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높이는 과목 선택 어떻게 하나?..."진로 연계, 다수가 선택하는 과목이 유리"
고교 내신 높이는 과목 선택 어떻게 하나?..."진로 연계, 다수가 선택하는 과목이 유리"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7.2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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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에서 고교 내신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학들의 인재 선발 과정에서 수시와 정시형의 비중이 6대 4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수시 학교생활부 중심전형의 신입생 선발 규모가 고교 내신 성적의 비중인 셈이다.

더구나 인서울 주요대학이 수시전형 비중이 더 큰 것을 감안하면 고교 내신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관건은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효율적인지의 문제다. 전국의 대다수 인문계 고등학교가 내년도 선택과목에 관한 사전수요조사를 마쳤지만 최종확정조사는 2학기 초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의 과목 선택에 관한 고민은 여름방학에도 진행중이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과목 선택을 할 때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지 못했거나, 진로는 정했지만 관련과목을 모르거나, 학교에 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경우 등 과목 선택을 위해 확인해야 할 변수들을 하나씩 대입해보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진로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여름방학 직전까지도 희망 진로를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큰 범위에서 자연계열인지 인문계열인지를 정했지만 전공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세우는 것은 고민스러운 일이다.

진로를 결정할 때는 학생 본인의 흥미와 적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흥미나 적성이 애매하다면 일단 자연계열 쪽 교과목을 선택할 것을 권했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수강하는 과학 교과의 경우 과목간 위계가 명확하고, 2학년 때 특정 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3학년이 됐을 경우 위계를 벗어난 선택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사회 교과의 경우는 과목간 위계가 명확하지 않아서 2학년 시기에 과학 교과 위주로 이수했더라도 3학년 때 사회 교과를 이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직 희망 진로가 뚜렷하지 않지만 계열 만큼은 결정된 경우라면 그 계열을 희망하는 다른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많이 선택되는 과목이라는 것은 활용되는 범위가 넓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어떤 특정한 학과에 조금 더 관심이 생겼을 때 해당 전공과 자신이 선택한 과목이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게다가 선택하는 학생 수가 많은 과목은 선택하는 학생 수가 적은 과목에 비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모집단 인원도 많기 때문에 내신 경쟁에 대한 부담도 덜한 편이다.

마지막으로 진로와 연계된 선택과목을 정하는 것은 본인의 1, 2학년의 세부능력특기사항이나 창의적체험활동의 탐구활동을 되짚어보며 흥미를 느꼈던 활동과 연결 지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관심이나 흥미를 가지고 했던 활동을 2, 3학년 시기에 더 심화하며 학생부 기록을 꾸며 나간다면 대학으로부터 학생의 탐구 역량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낼 수 있다.

■ 진로는 정했지만, 관련 과목을 모르는 경우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진학하고자 할 때는 진로에 따른 교과목이 명확한 편이지만,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관련 교과목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반대로 어느 과목을 선택해도 내가 희망하는 전공과 연결 지을 수 있다고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

만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희망하는 학생이 세계지리 과목을 듣고 싶거나 들어야 한다면, 세부능력특기사항을 통해 국제 관계를 취재하는 기자가 되고 싶거나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는 면모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생활과 윤리 과목을 통해서는 기자의 취재 윤리 등이 세부특기사항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파리3대학 문학박사)는 "자신의 희망 전공이나 계열과 연계 지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보고서나 발표자료를 준비해 세부능력특기사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며 "선택과목과 희망진로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학생의 진로 등과 관련한 관심과 역량을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나 각 교육청이 제작한 각종 자료집을 참고하는 것도 과목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육부가 제작한 '학생 진로·진학과 연계한 과목 선택 가이드북'은 각 전공이나 계열들에 관한 연관 교과목을 일반선택 과목과 진로선택 과목으로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또, 서울시교육청의 '2015 개정 교육과정 선택 과목 안내서'는 각 선택 과목들의 특징과 관련 직업이나 학과 등을 소개한다.

이처럼 무료로 공개된 자료들을 통해 과목 선택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므로 인터넷에서 해당 자료들을 검색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 학교에 관련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경우

대학은 전공(계열)과 관련된 과목을 이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단순하게 감점 요소로 보지 않는다. 각 고등학교의 교육과정편성표를 통해 과목 개설 여부를 확인하면서 각 학교의 상황을 고려한 평가를 한다.

때문에 전공과 관련이 높은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고등학교에 개설이 되지 않아서 이수하지 못한 경우에는 불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다만,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학생 스스로 적극적으로 공부해 보려고 한 경험이 학생부를 통해 드러난다면 대학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낼 수 있다.

특히 이런 경험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이수할 수 있는데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과정을 통해서도 학생부 기록을 만들 수 있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오프라인 과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들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 사이트나 '교실온닷' 사이트를 통해 어떤 과목들이 개설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한 과목들을 수강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서울대가 올해부터 정시에서도 교과평가를 도입해 모집단위 학문 분야 관련 교과목을 적극적으로 이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2024학년도부터는 전공과 관련한 핵심권장과목과 권장과목을 발표했다"며 "이처럼 고등학교에서 어느 과목을 이수했는지가 중요해지는 만큼 여름방학 동안 희망진로와 관련한 교과목을 꼼꼼히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