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독해력'이 대입 성패 가른다
'비문학 독해력'이 대입 성패 가른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7.12.0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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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영역 갈수록 어려워져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영역은 ‘불수능(어려운 수능)’의 화룡점정이 됐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국어의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수능에서는 순수 비문학인 ‘기술(디지털통신용 부호화)’과 ‘경제(환율의 오버슈팅)’ 지문이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제시문 자체가 길고 어려워 독해 시간을 꽤 많이 잡아먹었고, 낯선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독해력’을 길러야 앞으로 대입 수능 국어 영역에서 고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가 거듭될수록 길고 정보가 많은 지문을 바탕으로 까다롭게 출제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제일학원 이윤 논구술연구소장은 “수능을 코 앞에 두고, 독해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초등 저학년 때부터 책을 꾸준히 읽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문학을 접하는 빈도를 늘리면서 주제 찾기와 어휘 개념을 명확히 파악하는 연습을 꾸준히 진행해야 독해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초등 고학년 교과부터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고 평소 접하지 못한 용어가 다수 등장한다”며 “정보글에 대한 친숙함과 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3-4학년 무렵부터 정보도서를 읽어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물론 독해력을 키우는 ‘비문학 학습법’도 있다. 기사 형태의 뉴스를 접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비문학의 ‘낯섦’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사 콘텐츠’만한 것이 없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분야 당 하나의 기사를 골라 읽거나, 하루에 기사 1개를 정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길고 낯선 기사들을 자주 읽게 되면 향후 비문학 지문을 처음 접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핵심 내용, 논지 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오용순 연구소장은 “비문학에 대한 적응력과 독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다양한 영역과 소재의 정보글을 두루 접해볼 필요가 있다”며 “작년과 올해 수능에서 ‘보험’, ‘기술’, ‘경제’ 지문의 변별력이 높았고, 향후 수능에서도 과학, 철학, 예술 등 전문 분야와 관련된 지문이 대거 제시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독해력을 좀 더 향상시키려면 기사를 읽는 것에서 끝내기 보다 주제나 핵심을 찾아보는 추가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문단 별로 중심 내용을 찾아 밑줄을 치거나, 기사를 스크랩한 뒤 드러난 정보를 간단히 나열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마인드맵이나 도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기사를 통해 생소한 지문에 대한 적응력을 길렀다면 다음은 글의 핵심을 찾는 연습이다. 수능 국어에서는 주제와 연관된 질문 유형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복잡하고 긴 비문학 지문을 접했을 때 빠르게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시간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다.

핵심을 짚는 연습은 ‘요약하기’가 가장 좋다. ‘요약’은 단순히 글 속에 밑줄을 그어 둔 중심 문장들을 연결하여 적는 것이 아니다. 중심 어휘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글에서 핵심이 되는 단어들을 찾아보고, 주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본 다음 ‘주제 + 상세화’ 형식의 두괄식으로 요약하는 기본적인 방식을 익혀두면 효과적이다.

이런 훈련을 반복한 다음은 글의 구조를 살리며 요약하는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 ‘원인과 결과’를 보여주는 글의 경우, 지문에서 말하는 중심 주제의 원인이 무엇이며, 그에 따라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요약해야 한다.

‘비교와 대조’로 구성된 글은 비교와 대조의 대상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주장하는 글이라면, 글쓴이가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한두 문장으로 적은 후에 제시하는 근거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자.

기사 콘텐츠 이외의 비문학 도서를 읽을 때에는 문학 도서와의 ‘비교 독서’가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수능 국어에서 새로운 출제 경향으로 떠오르고 있는 ‘복합형 제시문(다른 장르의 문학끼리, 혹은 문학과 비문학을 하나의 제시문으로 묶어 출제하는 방식)’에도 대비할 수 있는 방식이다.

‘비교 독서’는 주제나 소재 별 연관성이 있는 도서를 묶어 읽고, 연계하여 이해하는 방식을 말한다. 글을 깊이 있게 읽어내게 할 뿐 아니라, 주제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국가’를 소재로 한 비문학 작품 ‘플라톤, 이게 나라다!(이성주?생각비행 펴냄)’와 문학 작품 ‘모래톱 이야기(김정한?‘한국문학명작선’ 2권 수록 작품)’를 읽고, 각 작품에서 국가를 어떻게 정의하고 표현하고 있는지,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비교하며 정리해 보는 식이다. 이를 기반으로 ‘내가 생각하는 국가의 역할’에 대해 서론과 본론, 결론의 형태로 이루어진 글쓰기까지 진행한다면 소재 및 주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