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어머님들, 고교 선택 어떻게 하시나요?
중3 어머님들, 고교 선택 어떻게 하시나요?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7.10.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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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성향 분석이 첫걸음

 

대입으로 가는 첫 단추는 고등학교를 잘 선택하는 일이다. 그만큼 고교 선택은 힘들다. 진학과 입시에 사용되는 단어들이 하나같이 낯설고 복잡하다 보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정보가 너무 없고, 어느 고등학교를 선택할 지도 고민이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고교 커리큘럼'이다. 고등학교마다 나름의 특징이 있는 커리큘럼이 있는데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눈여겨 보는 부분이다. 자녀가 가고자 하는 대학에 맞춤형 커리큘럼을 보유한 고등학교를 찾아낸다면 성공적인 대학 입시의 출발이 될 수 있다. 입시 명문 제일학원의 도움말로 고교 커리큘럼처럼 고교 선택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꼼꼼하게 따져봐야할 조건들을 살펴봤다.

◇고등학교 어떻게 선택하나?
고교 선택은 우선 학교의 유형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고등학교는 일단 선발시기에 따라 '전기고'와 '후기고'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전기고인 전국 20개 과학고가 지난 8월부터 학생 선발전형을 시작했고, 9월에는 전국단위 자사고(민족사관고·상산고·하나고 등 10개) 입시가 시작됐다. 10월과 11월은 마이스터고와 예술고, 외국어고, 국제고, 광역단위 자율형사립고의 신입생 선발전형이 진행된다. 이 시기에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교들이 '전기(前期) 고등학교'다.

'후기(後期) 고등학교'는 전기고 전형이 끝난 뒤인 12월에 학생을 뽑는다. 자율형공립고와 일반고가 해당된다.
일반고는 시·도별로 모집한다. 경북, 울산, 제주 지역은 고입 선발고사를 치르고, 평가에 반영한다. 같은 후기고인 자율형공립고는 평준화 지역에서는 일반고와 동시에 추첨으로 선발하고, 비평준화 지역은 동시에 지원받되 성적에 따라 자공고와 일반고 신입생을 나눈다.

대전지역의 경우, 2018학년도 전체 고교 선발인원(전국단위 선발 영재고 및 전국단위 자사고 제외)은 일반고 및 자공고 1만540명, 특성화고 2600명, 마이스터고 280명, 광역단위 모집 특목고 699명(동신과고 80명, 대전외고 250명, 대전체고 105명, 대전예고 264명), 자사고 700명(대성고 350명, 대신고 350명) 등 총 1만4719명이다.

◇어느 고등학교가 좋은가요?
중3 학부모들이 한결같이 묻는 질문이다. 막연히 의대나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고교 선택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자녀의 진로와 학업역량이다.
상위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를 일반고에 보내야 내신 따기 쉽다'는 식의 근거없는 믿음이 의외로 많이 퍼져 있다. 물론 의대 진학에서 학교장추천전형을 노리고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기는 하다. 사실 일반고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명문대 진학률, 수시 실적, 집에서 가까운 지 여부 등이 선택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자녀가 입학할 고교가 '수시'에 강한 학교인지, 여전히 '정시' 중심 학교인지, 내신과 비교과를 모두 챙길수 있는 학교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자칫 내신 경쟁률만 의식하다보면 해당 고교의 면학 분위기나 수시 실적 등 대입의 중요한 변수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명문대 진학률 보다 수시실적을 살피는 것이 질문의 답이 될 수 있다.

학교가 어떻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처하는 지도 꼭 살펴봐야 한다. 학생부를 관리하고 기록하는 교사의 역량이 학생의 대학 합격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예전 입시에서는 학생 개인의 학업 역량 만으로 명문대 진학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고등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 입사관들이 비교과가 포함된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생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선호도가 높은 고등학교는 우수 학생들의 쏠림으로 상위권 진입 장벽이 아주 두텁다. 그런 고교일수록 상대적으로 내신평가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면학분위기가 좋고, 대입 실적을 낸 학교의 특성이 입학사정관들의 정성평가에 고려되는 장점이 있다. 고교를 선택할 때 학종 진학 실적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다. 일단 수도권 주요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이 높다.

학종 진학 실적이 높은 학교일 수록 학교 교육과정이 학생 성장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교과목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게 구성돼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충실히 관리하고 기록해주는 고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종 진학 실적은 학교가 따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를 파악하려면 발품이 필요하다. 주로 예비 고1을 위한 학교 설명회때 자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가급적 설명회에 참석해 보는 것이 좋다.

◇고교 커리큘럼과 대학입시 상관관계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적용되는 2015 개정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 없음 ▶통합과학, 통합사회 등 공통과목 도입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이라는 4가지 큰 특징을 갖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현재 중2 학생부터 수능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4가지 특징 중에서 '고교 선택'이라는 기준에서 유의미한 부분이 '진로선택과목' 부분이다.
진로선택 과목은 예를들어 수학의 경우 실용수학, 기하,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 등이 포함되는데 일반선택 과목에서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까지 다루는 것과 차이가 있다. 바로 이것이 문이과 구분의 유무나 수능절대평가의 도입과 관계없이 대학에서 학생의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사용될 전망이다. 앞으로 고교 성취 평가제와 수능 절대평가 등의 확대로 개별 학생의 학업능력 평가 변별력이 낮아지는 상황이 거듭되며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도입할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상위 11개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전형에서 수시모집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기온 제일학원이사장은 "자녀의 고등학교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둬야 할 것이 고교 커리큘럼이며 다시 말해 고등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 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학생의 진로나 성향, 학업역량 등이 학교의 교육과정과 진학지도 시스템과 맞아 떨어져야 3년 뒤 대학 입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학급수와 계열별 학급 편성도 변수
고교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살펴야 할 또 한가지는 고교의 개설 학급 수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 일수록 내신 등급 산출에서 유리할 수 있다. 대전지역 일반고 및 자율형공립고의 경우, 2017학년도 모집정원이 2016년(1만2130명) 대비 1590명이 감소한 1만540명에 그쳤다. 대전지역 43개 일반고 및 자율형공립고 가운데 학급수가 10학급 이상인 학교는 노은고, 남대전고, 대전여고, 송촌고, 충남고, 동산고, 명석고, 보문고, 서대전고, 유성고, 둔산여고, 충남여고, 호수돈여고, 대덕고, 괴정고, 도안고, 둔원고, 만년고, 반석고, 용산고, 전민고, 지족고, 동대전고, 동방고, 우송고, 한밭고 등 26개 학교다.

계열별 학급 비율도 고교 선택의 중요한 요소다. 자연계열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자칫 진학하려는 고교의 인문계 반편성 비율이 두드러지게 낮다면 내신 등급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해당 고등학교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학교 현황 자료를 찾아보면 인문 및 자연계열별 반편성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