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4등급의 인서울?..."교과·약술형 논술에서 길을 찾다"
내신 4등급의 인서울?..."교과·약술형 논술에서 길을 찾다"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4.03.19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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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내신 4등급이나 5등급 이하 학생들은 수시전형으로 수도권 대학에 합격하기 쉽지 않다.

대학 입시 인재선발에서 70%를 차지하는 학생부중심전형인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각각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의 상징으로 성격은 다르지만 수험생의 '학업역량'만큼은 주요한 선발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들이 수시전형을 노릴 때 제3의 인서울 합격 방법으로 '논술전형'을 선택한다. 하지만 수시 학생부전형과 수능, 논술까지 한꺼번에 준비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당연히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도 힘들다.

이 때 고려해 볼 만한 전형이 '교과·약술형 논술'이다. 문제 유형이 생소하지 않고 난도가 높지 않아서 일반 수험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올해는 상명대 등 교과·약술형 논술을 신설하는 대학이 있어서 문이 넓어졌다.

박종익 더바른입시 대표는 "대입에서 원하는 대학과 전공에 합격하는 길은 다양하다. 대입 전형 자체가 경우에 따라 수많은 조합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내신 등급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인서울 할 수 있는 방법은 찾아낼 수 있다"며 "2025학년도 대입에서 어떤 대학들이 교과·약술형 논술로 선발하는지, 이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교과·약술형 논술이 뭐죠?

교과·약술형 논술은 기존의 언어논술이나 수리논술과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일단 문제유형이 학교 정기고사나 수능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문제가 출제되는 경우가 많아서 논술 준비에 대한 부담도 적다.

기존 언어논술의 경우 답안 분량이 1000자 이상인 경우가 많지만 교과·약술형 논술의 국어 문항은 고등학교에서 치르는 정기고사의 주관식 문항처럼 단답형, 단문형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다소 긴 서술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500자 이내의 분량 정도다.

수학 문항의 경우에는 수리논술과 그 유형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보통 수학I과 수학II를 범위로 한다. 출제 범위가 좁고, 수능이나 정기고사 문항과 매우 유사하다. 물론 논술이기 때문에 정답만 구하는 것이 아니라 풀이 과정을 함께 서술해야 한다. 수능 등을 준비할 때 문제 풀이 과정을 꼼꼼히 정리하며 푸는 습관을 갖췄다면 까다롭지 않은 수준이다.

교과·약술형 논술은 국어, 수학 문항 비율에 차이가 있을 뿐 지원 학과와 관계없이 국어, 수학 모두 시험을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올해 논술을 신설하는 상명대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 8문항, 수학 2문항을 출제하고 자연계열은 국어 2문항, 수학 8문항을 출제한다. 일반적으로는 수학 문항의 변별력이 더 큰 편이다. 대학에 따라 고사시간의 차이는 있으나 60분에서 90분의 상대적으로 짧은 시험 시간 동안 변별력이 큰 수학 문항을 먼저 해결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교과·약술형 논술의 문항은 난도가 낮은 편이지만 만점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천대학교가 발표한 2023학년도 수시모집 입시 결과를 보면 자유전공학부, 심리학과, 경영학부 등은 총 15문항 중 12문제 이상을 맞혀야 합격했고, 회계세무학전공, 유아교육학과, 패션산업학과 등은 9문제를 맞혀도 합격했다.

처음 모의논술 문항 등을 풀이하며 생각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고 해도 일주일에 1'2개의 기출고사와 모의고사를 꾸준히 연습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2025대입 교과·약술형 논술 실시하는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에서 교과·약술형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전년도 9개 대학에서 11개 대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에 교과·약술형 논술을 실시한 서경대가 전형을 폐지했지만 논술전형을 신설한 상명대가 교과·약술형 논술을 예고했고 신한대와 을지대도 신설이 예상된다.

선발 대학이 늘어나며 선발 인원 역시 증가함에 따라 교과·약술형 논술은 고교 내신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효과적인 창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수능 위주의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수시 지원에서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보는 대학에 지원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를테면 본인의 기대치 보다 수능 성적이 잘 나온 경우에는 논술 고사 응시를 포기하고 정시 지원에 집중하고, 반면에 수능 성적이 본인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에는 논술 고사를 응시하는 것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교과·약술형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EBS연계교재 위주로 수능 국어와 수학을 충실하게 학습하는 것이 좋다"며 "시간 관리가 중요한 시험이므로 사교육보다는 시간을 재며 모의고사와 기출고사를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