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오성고, 진학률 전국 최상위 도약 '눈길'
천안오성고, 진학률 전국 최상위 도약 '눈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9.06.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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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오성PDS 등 맞춤형 진로진학시스템 성과
천안오성고는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시스템으로 괄목할 대입 진학 실적을 내고 있다. 천안지역 고입 평준화 시행 이후에도 '미달'의 오명을 썼던 오성고의 혁신이 놀라운 이유다.
천안오성고는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시스템으로 괄목할 대입 진학 실적을 내고 있다. 천안지역 고입 평준화 시행 이후에도 '미달'의 오명을 썼던 오성고의 혁신이 놀라운 이유다.

교육의 화두는 꿈과 끼다.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진로와 전공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오롯이 배움과 성장으로 큰 꿈을 열어주는 학교가 있다. 천안오성고등학교다.

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고, 교사는 열정으로 실천하고, 학부모는 신뢰와 참여로 협력하는 사이에 학생들은 꿈을 키워낸다. 천안오성고는 누구나 바라는 교육공동체의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

동력은 학생들의 성장을 기록하는 독특한 시스템인 ‘천안오성 PDS(Pathways-map Design System)’다. 지난해 충남에서 처음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도입된 천안오성 PDS는 학생들이 직접 교실에서 이뤄지는 학습 성과와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 등 교과지원활동을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포켓북 형태에 수기로 작성한 뒤 나중에 자기소개서에 재편집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교사 입장에서도 미처 관찰하지 못한 학생의 활동을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어 편리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기록을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학생들이 온라인상에 관련 기록을 남기면 교사와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칭찬과 조언을 할 수 있다.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진로진학 지도자료로 활용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한마디로 교육공동체 모두가 학생의 성장발달을 관찰하고, 도울 수 있게 된 셈이다.

조영종 교장
조영종 교장

조영종 교장은 “천안오성 PDS를 구축함으로써 학생들은 교실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을 날마다 정리해 봄으로써 하루를 성찰할 수 있고, 보다 나은 내일을 설계하는 자료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며 “충남에서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가 탄탄해지고, 대입 진학실적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성고는 지난 2019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충남도내 고등학교 중 4년제 대학진학률 1위에 올랐다. 졸업생 493명 중 446명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해 89.92%의 진학률을 기록했고, 이는 졸업생이 20명 미만인 학교를 제외한 전국 일반계고 1602개교(학교알리미 대학진학률 분석) 가운데 12위의 실적이다.

천안지역 고교가 평준화되고도 한동안 ‘미달’의 꼬리표가 붙었던 오성고가 대입 진학실적에서 환골탈태한 비결은 PDS 시스템 외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맞춤형 진로진학 프로그램이다.

진로교육 진로학기제 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진로설계 역량을 강화했다. 130여개에 달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은 다양한 진로연계 동아리를 통해 활성화되고, 입학과 동시에 충남지역 전문컨설팅단의 맞춤형 진로진학상담이 진행된다.

또 학교 연합 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정보교과‧교육학 중점)로서 2015개정교육과정에 발맞춰 학생들의 교과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9개반 7개 공동교육 강좌를 진행하고 있고, 2학기부터는 보건분야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공동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진로와 관련해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은 수업이나 심화과목을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조 교장은 “내년에는 정규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의 선택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전문강사를 초빙하고, 교실을 확충하는 등 학생들의 학업역량을 키워내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관심은 곧바로 전공분야 체험활동으로 이어진다. 오성고가 눈부신 진학 실적을 내는 배경에는 소통하고 참여하는 민주적 학교 문화가 자리한다.
학생들의 관심은 곧바로 전공분야 체험활동으로 이어진다. 오성고가 눈부신 진학 실적을 내는 배경에는 소통하고 참여하는 민주적 학교 문화가 자리한다.

‘단 한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조영종 교장의 교육철학도 오성고가 괄목상대하는 이유다.

조 교장은 제자들의 진로‧창체활동을 돕기 위해 전국 각지의 공모사업에 직접 발 벗고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 필요하다면 기꺼이 교장실을 내 줄 정도다. 또 2007년 9월에 부임한 뒤 지금까지 18억 400만원의 예산과 기부금을 따냈고, 전액 교실과 학생에게 지원되도록 물심양면으로 뛰었다.

“학생이 1500명에 달했던 학교인데도 과학실이 2개뿐입니다. 물리‧화학‧생명‧지구과학 4개는 기본으로 갖춰야 합니다.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서 학생들이 마음껏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게 학교장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오성고의 변화는 눈부신 교육활동실적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지난해 전국항공우주과학 경진대회 지역예선(드론코딩부문)에서 대상과 금‧은‧동을 휩쓸었고, 국제청소년연합 영어말하기대회 금상, 전국 초‧중‧고 외국어경시대회 은상, 충남정보올림피아드 동상 등을 수상했다. 또 청렴도1등급, 공동교육과정 우수학교 등에서 충남교육감상을 수상했고, 충남도 생활체육유도대회 1위에 오르는 등 성과를 거뒀다.

오성고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각종 국제교류사업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오성고는 학생들의 꿈과 끼가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각종 국제교류사업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조 교장은 두 가지 소박한(?) 꿈을 꾸고 있다. 첫째는 서울대 합격자 등 최상위권 인서울 대학 진학률을 높이는 것이다. 정보분야에서 3-4등급 학생들도 인(in)서울 IT관련 학과에 합격시키고 있는 ‘수시 노하우’를 강화해 합격권 대학 수준을 좀 더 상향 조정한다는 구상이다.

또 하나는 사회적협동조합을 태동시키는 것이다.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을 조직해 교내 매점을 친환경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으로 확 바꿀 계획이다. 자율과 자립, 자체의 협동조합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는 본보기를 보여줄 생각이다.

조영종 교장은 “부임한 이래 쪽지 상담창구를 만들어 의견을 듣고, 학생회를 정례화하고, 직접 가정방문을 하면서 학생들의 고충을 들어왔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을 갖고, 학생들에게 넓은 세계관을 키우고 꿈 꿀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