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시골 학교의 반란? 화산중, 인기 비결은?
[학교탐방]시골 학교의 반란? 화산중, 인기 비결은?
  • 조남형
  • 승인 2017.10.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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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최초 자율중학교... 서울.인천.대전 등 전국 대도시서 진학 열풍

 

‘사교육 없는 전국 최초 자율중학교’, ‘6년 연속 전국단위 교과교실제 최우수 학교’

2000년 초반 학생수 급감으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전북 화산중학교에 대한 수식어다. 2017년 10월 현재 화산중 전체 학생수는 342명이다. 이중 화산면 출신은 51명, 전북지역 출신은 100명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서울 26명, 경기 32명, 대전 35명, 충남 20명, 광주 20명 등 전국 각지의 대도시 학생들이 진학했다.  한 학년에 100명을 겨우 웃도는 자그마한 농촌 시골학교에 대도시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가 뭘까?

◇규모는 작아도 진학실적은 '엄지 척' 

화산중이 대도시 학부모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빼어난 진학실적이다. 2016학년도 졸업생(105명) 고등학교 진학현황을 보면 과학고와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 6명, 전주상산고(6명), 천안북일고(3명), 충남삼성고(3명), 익산남성고(7명) ,  공주사대부고(3명), 공주한일고(2명) 등 전국 각지의 자사고와 명문고 합격생을 꾸준히 배출하고있다. 2015학년도에도 외고 2명, 국제고 1명, 과학고 2명, 상산고 3명이 진학했다.

화산중은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만큼 사교육에서 자유롭다. 모든 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정규수업이 끝난 후 방과후학교 특강 및 자기주도학습이 이어지는데 보통 오후 9시까지 이어진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후 11시까지 자율학습을 한다.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이 끼어 들 틈이 없는 것이다.

 

◇교과교실제 등 자율중학교 운영의 묘 탁월

화산중은 자율학교다. 교장 임용, 교육과정 운영, 교과서 사용,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성을 갖는 학교다. 자립형 학교와 달리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다. 주로 농어촌 고등학교가 대상인데, 중학교로는 화산중이 1호다.

작은 규모의 학교로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교직원의 이해도가 높은 측면이지만 중심에는 학생의 학업 수준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는 교과교실제가 자리 잡고 있다.

화산중은 2010년부터 교육부 지정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학교로 각 교과별 특성이 반영된 학습환경으로 구성된 교과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즉, 대학교처럼 학생들이 특성화된 교과 교실로 찾아가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또 수준별 수업 시행으로 학생들은 학업 수준에 맞는 공부한다. 현재 영어와 수학은 4학급 6레벨, 국어는 2학급 3레벨로 운영하고 있다.

10명 안팎의 소수 정예로 수업이 진행돼 수준별 맞춤 학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진학지도 역시 개인 맞춤형으로 이뤄진다.

수학산출물 대회, 영어 프리젠테이션 등 학생들의 창의성 교육을 위해 교과교실제를 활용한 창의성 대회도 개최한다. 창의성 대회 자료는 책자 등으로 발간해 교사와 학생간 공유하고 있다. 선생님 또한 본인의 교과에 대한 전문적인 교과연구를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올해 졸업해 상산고 1학년에 재학중인 이재형 학생은 “전과목의 교과교실제를 통해 교과 특성에 적합한 교육환경에 공부할 수 있고 기다리는 수업에서 찾아가는 수업으로의 변화를 통해 능동적인 학습의욕을 고취할 수 있었다”면서 교과교실제가 화산중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양교준 교장은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진형 교과교실제, 소프트웨어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등 학생중심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교과교실제 운영부분 6년 연속 전국단위 우수학교 선정, 전국 100대 교육과정운영 우수학교 선정 등의 쾌거를 거뒀다”고 말했다.

 

◇학생부의 소재가 되는 다양한 교육그램

기숙학교라고 해서 공부만 시키는 학교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화산중은 학생들의 예체능과 특기활동,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전문강사를 초빙해 피아노, 가야금 등 다양한 악기를 가르친다. 또 1인1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으로 축구, 농구,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 요가 등을 배우게 한다. 특히 유도의 경우 전교생이 심신 단련과 정신 수련을 위해 매주 한 시간 체육시간에 정기적으로 유도를 배우고 있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자율동아리 활동의 폭도 상당하다. 전교생이 300여명 수준 임에도 40여개에 달한다. 매년 10월 화봉축제에서는 동아리 활동내용을 정리하고 보고하는 동아리 발표회와 12월 학술동아리 연구 프로젝트 발표회인 자기주장발표대회를 통해 지난 동아리 활동을 평가하는 시간도 가진다.

또 학생들의 국제적 문화역량을 키우기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 중 하나를 선택해 배우게 한다. 이외에도 방학을 활용해 중국 길림 제1중고등학교와 국제문화교류를 실시하고 호주 재매학교에 교환학생을 파견하기도 한다.

특히 화산중은 공자학당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중국 문화 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공자학당은 중국 교육부와 중국 국가한판(中國 國家漢辦) 주관으로 운영되는 중국 언어문화 보급 기구다.

이러한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준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이루는 근간이 된다.

심웅택 교감은 “졸업생들이 다양한 교내행사와 자율동아리 활동 등 화산중 3년 생활이 명문대에 진학하는데 큰 자산이 됐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면서 “학생 스스로 계획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화산중의 자기주도능력 향상 교육이 최근 교육계 핫이슈인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