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전국 으뜸 ‘대전형’ 민주시민교육 – ①위(Wee) 프로젝트
[특별기획] 전국 으뜸 ‘대전형’ 민주시민교육 – ①위(Wee) 프로젝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10.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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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 "단 한 명의 위기학생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이념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민주시민교육'이다.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민주시민의 역량을 키워 개인적 욕망과 집단의 필요를 이해하고, 공동체의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대전교육청은 학교폭력예방 및 학교 교육활동 지원인력 시스템 구축, 위(Wee)클래스와 위(Wee)센터, 가정형 위(Wee)센터 등 '위(Wee) 프로젝트'를 통한 위기 학생 보호, 각종 학생생활교육 프로그램에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이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민주시민교육을 뿌리내렸다는 평가다. 교육사랑신문은 5회에 걸쳐 전국 시·도교육청의 수범사례로 꼽히는 '대전형‘ 민주시민교육 현장을 돌아본다.

‘그늘의 나무도 때가 오면 꽃이 핀다’는 말이 있다. 날 때부터 ‘어쩔 수 없이’ 응달에 선 나무는 발육이 더딜 수 밖에 없다. 양지바른 곳에 비해 늦게 꽃이 피기 마련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육(智育)의 발달이 더딘 아이는 어디에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채찍질로 다그치기 보다는 느긋하게 가르쳐주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엄하되 치우치지 말고, 관대하되 빗나가지 않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대전시교육청의 ‘위(Wee) 프로젝트’는 그늘진 곳에 있는 나무에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교육부 주최 전국 ‘위(Wee) 프로젝트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제9회, 10회 2년 연속 전체부문(학생·담당자·기관) 대상을 수상할 만큼 최고의 현장 만족도를 이뤄냈다.

위(Wee) 프로젝트의 ‘Wee’는 We(우리들)과 education(교육), emotion(감정)의 합성어다. 나와 너 속에서 우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감성과 사랑이 녹아있는 위(wee) 공간에서 잠재력을 찾아내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위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주요 기관은 위 클래스(단위 학교)와 위 센터(각 시·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위 스쿨(각 시·도교육청), 가정형 위 센터와 병원형 위 센터 등이 있다.

 

진단·상담·연계 ONE-STOP 지원, 전국 최고

대전교육청의 위(Wee) 프로젝트가 전국 시·도교육청의 수범사례로 꼽힌 데는 진단·상담·연계의 ONE-STOP 지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

대전교육청은 크게 ▲대학생 멘토링 ▲정신과 자문의 자문·교육 ▲SOS 위기지원단 ▲찾아가는 학교상담‘Re-born’, ‘위(Wee) 용’ 상담주간▲학부모보듬위원회▲ 학업중단숙려제 등 크게 6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생 멘토링은 총 42명이 중․고등학생과 결연을 맺고, 긍정적인 자아상 확립과 관계 향상을 통한 피해학생 치유를 돕는다. 팀별 15회의 개인멘토링과 집단활동, 교육 및 캠프(교육·수퍼비전․사례협의회 6회, 공동체 문화체험 4회 등)를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신과 자문의 자문·교육은 정신적/정서적 고위기 학생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14명의 정신과 의사가 지금까지 159회의 교육을 진행했다.

SOS 위기지원단은 자살을 계획하거나 시도한 학생들을 조기발견하고 신속한 상담과 치료를 하는 지역전문가팀이며 학부모보듬위원회는 맞벌이가정이나 보호자가 없는 학생에 대한 1대 1 상담과 컨설팅을 지원한다.

찾아가는 학교상담 ‘Re-born’과 ‘위(Wee) 용 상담주간’은 학교방문 서비스다. 집단상담 및 검사와 위(Wee) 용 상담주간 부스 등을 운영해 학생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위기 학생의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마지막 학업중단숙려제는 위기 학생들의 자기성장 및 진로교육을 돕는 미술·영화·음악치료와 제과제빵, 테라리움 등을 통해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 학업중단 위기를 막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하나 하나 해내기도 바쁜 사업들을 진단·상담·연계의 ‘ONE-STOP 지원’ 시스템으로 묶어 내면서 위(Wee) 클래스가 가진 어려움을 해소했다.

또 다양한 연수를 통해 전문성 강화, 현장 대응력 제고 , 소진(번 아웃) 예방 및 위 클래스 운영 내실화를 이뤄냈다.

당연히 학생 상담 만족도가 높아지고, 위 클래스와 위 센터간 긍정적 지원 관계까지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위(Wee) 프로젝트 총괄 담당자인 민주시민교육과 류태자 장학사(생활교육담당)는 “시교육청과 가정형 위(Wee) 센터, 위(Wee) 스쿨 개소 및 전문상담장학사 배치를 통해 17개 시·도교육청 중에서도 선제적으로 위(Wee) 프로젝트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며 “전국 위(Wee) 프로젝트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은 2019년과 2020년 ‘위(Wee) 프로젝트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학생·담당자·기관 전부문 2년 연속 대상을 수상을 하는 쾌거를 이뤄냈고, 12년 동안 축적해 온 대전 위(Wee)프로젝트의 노하우를 전국에 알렸다.

학생 부문 수상자 중 많은 학생들이 위(Wee)센터 지원을 받았다는 점은 대전교육청이 한 발 앞서 구축한 위 프로젝트의 ‘ONE-STOP 지원’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전교육청은 교육부 주최 전국 ‘위(Wee) 프로젝트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제9회, 10회 2년 연속 전체부문(학생·담당자·기관)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 최고의 현장 만족도를 이뤄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전교육청은 교육부 주최 전국 ‘위(Wee) 프로젝트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제9회, 10회 2년 연속 전체부문(학생·담당자·기관)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 최고의 현장 만족도를 이뤄냈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밥 먹듯 자해하던 중학생, 더 이상 눈물은 없다

모든 위(Wee) 프로젝트 프로그램은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로 이루어진다.

학부모 동행프로그램은 위 프로젝트의 성패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부모가 함께 함으로써 학생의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고, 학부모가 문제의 근원을 이해하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됨으로써 가족 관계가 개선된다.

사실 위 프로젝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지만 풀기 어려운 숙제가 ‘낙인문제’다.

괜히 위 스쿨이나 위 센터를 찾아갔다가 ‘들키고 싶지 않은’ 자녀의 문제가 노출될까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위 프로젝트의 단계적인 지원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학교를 거치지 않고 교육청 또는 기관으로 직접 지원받고 싶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도 있다.

류태자 장학사는 “실제로 누군가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자기 몸에 상처를 내는 자해로 표출하던 중학생이 있었는데 어머님이 상담을 완강하게 거부했다”며 “학생의 자해 행동이 더욱 심해지면서 위 클래스와 센터에서 적극적으로 안내한 끝에 위 센터 자문의 사업과 전문치료기관 연계 상담을 받게 됐다. 현재는 어머님이 상담은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앞장 설 정도로 위(Wee) 프로젝트 전도사로 거듭나셨다”고 말했다.

 

촘촘한 운영계획, 코로나 블루도 문제 없어

대전교육청의 위(Wee) 프로젝트가 전국 수범사례로 꼽히는 데는 시의적절한 운영계획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사후약방문 보다 선제적인 위기 예방에 초점을 뒀다. 또 위기 학생에 대해 문제유형별 진단·상담·체험활동 등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상담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접근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이드북이나 카렌다, 캠페인 등 다양한 위 프로젝트 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평가 및 환류를 통한 향후 위 프로젝트 연구주제와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한 것도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차지하는 비결이 됐다.

대전교육청의 짜임새있는 운영계획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위기 학생들의 ‘코로나블루’까지 해결했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위 클래스·센터·스쿨에서 온라인, 전화상담을 지원했다.

위 센터는 전문심리치료기관이 직접 찾아가는 심리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SOS위기지원단, 정신과 자문의(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원도 연계하고 있다.

 

진화하는 대전형 위(Wee) 프로젝트, 장점 살리고 단점 보완

대전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위(Wee) 프로젝트는 진화 중이다. 특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전국 수범사례 답게 ‘대전형 위 프로젝트’의 장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장점은 단기 및 중장기 계획에서도 지속가능한 키워드다. ▲전문상담 장학사 배치(2019.3.1.)를 통한 운영 내실화 ▲위(Wee) 클래스 및 전문상담 인력 확대를 통한 위기 상담 지원 체계 강화 ▲우수사례 발굴을 위한 지속적 노력 ▲대전시교육청 주관 위(Wee) 프로젝트 전문상담인력 연수 위탁 연수(3개) ▲위기 사전 예방 프로그램 운영(대학생 멘토링, 찾아가는 심층평가, 가족캠프, 학부모니터링 등) ▲위기 지원 프로그램 운영(SOS위기지원단, 정신과 자문의, 학부모보듬위원회 등) ▲전국 최초 가정형 위(Wee) 센터 운영(2010년 전국 최초 남자 가정형 위 센터 개소, 2012년 여자 가정형 위 센터 개소) ▲위(Wee) 프로젝트 운영 내실화를 위한 TF팀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현장에서 나오는 제도 보완에 대한 목소리는 개선점으로 꼽힌다. 당장 학교상담법이 없어 위(Wee) 프로젝트 사업이 관련 조례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전국 시·도 현장에서 업무 경계가 모호하고, 상담인력 처우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상담 기록과 개인정보 보호의 근거 부재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의 근거 자료가 없다는 점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 중 하나다.

류태자 장학사는 “현재 대전교육청은 위클래스 255개소, 위 스쿨 1개소, 위 센터 3개소, 남녀 가정형 위센터 2개소 , 전문상담교사 134명, 전문상담사 87명 등 총 221명의 전문상담사를 갖췄다”며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단기과제와 중장기계획을 통해 대전시교육청의 위(Wee) 프로젝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이 꼽은 향후 단기 및 중장기 계획에는 ▲초등, 특수 위(Wee) 클래스 구축 확대 및 전문상담인력 배치 확대 ▲미구축 학교를 위한 전문상담순회교사 활동 확대 및 특별 프로그램 마련 ▲위(Wee) 프로젝트 담당자 교육감 표창 신설 ▲지역 단위 전문상담 역량강화 연수 확대 ▲지역단위 컨설팅 및 평가 체계 마련 ▲위(Wee) 클래스 환경개선비(교당 500만원) 지원 ▲교육회복 위한 학교·학급단위 심리지원 프로그램 개발·연수 등이 포함돼 전국 최고의 ‘대전형 위(Wee) 프로젝트’가 더욱 특별하게 진화할 전망이다.

대전교육청은 지난 2008년 위(Wee)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까지 위클래스 255개소, 위센터 3개소, 가정형 위센터 2개소, 위스쿨 1개소, 전문상담사 221명을 갖췄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전교육청은 지난 2008년 위(Wee)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까지 위 클래스 255개소, 위 센터 3개소, 가정형 위 센터 2개소, 위 스쿨 1개소, 전문상담사 221명을 갖췄다. [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