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은 알겠는데 '실질경쟁률'은 뭔가요?
'경쟁률'은 알겠는데 '실질경쟁률'은 뭔가요?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1.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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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성공을 위한 '진짜 경쟁률' 찾기
대학 입시에서 경쟁률은 당락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명목 경쟁률, 최종 경쟁률, 실질 경쟁률 등 대학마다 내놓는 수치가 달라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한다. 대입 전략을 세울 때 경쟁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학 입시에서 경쟁률은 당락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명목 경쟁률, 최종 경쟁률, 실질 경쟁률 등 대학마다 내놓는 수치가 달라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한다. 대입 전략을 세울 때 경쟁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학 입시 원서 접수가 끝나면 대학마다 경쟁률을 공개한다. 이 때 내놓는 수치를 '최종 경쟁률' 또는 '명목 경쟁률'이라고 부른다.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논술전형의 경우, 수 십 대 일은 기본이고 일부 대학의 모집단위는 수 백 대 일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다. 높은 경쟁률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과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일이 있다. 이듬해 대학들이 새로운 전형 계획을 설명하면서 내놓는 전년도 전형별 경쟁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 경쟁률이 줄어든 숫자로 표기된다. 이 수치가 '실질 경쟁률'이다.

똑같은 대학, 똑같은 학과인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수 밖에 없다. 이는 경쟁률에 허수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오차다.

허수가 발생하는 요인을 알면 대학과 전공학과를 지원하는데 좀더 유리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실질 경쟁률을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대학에서 공개하는 실질 경쟁률도 기준이 달라 일부 수험생들은 '진짜 실질 경쟁률'을 알기 위해 따로 자료들을 수집하기도 한다"며 "명목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 실질 경쟁률의 정확한 의미 등을 자세히 알아 두는 것도 대입 성공을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명목 경쟁률은 뭐고, 실질 경쟁률은 뭐죠?

명목 경쟁률은 최초 경쟁률이다. 원서접수가 마감된 후 대학이 발표하는데 최초 인원 대비 지원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한다면 명목 경쟁률은 10대 1이 된다.

올해 성균관대학교 논술전형 최종 경쟁률은 77.59대 1이었는데, 최고 경쟁률을 보인 학과는 약학과로 666.4대 1을 기록했다. 성균관대는 소프트웨어학(142.6대 1)와 반도체시스템공학(131.92대 1) 등도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처음 대입을 치르는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수 십, 수 백 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논술전형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불안감도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명목 경쟁률은 말그대로 '명목' 상의 경쟁률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합격과 불합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반영한 '실질 경쟁률'이다. 지원자 중에는 실제로 시험을 응시하지 않는 '허수'가 존재하는데 이를 제외한 '진짜' 경쟁률이 ’실질 경쟁률'이다.

또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설정돼 있는 전형에서는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한 인원을 빼야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들끼리의 경쟁이 된다.

결국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했더라도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거나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한 학생이 50명이라면 실질 경쟁률은 5대 1로 크게 낮아진다. 최초 경쟁률과 비교하면 경쟁자의 절반이 줄어든 셈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자료를 공개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하지만 경희대가 밝힌 2021학년도 논술전형의 경우, 명목 경쟁률은 47.39대 1(684명 모집, 3만 2417명 지원)이었지만 실질 경쟁률은 24.18대 1(684명 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 1만 3740명)로 최초경쟁률 대비 약 44%가 줄었다.

동국대(명목 경쟁률 38.27대 1 → 실질 경쟁률 13.01대 1), 중앙대(명목 경쟁률 47.41대 1 → 실질 경쟁률 12.07대 1) 등도 최초 경쟁률에 비해 실질 경쟁률이 크게 줄었다.

■ 대학마다 실질 경쟁률 기준 달라

대학들이 내놓기 꺼려하는 '실질 경쟁률'은 사실 딱 떨어지는 정의를 내리거나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힘들다. 대학마다 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에서 수능최저를 충족한 학생만을 대상으로 최초 모집인원과 비교한 경쟁률을 실질 경쟁률이라고 부르는데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에서는 논술이나 면접고사 등의 대학별 고사에 응시한 학생을 기준으로 실질경쟁률을 공개한다.

또 서강대의 경우는 전체 지원자 중 대학별 고사에 응시한 인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 충원률까지 반영해 실질 경쟁률을 공개한다.

서울과학기술대와 인하대, 한국항공대 등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를 두지 않은 대학들은 논술 시험 응시자를 기준으로 실질 경쟁률을 공개한다.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했는데 90명만 논술에 응시했다면 실질 경쟁률은 9대 1이 된다.

앞서 언급한 경희대와 동국대, 중앙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 공개하는 실질 경쟁률은 전체 지원자 중 논술시험에 응시하고 수능최저를 충족한 학생을 기준으로 발표된다.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했는데 90명이 논술 시험을 치렀고, 그 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이 50명이라면 실질 경쟁률은 5대 1이 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시험 응시자, 수능최저 충족자를 비롯해 충원합격 인원까지 고려하여 실질 경쟁률을 발표한다. 소위 '추가합격'으로 불리는 인원까지 반영한 결과다.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을 하고, 90명이 논술 시험에 응시해 수능최저를 충족한 인원이 50명인 경우 50명 중 10명이 모두 해당 대학에 등록을 한다면 실질 경쟁률은 5대 1로 마무리 된다.

또다른 변수도 있다. 수시와 정시 모두 타 대학에 중복 합격하는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경우다. 이럴 경우 대학들은 불가피하게 예비 합격자를 충원합격시키는데 이렇게 모집 정원 대비 충원합격한 학생들의 비율을 낸 것이 '충원율'이다.

서강대처럼 10명 모집에 2명이 충원합격을 하게 되면 충원율은 20%가 된다. 이런 충원율까지 고려하여 최종 합격한 인원을 기준으로 하면 실질 경쟁률은 4.16대 1이 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대학마다 실질 경쟁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수험생들에게 가장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은 서강대의 공개 방식으로 보인다"며 "대학들이 생각하는 실질 경쟁률의 의미가 학생 선발에서 최종 등록인원을 기준으로 지원자의 합격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대학마다 제각각인 실질 경쟁률에 대한 정확한 용어나 쓰임에 대한 논의와 공개 기준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