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대입 진단] 지방대 몰락, '미달 공포'가 시작됐다... 서울-지방 경쟁률 격차 더 커져
[2022대입 진단] 지방대 몰락, '미달 공포'가 시작됐다... 서울-지방 경쟁률 격차 더 커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1.0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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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1대 1 안되는 대학 전국 18곳... 3대 1 미만은 59곳
한남대, 배재대 등 3대 1 밑돌아 '지방대 위기' 현실화
2022학년도 대입 정시 원서모집이 지난 3일 마감된 가운데 결과를 발표한 179개 대학 가운데 경쟁률 1대 1도 채우지 못한 미달 대학이 1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대입 정시전형 원서접수 결과 전국 179개 대학(서울권37·수도권36·지방권106개 대학 결과 발표) 가운데 경쟁률 1대 1을 밑돈 '미달 대학'이 18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9개 대학에서 훨씬 늘어난 숫자다. 서울과 지방의 경쟁률 격차도 더욱 심해져 지방대 '위기'가 '몰락'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종로학원 등 입시전문업체에 따르면 올해 정시전형 경쟁률은 서울·수도권, 지방권에서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권과 지방권 대학의 경쟁률 격차는 지난해 2.3에서 올해 2.6으로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쟁률 상승 원인으로는 전문대학에 진학할 수준의 수험생들이 4년제 대학 진학에 도전하는 등 상향지원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대 지원횟수는 4년제 대학 정시 3회 지원 횟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수대학과 지방거점국립대, 인서울 대학들의 지방 제2캠퍼스, 약학대학 학부생 선발 등이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지방대 위기론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방 소재 대학의 상당수가 경쟁률 3대 1 언저리에 머물면서 추가모집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규모 미충원 발생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시에서는 총 3번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률 3대 1'은 미달 여부를 가늠하는 마지노선이다.

■ 전국 미달대학 9개에서 18개로 대거 늘어...대학판 '오징어게임' 시작되나?

사활이 걸린 생존게임으로 인기를 모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대학들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 대학들은 올해 정시전형 경쟁률이 생존과 직결돼 있다.

지난해 대입 정시에서 국내 최고대학 조차도 6차 모집에서 겨우 미달사태를 막았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벚꽃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이 닫힐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는 실제로는 전국 동시다발로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다만, 지방거점국립대학 등의 생존전략은 조금 결이 다르다.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으로 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되고, 공기업 취업에서 지역할당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 강력한 에크모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9개 지방거점국립대의 평균 경쟁률은 4.2대 1로 전년(3.41대 1)보다 올랐다.

문제는 지방 사립대학이다. 올해 정시 경쟁률이 영점대인 대학은 지방에만 15개교에 달한다. 수도권은 2곳, 서울권은 1곳이다.

정시 3회 지원을 감안해 경쟁률 3대 1에 못미쳐 사실상 미달대학으로 분류되는 곳은 59개 대학이다. 이중 49개 대학이 지방에 소재(83.1%)하고, 서울권 7곳, 수도권 3곳 등이다. 전년도에는 전국 66개 대학에서 미달이 발생했고, 서울권 5곳, 수도권 4곳, 지방권 57곳 등이었다.

전국 최고 경쟁률은 한국에너지공과대 95.3대 1이며 2위 광주과기원 82.3대 1, 3위 울산과기원 75.7대 1 순이다. 일반대 최고 경쟁률은 홍익대 13.0대 1, 중앙대 12.3대 1 등으로 나타났다.

■  서울과 지방 경쟁률 격차 전년보다 더 커져

올해 서울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6.0대 1로 나타났다. 지방권은 3.4대 1로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2.6대 1이다. 전년도 서울권 평균 5.1대 1, 지방권 2.7대 1에 비해 2.3대 1 만큼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범위를 넓혀 수도권까지 감안해도 지방권과의 격차가 전년도보다 더 커졌다. 올해 수도권 경쟁률은 6.0, 지방권은 3.4로 2.6의 격차가 발생했는데 전년도에는 수도권 4.8, 지방권 2.7로 2.1의 차이를 보였다.

서울과 지방 경쟁률 격차는 수험생수부터 차이가 났다는 분석이다. 올해 수능에 지원한 수험생은 서울권에서만 4만 5022명이 증가(전년대비 36.6% 증가·12만 3149명에서 16만 8171명)했고, 지방권 지원자 증가 인원은 2만 7470명이 증가(전년대비 15.5% 증가·17만 7554명에서 20만 5024명)하는데 그쳤다.

서울과 수도권 전체 지원자수도 27만 4719명(73개 대학), 지방권 20만 5024명(106개 대학)으로 훨씬 많았다.

■ 서울-수도권-지방권 모두 경쟁률은 전년보다 상승

올해 정시 경쟁률은 평균적으로 서울과 수도권, 지방권 모두 상승했다. 서울권은 5.1에서 6.0, 수도권 4.8에서 6.0, 지방권 2.7에서 3.4로 모두 올랐다.

이는 수능 응시인원이 지난해보다 2만 7104명 증가(2021학년도 42만 1034명, 2022학년도 44만 8138명)했기 때문이다. 재학생이 2만 3577명 늘었고, 재수생이 3527명 증가했다.

수시 이월인원은 지난해보다 5039명 줄었다. 198개 대학 집계 기준으로 서울 1255명, 수도권 189명, 지방권 3598명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