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치원 교사들 뿔났다
대전 유치원 교사들 뿔났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4.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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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유치원위원회, "교사인지 행정실 직원인지 헷갈린다"
26일부터 대전교육청 앞에서 ‘업무 정상화’ 요구 시위 나서
대전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유치원 업무 정상화'를 위한 대전교육청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전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유치원 업무 정상화'를 위한 대전교육청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전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유치원 업무 정상화'를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전교조대전지부 유치원위원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대전 지역 유치원 교사들이 본연의 임무와 거리가 먼 행정업무로 수업 준비마저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에 내몰렸다"며 "오늘부터 '유치원 업무 정상화'를 위한 1인 시위와 규탄 행동을 대전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펼쳐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설문조사를 통한 실태파악 결과, 대전지역 유치원 교사들이 행정업무에 치여 살면서 정작 중요한 수업 준비는 퇴근 후 집에 가서 하고 있다"며 "유치원 교사들이 자신이 교사인지 행정실 직원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토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설유치원은 단설유치원과는 달리 별도의 행정직원이 배치돼 있지 않아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행정업무를 겸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병설유치원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도를 넘고 있어 대전교육청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가 성명을 통해 밝힌 한 병설유치원 교사의 일과는 '살인적'이다.

아침 7시 40분에 출근해 '아침 돌봄'을 수행하고,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꼬박 5시간 동안 수업을 진행한다. 5시 이후는 유아학비 정산, 교육공무직 인건비 성립전예산 수립, 위탁급식업체 선정, 놀이시설 관리 등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당연히 수업 준비는 퇴근 이후로 밀리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배치기준'에 따르면 대전은 24학급 이하 초등학교에 3명(11학급 이하는 2-3명)의 지방공무원을 배치하고 있다"며 "대전을 제외한 광역시는 모두 4명(서울 5명)으로 초등학교 행정실 인력이 1명이라도 적으면 행정실 공무원, 초등학교 교사, 병설유치원 교사 모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유치원 교사들이 대전시교육청이 말로만 '교육 전념 여건 조성'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시행규칙부터 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행정실 인력이 증원되지 않으면 병설유치원 교사들은 행정업무에 치여 도무지 교육에 전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혜영 유치원위원장은 "매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대전교육청 앞에서 릴레이 손펼침막 시위를 벌이겠다"며 "유치원 선생님들이 너무 바빠 못 나오시면 혼자라도 마이크를 잡고 대전교육청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외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