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수시 원서마감, "수도권 주요대 쏠림 가속, 지방대학 대규모 미달 위기"
2023수시 원서마감, "수도권 주요대 쏠림 가속, 지방대학 대규모 미달 위기"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9.1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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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주요대학의 경쟁률은 대부분 상승한 반면 지방 소재 대학은 거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요대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지역대학의 학생 충원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8일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수시전형 모집의 특징은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N수생 증가로 인해 인서울 주요대학의 경쟁률이 상승한 점과 주요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 지원 인원이 줄고, 논술/학생부종합전형 지원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약학과 경쟁률이 줄고, 치의예/한의예과 경쟁률이 상승했고, 지난해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교대 경쟁률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인력 확대 정책에 따라 폭발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됐던 반도체공학과 등 첨단학과의 경쟁률이 하락한 것과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의 경쟁률이 기대치를 밑돈 것도 특징이다.

■ 서울권 주요대학 경쟁률 대부분 상승

올해 대입은 고3 수험생이 감소했지만 N수생이 크게 늘면서 논술 전형 및 종합 전형을 중심으로 경쟁률 상승을 견인하는 등 대부분 주요대학의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권 주요대를 기준으로 N수생이 주로 선호하는 논술 전형 지원자는 지난해 31만 2000여명에서 32만 3000여명으로 크게 늘었고,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도 24만여명에서 25만 6000여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자는 지난해 11만 3000여명에서 올해 9만 6000여명으로 감소했다.

인서울 주요대학별 경쟁률은 성균관대와 세종대의 논술전형 지원자가 크게 늘면서 전체 경쟁률이 각각 28.53대 1(전년도 24.31대 1), 20.87대 1(전년도 15.4대 1)로 상승했다.

경희대(서울) 27.23대 1(전년도 27.18대 1), 서울시립대 17.97대 1(전년도 17.09대 1), 한양대(서울) 26.43대 1(전년도 25.67대 1), 서울과학기술대 14.4대 1(전년도 12.22대 1), 이화여대 12.86대 1(전년도 11.01대 1), 중앙대(서울) 29.07대 1(전년도 25.85대 1) 등 대부분 주요대의 경쟁률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다만, 건국대(서울) 22.74대 1(전년도 24.31대 1), 고려대(서울) 14.09대 1(전년도 14.66대 1), 서강대 27.15대 1(전년도 28.84대 1), 연세대(서울) 12.69대 1(전년도 14.64대 1), 한국외대(서울) 20.56대 1(전년도 20.61대 1) 등은 전년도보다 하락했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선발 규모를 337명 축소하면서 전체 경쟁률이 6.86대 1(전년도 6.25대 1)로 증가했지만 지원 인원은 전년도 1만 4965명(모집인원 2393명)에서 1만 4108명(모집인원 2056명)으로 857명 감소했다.

중앙대(서울)도 수시모집 인원을 397명 축소해 전체 경쟁률이 29.07대 1(전년도 25.85대 1)로 증가한 반면, 지원인원은 전년도 6만 4373명(모집인원 2490명)에서 6만 836명(모집인원 2093명)으로 3537명 감소했다.

■ 지방 소재 국립대 등 주요 대학 경쟁률 대부분 하락

올해 지방 소재 주요 대학들은 수시모집 인원을 확대하는 추세 속에서 수도권 주요대에 비해 N수생 지원 영향이 적어 경북대와 전북대 등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의 경쟁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남대 6.3대 1(전년도 8.09대 1), 충남대 7.98대 1(전년도 9.35대 1), 제주대 4.9대 1(전년도 6.56대 1) 등 지방 거점국립대학을 포함해 순천향대 5.93대 1(전년도 7대 1), 울산대 3.83대 1(전년도 4.68대 1) 등 대부분 지방 소재 대학의 경쟁률이 작년보다 떨어졌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수험생들이 수시모집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소신 및 상향 지원하는 추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2024학년도 이후 수험생이 대폭 감소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소재 대학 간 양극화 현상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여 지방대학의 대규모 미달사태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과학기술원 경쟁률 대부분 상승 vs 지난해 신설된 한국에너지공과대 경쟁률은 크게 하락

자연계열 선호도가 높아지며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고 있어 과학기술원 경쟁률은 해마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제외한 모든 과학기술원의 경쟁률이 작년보다 상승했다.

울산과학기술원 14.44대 1(전년도 12.46대 1), 광주과학기술원 13.81대 1(전년도 11.38대 1), 대구경북과학기술원 13.93대 1(전년도 11.25대 1) 등이다.

반면 지난해 신설된 한국에너지공과대는 한국전력공사 취업에서 강점 등이 부각되면서 수험생 지원이 쏠렸으나 개교 2년 차인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12.48대 1(전년도 24.12대 1)로 경쟁률이대폭 하락했다.

2023학년도 주요대 수시 경쟁률 – 대학별

■ 학생부교과전형 특징 분석

올해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의 특징은 지난해 많은 수험생이 몰렸던 지역균형전형 경쟁률의 하락이 눈에 띈다. 수험생들이 지난해 입시결과를 참고하면서 대체로 경쟁률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전년도 경쟁률 높았던 건국대(서울)는 서류 평가를 별도 반영하면서 경쟁률 크게 하락했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작년에 수도권 대학들이 지역균형전형을 다수 신설하면서 많은 수험생이 몰렸던 추천 전형이 올해는 '깜깜이 전형'에서 벗어나 전년도 입시결과를 참고할 수 있게 됐다"며 "주요대 대부분에서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대체로 하락했는데 지난해 입결자료에 따른 현실적인 지원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년도에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건국대(서울)의 하락 폭이 특히 컸다. KU지역균형전형 경쟁률은 10.49대 1(전년도 26.62대 1)로, 올해 서류평가 30%를 교과 성적과 별도로 반영하도록 전형 방법을 변경하면서 서류평가에 대한 불확실성과 기피 현상까지 더해져 경쟁률 감소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수험생들이 서류평가에 부담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가톨릭대는 올해 지역균형 전형에서 고교별 추천인원 제한을 폐지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는 등 경쟁률 상승 요인들이 있었지만 작년에 이전 경쟁률보다 3배 가까이 상승했던 경쟁률을 뛰어넘지 못하고 10.61대 1(전년도 17.53대 1)을 기록했다.

이밖에 서강대 고교장추천 9.46대 1(전년도 13.23대 1), 성균관대 학교장추천 10.22대 1(전년도 13.47대 1), 중앙대(서울) 지역균형 10.19대 1(전년도 14.8대 1), 한국외대(서울) 10.89대 1(전년도 14.7대 1), 숙명여대 7.43대 1(전년도 8.93대 1), 숭실대 12.66대 1(전년도 14.33대 1) 등 경쟁률이 하락했다.
 
반면, 고려대(서울) 학교추천전형은 지난해 11.09대 1보다 소폭 상승한 11.32대 1로 마감됐고, 지원 인원은 9540명에서 9852명으로 늘었다. 경희대 지역균형 12.42대 1(전년도 10.56대 1), 서울시립대 지역균형선발 18.87대 1(전년도 17.75대 1), 한양대(서울) 지역균형발전 8.15대 1(전년도 8.09대 1), 이화여대 5.51대 1(전년도 4.49대 1) 등도 전년 대비 상승했다.

연세대(서울) 추천형도 5.76대 1(전년도 4.73대 1)로 작년보다 경쟁률이 상승했지만 면접 반영 비율이 높고 졸업생 지원도 허용하지 않아 타 대학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2023학년도 주요대 수시 경쟁률 – 학생부교과전형


■ 학생부종합전형 특징 분석

올해 주요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경쟁률은 대부분 상승했다. 다만, 선발 인원 및 선발 방법의 변화 등에 따라 일부 대학의 경쟁률은 하락했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선발 인원을 축소하고, 전년도에 추가했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다시 폐지하면서 경쟁률이 18.43대 1(전년도 17.03대1)로 높아졌다.

중앙대도 수시 규모를 크게 줄이면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다빈치형인재 22.32대 1(전년도 17.85대 1), 탐구형인재 18.76대 1(전년도 14.03대 1)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이화여대는 올해 미래인재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폐지하면서 10.95대 1(전년도 8.81대 1, 지원인원 7828명→1만 82명)로 경쟁률이 뛰어올랐다. 대부분 경쟁대학이 자기소개서를 반영하고 있어 자기소개서에 부담을 느끼는 수험생들의 지원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기소개서를 폐지한 숙명여대 숙명인재Ⅱ(면접형) 경쟁률도 18.5대 1(전년도 18.42대 1)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건국대 KU자기추천 17.93대 1(전년도 19.01대 1), 한양대 학생부종합(일반) 15.6대 1(전년도 16.16대 1) 등은 경쟁률이 하락했다.

고려대 학업우수형 전형은 지난해 선발 인원 감소로 경쟁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올해는 지원자가 1만 5641명(전년도 1만 6928명)으로 가장 크게 줄면서 경쟁률이 17.09대 1(전년도 18.64대 1)로 하락했다. 계열적합형 경쟁률도 15.18대 1(전년도 15.82대 1)로 하락했다.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국제형-국내고 전형 지원자가 늘면서 경쟁률이 9.49대 1(전년도 8.02대 1)로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반면, 활동우수형 전형 경쟁률은 9.66대 1(전년도 11.63대 1)로 하락했다. 첨단융복합학과 전형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02명 줄면서 경쟁률이 7.38대 1(전년도 13.63대 1)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올해 서강대, 한양대 등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한 대학이 늘면서 지원자가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2023학년도 주요대 수시 경쟁률 – 학생부종합전형

■ 논술전형 특징 분석

논술 전형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수능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올해도 수능 성적이 우수한 N수생이 크게 늘면서 수시모집에서 상대적으로 수능 영향력이 큰 논술전형에 소신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재수생 등 N수생 지원자가 증가한 가운데 모집인원이 축소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면서 경쟁률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중앙대는 지난해에 비해 선발인원이 172명이 감소하면서 올해 79.26대 1(전년도 56.54대 1)로 경쟁률이 상승했고, 한양대(서울) 107.94대 1(전년도 97.51대 1), 건국대(서울) 52.87대 1(전년도 45.43대 1), 숙명여대 38.28대 1(전년도 34.34대 1), 서울과학기술대 37.7대 1(전년도 29.56대 1), 동국대(서울) 55.6대 1(전년도 51.57대 1), 세종대 52.02대 1(전년도 33.34대 1) 등도 경쟁률이 상승했다.

성균관대는 올해 신설된 의예과 지원 인원이 더해지며 101.92대 1(전년도 77.59대 1)로 경쟁률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다만, 연세대(서울)는 올해도 수능 전에 논술을 실시하면서 경쟁률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 경쟁률은 38.97대 1, 지원자는 1만 3483명으로 지난해(48.47대 1, 1만 6772명)보다 크게 하락했다.

경희대(서울) 92.48대 1(전년도 100.86대 1), 서강대 94.58대 1(전년도 101.86대 1) 등도 전년대비 경쟁률이 낮아졌다.

논술전형 경쟁률 상승은 특히 의학계열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249.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건국대(서울) 수의예과는 올해 441.83대 1로 경쟁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성균관대 의예과는 올해 논술전형 선발을 신설하면서 489.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앙대(서울) 의학부 논술전형 경쟁률도 194.39대 1에서 238대 1로 상승했다.

최상위권 수험생이 많은 N수생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2023학년도 주요대 수시 경쟁률 – 논술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