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교과전형, '3학년 1학기 성적'으로 역전 가능?...'진로 과목수, 지정교과, 교과별 반영비율' 등 변수
수시 교과전형, '3학년 1학기 성적'으로 역전 가능?...'진로 과목수, 지정교과, 교과별 반영비율' 등 변수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4.03.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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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나 N수를 하지 않으면 대학 입시에서 수시전형은 총 5학기의 학교 내신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긴 이력으로 승부를 겨루게 된다.

고1 1·2학기와 고2 1·2학기, 고3 1학기까지가 수시전형에 반영하는 정량적(내신성적), 정성적(학생부 이력) 평가 내용이다.

그렇기에 고교 1, 2학년 내신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한 학생들은 기를 쓰고, 마지막 한 학기에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실 학생부중심전형에서는 고교 내신 성적이 우상향으로 점점 나아지는 모양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특히 3학년 성적이 좋으면 정성평가가 대부분인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매우 전략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질문이 대다수 국립대학과 인서울 상위권 대학들이 인재선발에 적용하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은 어떠냐는 물음이다. 3학년 1학기 내신만으로도 막판 역전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궁금증이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대학 입시 체계가 7대 3의 수치로 수시전형과 정시수능으로 인재선발을 하고 있다"며 "대입 선발의 70%를 차지하는 수시 전형에서 가장 학교 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뽑는 교과전형은 3학년 1학기 내신성적에 대한 가중치 여부와 반영비율 등을 꼼꼼하게 살펴 봐야 역전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고3 때 진로선택과목 많다면 등급 상승 한계 있어

대부분 대학들이 학생부교과전형에서 학년별 가중치를 두지 않고 전 학년 성적을 통합해서 계산한다. 고등학교마다 다르지만 2-3학년 과정에서는 진로선택과목이 많고, 등급으로 성적이 산출되는 과목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때문에 자신이 다니는 고교에서 3학년 과목 중 석차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수가 적다면 남은 1학기의 노력이나 성적 상승 만으로 의미 있는 기대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2학년까지 주요교과(국, 영, 수, 사, 과) 기준으로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 총 90단위(학기당 20-24단위)를 이수하고 평균 내신이 2.5등급인 두 학생의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

A학생은 3학년 1학기에도 비슷하게 23단위를 이수하고 모두 1등급을 받을 경우, 최종 내신성적은 2.19등급이 된다.

반면 3학년때 진로선택과목이 많아 등급 산출 과목이 12단위 밖에 없는 B학생은 모두 1등급을 받더라도 최종 내신은 2.32에 그친다.

결국 3학년 성적을 끌어올려 학생부교과전형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전략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 있다

학년별 가중치를 두지 않더라도 지정 교과에 해당하는 전 과목을 반영하는지, 교과별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지에 따라 3학년 성적의 영향력이 좌우되기도 한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교과를,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과학 교과의 전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다만, 몇몇 대학들은 해당 교과의 일부 과목만을 반영하기도 해 3학년 1학기에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어느 정도의 만회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덕성여대는 국/수/영/사회∙과학 교과 중 상위 3개 교과만 반영한다. 3학년 1학기 성적에 따라 상위 교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또 고교추천전형에서는 상위 3개 교과의 전 과목을 반영하지만 학생부 100%전형에서는 상위 3개 교과 중에서도 각 교과의 상위 4개 과목(총 12과목)만 반영하기 때문에 남은 학기로 만회할 여지가 크다.

전년도까지 12과목만 반영하던 서울여대는 올해 주요 교과 전 과목 반영으로 변경했다.

동국대는 인문계열은 국/수/영/사/한국사, 자연계열은 국/수/영/과/한국사 교과 중 석차등급 상위 10과목만 반영하고, 이수단위도 적용하지 않는다. 여기에 교과 관련 영역 서류종합평가 30%를 반영하기 때문에 3학년 1학기의 성적과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항공대는 교과성적우수자전형에서 반영교과별 상위 5과목씩 총 20개 과목을 반영한다. 앞서 언급한 대학들에 비해서는 교과별 반영 과목 개수가 많은 편이지만, 낮은 등급을 받은 일부 과목을 제외할 수 있기 때문에 3학년 1학기의 성적이 중요하다.

■ 교과별 반영비율 다르게 적용하기도

교과별로 반영비율을 다르게 적용해 3학년 1학기가 유∙불리에 영향을 주는 대학도 있다.

가천대는 학생부우수자전형에서 반영 교과(인문계열: 국/수/영/사, 자연계열: 국/수/영/과)별 성적을 산출하여 우수한 교과 순으로 40%, 30%, 20%, 10%의 비율로 반영한다. 일부 과목만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3학년 1학기 성적에 따라 우수 교과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40% 비중으로 반영될 교과의 성적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등급이 좋은 교과를 중점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단국대는 인문계열에서는 국어와 영어, 자연계열에서는 영어와 수학에 가중치를 더 둔다. 지원하고자 하는 계열에 따라 학업 우선순위를 반드시 조율할 필요가 있다.

숭실대는 인문계열에서는 국어와 영어, 경상계열은 수학과 영어, 자연계열 및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에서는 수학에 높은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많은 학생들이 진로선택과목으로 인해 3학년 석차등급 산출 과목이 적은 편이다"라며 "학생부교과전형을 고려하면서 막연히 3학년 때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관심 대학의 교과 반영 방법을 살피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