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기소개서, 언제 어떻게 쓸까?
대입 자기소개서, 언제 어떻게 쓸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5.13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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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끝난 5월이 '적기'
"수시원서 지원 전까지 퇴고 거듭해야"
2022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일정이 120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도전하는 수험생에게 5월은 본격적인 자기소개서 작성의 시즌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일정이 120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도전하는 수험생에게 5월은 본격적인 자기소개서 작성의 시즌이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자기소개서'는 고교 3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안내서'다.

그만큼 왜 대학과 학과에서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를 설득력있게 써 넣는 작업이 중요하다.

올해 2022학년도 대입에서 한양대에 이어 고려대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이 자기소개서를 폐지했고, 유지하는 대학들도 기입하는 글자수를 줄이는 등 변화가 많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수시 전형의 필수 제출서류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있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대학들이 자소서를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부가 고교 3학년 1학기까지의 객관적인 평가결과라면, 자소서는 수험생이 자신을 스스로 평가해 제출하는 서류이기 때문"이라며 "대학의 평가자인 입학사정관과 교수들 입장에서는 인재선발 과정에서 지원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학생부에서 알지 못한 점을 좀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평가자료여서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자소서, 언제 쓰나?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자기소개서를 언제부터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 시절에 특목·자사고 등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라면 자소서 작성에 부담이 덜하지만 처음부터 일반계 고교 진학을 로드맵으로 잡은 학생들은 낯선 자소서를 이해하는데 꽤 애를 먹는다.

입시 전문가들은 단 번에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는 학생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는 서류인 만큼 글감이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해두고, 자소서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수시 지원에 임박해서 자소서를 쓰려고 덤벼들다 보면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오랜 기간 동안 틈틈이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고3 수험생이라면 5월이 자소서를 본격적으로 쓰기에 딱 좋은 시기다.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났고, 6월 모의학력평가와 학교 기말고사를 앞둔 시기이면서 학생부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시점이 5월이기 때문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한 번에 만족스럽게 써야 한다는 생각에 자기소개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기말고사 전까지 틈틈히 모은 메모를 바탕으로 몇 번씩 고쳐 쓰면서 보완해야 만족스러운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며 "지금 시점은 완성이 아닌 자기소개서의 글감을 모으고, 글의 흐름을 잡아보는 것이 목적이므로 두려워하거나 부담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 한양대에 이어 고려대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이 자기소개서를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수시 전형의 필수 제출서류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2022학년도 대입에서 한양대에 이어 고려대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이 자기소개서를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수시 전형의 필수 제출서류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있다.[교육사랑신문 권성하 기자]

■ 자소서, 어떻게 작성하나?

자소서는 지원자 개인의 특성과 체험을 직접 알리기 위한 서류다. 고교 교육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로목표 달성을 위해 했던 노력과 전공계열에 대한 호기심과 역량이 발전하는 모습을 각 문항에 맞게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활동 목적과 동기에서 비롯된 '자신의 역할과 활동과정'이 '활동 후 변화된 자신의 모습'으로 상세히 기록될 수 있다면 최고의 자소서로 평가받는다. 또 이 활동이 다른 활동이나 자신의 진로로 발전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대학의 평가자는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보다는 '어떻게 이러한 결과를 얻게 됐는가'를 알고 싶어한다"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최선을 다해본 경험이 있었는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극복했는지, 이런 경험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자서소 작성 순서도 중요하다. 우선 지원자 본인이 '학업역량'을 쌓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과정이나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써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음은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전공에 관한 관심, 노력과 성취도를 기술한다.

또 자신의 진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당 전공 분야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문제해결 능력을 키웠는지를 써 넣어야 한다.

마지막은 대학과 학과에서 요구하는 인성을 충분히 갖추었는지를 본인의 언어로 표현하고, 자신의 인생 목표나 진로에 대한 고민, 지원학과의 특성에 관련지어 지원 동기를 서술하는 것이 좋다.

■ 자소서 작성에서 반드시 주의할 점은?

자소서는 학교생활기록부의 '가이드북'이다. 지원자 본인의 경험이나 일화를 중심으로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

알맹이 없이 화려한 실적만 나열하거나 글솜씨를 뽐낸 자소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서술하는 것도 좋지 않다.

또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간추려 옮겨 적거나 단순한 사실이나 연대기적 나열식 서술도 피해야 한다.

때문에 자소서를 작성할 때는 본인의 학생부부터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학생부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자소서를 쓰면 학생부 내용과 겹치거나, 혹은 학생부 내용과 다른 '자소설'이 될 수 있다.

자소서 입력 기간, '0점' 처리사항과 작성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내용, 그리고 특수문자 입력제한, 오타, 맞춤법 오류, 지원 대학, 지원학과의 명칭 등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마무리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에서 자소서는 학생부에는 담기지 않은, 지원자의 개인별 고교활동을 깊이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자료다. 교사가 기재한 학생부를 보완하는 서류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자소서 작성의 핵심 포인트다.

간혹 화려한 실적이나 우수한 활동 경험이 없다고 걱정하는 학생들이 있다. 친구들과 비슷한 활동을 했더라도 나름대로 다른 의미를 찾아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다면 자신의 활동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자소서를 완성할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에게 평범하게 보일지라도 자신에게 큰 의미를 주었던 활동 경험을 '솔직하게' 기술해서 평가자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학생부가 고교생활 5학기 동안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자소서는 학생부에 기재된 결과에 대한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자소서를 통해 고교 교육과정 속에서 수험생 자신의 진로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학업역량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그리고 지원 대학과 지원학과에 적합한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