까지 같이 가면 선생님이 불편해하지 않겠어? 라면서 참석을 꺼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빠도 함께 가시는게 좋습니다. 아빠가 함께 가시면 ‘이 집은 아빠도 아이한테 관심이 많구나’라면서 선생님이 더 좋게 보시거든요. 애들도 겉으로는 ‘아, 됐어. 아빠는 오지마!’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좋아하더라고요. 아빠가 자기한테 관심 가져준다면서요."

Q6. 맞벌이라서 낮에 시간내기가 힘든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요즘은 맞벌이 부모님들을 위해 저녁 상담을 운영하는 학교도 많이 늘었습니다. 올해는 전체 초중고등학교의 약 61.1%인 6,500 여개 학교에서 저녁상담을 운영할 예정이거든요. 작년에는 약 6,000개 학교에서 저녁상담을 운영했는데 올해는 더 늘어난거죠. 그래서 저녁 때라도 상담을 꼭 가보시는게 좋습니다."

Q7. 저녁상담은 몇 시까지 가능한가요?

"학교나 선생님에 따라서 다른데 일반적으로 7시 정도까지는 상담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매일 7시까지 남아계시지는 않다 보니 상담신청서 작성하실 때 희망날짜에 여러 날짜를 적어주시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선생님이 상담시간표 짜기가 좋거든요. 그리고 가정통신문에는 저녁 7시까지 가능하다고 적혀있어도 정말 가능한지 선생님께 문의해보는게 좋습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는 선생님들이 5시면 대부분 퇴근하다 보니 가정통신문에는 7시까지 가능하다고 써있어도 막상 전화해보면 4시 반까지는 와달라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럴 경우에는 전화상담이라도 신청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식으로든 상담에 참여하셔야 선생님께서 ‘이 아이는 엄마가 신경쓰는 아이구나’라고 생각하며 더 신경쓸 수밖에 없거든요. 부모님이 별로 신경 안쓰는 아이라고 생각되버리면 선생님 관심에서도 멀어질 수 있습니다."

Q8. 상담시간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상담시간은 선생님에 따라 다른데 보통 30분 정도면 끝납니다. 그래서 상담을 오실 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질문은 뭘 하면 좋을지 미리 적어오시는게 좋습니다. 안 그러면 상담끝나고 돌아갈 때 ‘아차, 그거 이야기 했어야 되는데’라면서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상담시간은 꼭 지켜주셔야 됩니다. 늦게 오시거나 상담시간을 초과하시면 다음 차례 부모님의 시간을 빼앗게 되거든요. 그런데 막상 이야기하다 보면 30분이 정말 금방 지나갑니다. 그래서 오늘 모든 걸 다 듣고 가겠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첫 상담은 그냥 가볍게 진행하시고 나중에 추가상담을 또 요청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상담하실 때 보면 선생님이 우리아이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실 때가 있어요. 그러면 부모입장에서는 기분도 나쁘고 화가 나기 쉽습니다. ‘어, 이상하다? 저희 애는 그럴 애가 아닌데요’라면서요. 그런데 이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시면 선생님이 더 이상 이야기하기 어려워지니까 조용히 들어보시면서 상황을 파악해보시는게 좋습니다."

Q9. 선생님들이 부모님한테 경감심을 주기 위해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요?

"그런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3월 상담에서는 왠만하면 안 좋은 이야기는 안 하세요. 자칫하면 ‘우리애가 벌써부터 선생님한테 찍혔구나’라는 인식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안좋은 이야기를 한다면 정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지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돌려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몇 가지 알려드릴 테니 혹시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면 ‘아~~ 이게 이런 의미구나’라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Q10. 몇 가지 예를 들어주시지요.

"예를 들어 ‘철수가 굉장히 활달하고 기운이 넘치던데 집에서는 어떤가요?’라고 이야기한다면 우리 애가 학교에서 상당히 산만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발 자제 좀 시켜달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철수가 아직 공부에 흥미가 없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면 ‘공부가 많이 부족하니까 집에서 공부 좀 시켜주세요’라는 뜻이지요. 또한 ‘친구관계에도 신경을 조금 써주시는게 좋겠어요’라고 이야기하면 왕따 조짐이 있으니까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달라는 뜻입니다. 선생님들이랑 이야기할 때 보면 ‘조금’이라는 표현을 종종 쓰시는데 부모님들께서는 이 말을 ‘많이’라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선생님들은 부모님들이랑 이야기할 때 최대한 완곡한 표현을 쓰시거든요."

Q11. 상담하러 갈 때 선물까지는 아니어도 같이 나눠마실 커피나 음료수정도는 가져가는게 좋을까요?

"요즘은 김영란법 때문에 캔커피 하나 들고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가져오지 마시라고 미리 공지하는 학교도 많지요. 그래도 가방에 넣어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계시다 보니 아예 교문에서 가방검사를 하는 학교도 있더라고요. 그러니 상담가실 때는 부담없이 가셔도 됩니다. 선생님께 뭔가 잘 보이고 싶으시다면 요즘은 선물을 하시기 보다 학교에서 하는 각종 학부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게 더 좋지요."

Q12. 상담하러갈 때 주의사항은 뭐가 있을까요?

"상담을 하다 보면 마음이 답답한 나머지 선생님께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선생님께 아이의 약점이나 험담은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선생님들이 걸러서 듣기는 하지만 선생님도 사람이다 보니 한 번 듣고나면 아이를 바라볼 때마다 그 말이 떠올라서 선입견을 갖게 될 수 있거든요."

Q13. 총회나 상담 끝나고나서 엄마들끼리 반모임도 많이 하는데 여기도 참여하는게 좋은가요?

"총회나 상담이 끝나면 엄마들끼리 커피숍 같은데 모여서 반모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SNS를 통해서도 반모임을 많이 하시고요. 이런 반모임에 참여하시면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비공식적인 정보들도 얻을 수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이 집에 와서 이야기하지 않는 내용들도 다른 엄마 통해서 알 수 있고요. 그런데 반모임에서 너무 친해지다 보니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속내를 털어놨다가 소문이 퍼져 난처한 상황이 생기는거죠. 그러니 반모임은 참여하시되 어느 정도 거리는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반모임에서 만난 엄마들에게 다른 엄마 험담을 하시거나, 우리집 가정사를 이야기하셔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비밀로 한 이야기도 금방 살이 붙어서 퍼져나가더라고요. 엄마들끼리 한 이야기인데 아이들까지 다 알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