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대입 학종전형, '세특'이 당락 가른다
2022대입 학종전형, '세특'이 당락 가른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4.19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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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 15개 대학, 학종으로 35% 1만 6502명 뽑아
대학 입사관들, "과목에 대한 흥미를 진로와 연결할 것"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은 35%인 1만 6502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다. 대입 학생부 기재가 대폭 축소된 가운데 '인서울'에 성공하려면 학생부의 세부특기 항목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은 35%인 1만 6502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다. 대입 학생부 기재가 대폭 축소된 가운데 '인서울'에 성공하려면 학생부의 세부특기 항목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교과목 교사가 한 학기 동안 수업 시간을 통해 관찰한 학생의 모습을 작성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이다. 세특은 지원자의 모습을 다면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단순히 성취나 결과보다 지원자가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다.

'세특'은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영역에 대한 기재가 축소되고,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선택과목 제도 등으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당락을 좌우할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올해 2022학년도 대입에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줄이고, 학생부교과전형을 늘렸다. 15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은 1만 6502명을 모집하며 2021학년도에 비해 8.1%가 줄었지만 여전히 모집인원의 35%를 차지한다.

반면, 학생부교과전형은 전년대비 3.6%가 늘어난 5770명을 선발한다. 이는 모집 인원의 12.2%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학생부종합전형은 3년간 학교 생활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 학생의 이력을 평가하는 입시 전형"이라며 "학생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교사들의 기록은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문제는 학교와 교사의 '학생부 기재 능력'

지난 2월 건국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 공동 연구한 '학생부종합전형의 학생부 평가 방안 연구(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중심으로)'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문헌조사와 함께 전국 고등학교 교사 및 대학 입학사정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토대로 작성됐다. 교사와 대학 평가자들이 학생부 기록과 세부특기 항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다.

자료에서 가장 임팩트가 있었던 부분은 단연 학생부를 기록하는 학교와 교사들의 수준에 대한 연구결과였다.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고등학교 및 교사 간 기재 격차'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교사의 94.5%, 입학사정관은 89%가 기재 격차가 존재한다고 동의했다.

두 집단 모두 '학교의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정도'와 '학교 관리자, 학교 분위기'에 따라 기재 격차가 발생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학교별 우수 학생 비율의 차이'에 대해 대학의 평가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이는 자사고, 특목고 등으로 대표되는 우수 고교의 경우에도 학생부종합전형에 맞는 학교 문화와 수업 방식이 진행되지 않으면 학생부 기재 내용에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학교 간, 학교 내 교사들의 학생부 기재 능력에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대학 입사관들은 ▲지원자의 개별화된 내용 ▲수업 내용 및 학생 특성 기록의 구체성 ▲과목별 세특 기재량 등을 주요 관심사항으로 꼽았다.

한진연입시전략연구소 박기철 대표는 "결국 학교와 수험생들은 입사관들의 관심사항을 충족시킬 재료를 끌어 모을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학생부 기재 축소 기조에 이어 학교 간, 학교 내 역량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수험생으로서는 세특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대학들이 좋아하는 세특 내용은?

대학들의 연구 결과는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세특'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방법론도 선보였다.

'학생 제출 과제물 내용'과 '교과서 내용 기반의 응용 탐구 활동'에 높은 점수를 준다는 점이다. 이어 '교과수업 외 개인별 심화 학습 활동', '교과목 외 학교/학급별 탐구 프로젝트 내용' 등도 높은 순위를 보였다.

이는 최근 교육부 지침 방향과 상충되는 모습도 있다. 2019학년도 이후 입학자부터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연구 보고서 작성이 가능한 일부과목(수학과제 탐구, 사회문제 탐구, 융합과학 탐구, 과학과제 연구, 사회과제 연구)을 제외하면 자율탐구활동으로 작성한 연구보고서(소논문) 관련사항 일체는 학교생활기록부 모든 항목에 기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탐구 역량의 우수성 등을 드러내고 싶은 학생이라면 기재 가능한 과목을 중심으로 탐구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최선이다.

반대로 '교과목 성격과 직접 관련 없는 진로 관련 탐구', '교과별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이론과 개념', '교과서 외 외부자료 활용' 등의 기록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과목별 성취기준을 넘어서는 내용이나 교사가 수업 내에서 관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사례가 기재되면 입학사정관들이 좋은 평가를 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해당 연구는 '어떠한 방식의 기재 기술 유형이 학생의 실제 평가 시 지원자 간의 변별에 도움이 될까?'라는 화두도 던졌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내용은 '과목에 대한 흥미, 진로 연계성에 대한 기술'로 나타났고, '수업 내용과 연계된 탐구활동의 기술'도 긍적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교과 성취 수준의 이해와 성취도에 대한 기술'은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일반적인 수업 내용과 학생의 이해 수준 정도만으로는 학생의 개별화나 차별화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이전에는 K-MOOC, MOOC, KOCW, TED 등을 통해 학교 수업 이외의 과정에 관심을 갖고, 공부했다는 세특 내용들이 있었지만 2021학년도 대입부터는 이런 내용들을 학생부에 쓰지 못하게  됐다"며 "대학들이 교과 과정을 넘어서는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본인의 관심분야에 대한 깊이 이는 탐구활동을 세특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