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에 평생 모은 재산 기부, 함정옥 선생·이현주 여사 별세
충남대에 평생 모은 재산 기부, 함정옥 선생·이현주 여사 별세
  • 교육사랑신문
  • 승인 2022.01.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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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옥 선생 "봉사만큼 가치 있는 것이 학생들 돕는 것"
이현주 여사 "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 위해 기부"
평생 모은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한 함정옥 선생과 이현주 여사가 별세했다. 충남대는 가난 때문에 학업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젊은 후배들을 위한 통큰 기부를 한 두 기부자의 장례 절차를 진행해 숭고한 뜻을 기릴 계획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평생 모은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한 함정옥 선생과 이현주 여사가 별세했다. 충남대는 가난 때문에 학업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젊은 후배들을 위한 통큰 기부를 한 두 기부자의 장례 절차를 진행해 숭고한 뜻을 기릴 계획이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평생 모은 재산을 인재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충남대학교에 기부했던 함정옥 선생과 이현주 여사가 별세했다.

충남대 발전기금재단은 지난 1월 1일 함정옥 선생이, 다음날인 2일 이현주 여사가 작고했다고 밝혔다.

고 학송(學松) 함정옥 선생(향년 88세)은 지난 2014년 자신이 살던 9억 5000여만원 상당의 대전시 서구 도마동 토지와 건물을 충남대에 기부했다. 전 재산을 기부하기 전인 2010년과 2011년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충남대 재학생 3명의 학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실향민으로 일찍 부모를 여읜 함정옥 선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고등학교만 마친 뒤 군에 입대해 공채시험을 통해 공무원이 됐다. 충청남도와 에너지관리공단 등에서 30여년 간 공직에 몸을 담았고, 은퇴한 뒤부터는 적십자 응급처치 봉사, 호스피스 활동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함정옥 선생은 2014년 자신의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만큼 가치있는 일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는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나머지 인생이지만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이현주 여사(향년 56세)는 지난해 11월 18일 자신의 아파트와 예금 등 총 10억원 상당을 충남대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현주 여사는 대전지역의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2020년 9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충남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깊어지는 병세 속에서도 대학에 재산을 기부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자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결심을 했고, 충남대 발전기금재단에 손을 내밀었다.

이현주 여사는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알리지 말 것을 당부하고,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충남대에 장학금을 기부하겠다고 다짐했다. 몸이 아픈 뒤 생각하니 대학에 기부해 한명이라도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학생들에게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만든 장학금이야.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해. 정말 열심히 해야 해"라는 간절함이 담긴 말을 남겼다.

충남대 이진숙 총장은 "함정옥 선생과 이현주 여사의 기부가 충남대는 물론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다"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평생 모은 재산을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기부하신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