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대전 용전중학교, '온라인 자전거대회'로 코로나19 넘는다
[특별기획] 대전 용전중학교, '온라인 자전거대회'로 코로나19 넘는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1.01.0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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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클럽 자전거대회
대전교육청 주최, 대전체육교과연구회 주관
대전지역 체육교사들과 대전교육청이 개최한 '2020 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 자전거대회'가 코로나19로 체육활동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백신보다 귀중한 치료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전지역 체육교사들과 대전교육청이 개최한 '2020 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 자전거대회'가 코로나19로 체육활동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백신보다 귀중한 치료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학교스포츠클럽의 긍정적 효과는 학교 현장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체력 등 신체활동 능력 향상은 물론 교우관계 개선, 사회성 및 협동심 배가, 학습의욕 고취 등 전인교육의 방편으로까지 평가받는다. 1999년 대전에서 태동한 이후 교육부 주최 전국대회로 확대되면서 전국 17개 시·도 학생들의 축제로 거듭난 것만 해도 학교스포츠클럽의 필요성은 입증됐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두런두런(Do Learn Do Run)’ 프로젝트는 여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고,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마을단위까지 연계하는 ‘동고동락(同Go同樂)’ 프로젝트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매년 개최되는 대전교육감배와 동·서부교육장배, 전국체전 등의 일정이 전면 조정되면서 학교스포츠클럽이 주춤했지만 함께 뛰고 싶은 학생들의 열망은 학교와 교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다양한 현장을 담아봤다.

대전지역 학교스포츠의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는 체육교사 모임(체육교과연구회)과 대전교육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화제다. 굴지의 제약회사들이 만든 여느 백신보다 효과만점인 백신의 이름은 '2020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클럽대회'다.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싶은 제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선생님들의 아이디어는 임상실험 단계도 없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해를 넘기면서도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사회 경제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학교 체육은 사정이 다르다. 코로나의 기세를 꺾을 정도로 '언택트 진화'가 한창이다.

감염병으로 제일 먼저 활기를 잃은 곳이 운동장이었지만 선생님들이 구상한 '비대면 온라인 체육대회'는 학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운동장과 체육관을 만들어 냈다. 학생들은 각자 훈련한 종목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측정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하니 코로나 걱정 없이 흠뻑 땀흘리고, 실력을 겨룬다.

교사들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한 대전시교육청은 '2020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클럽 자전거대회'를 개최했다. 용전중학교 학생 22명을 비롯해 6개 중·고등학교에서 남녀 학생 170여명이 참여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열띤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동시에 '우리마을스포츠클럽(동고동락)'사업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추진해 2종목 40개 클럽, 5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실적까지 내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온라인 자전거대회를 위해 스마트롤러 자전거를 지원하고, 가상현실 온라인 플랫폼과 라이딩을 결합한 '즈위프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체력 증진과 학교스포츠 클럽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대전교육청은 온라인 자전거대회를 위해 스마트롤러 자전거를 지원하고, 가상현실 온라인 플랫폼과 라이딩을 결합한 '즈위프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체력 증진과 학교스포츠 클럽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체육교과연구회 일원인 용전중학교 유인규 체육부장은 "비대면 체육대회를 추진한 것은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뛰어놀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스포츠활동을 통한 활력을 주기 위해서 였다"며 "자전거는 실내에서도 활동할 수 있고, 온라인 상에는 실시간으로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과 경쟁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비대면 체육대회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아이디어에 대전교육청도 흔쾌히 예산 지원에 나섰다. 사전 조사를 통해 희망 학교에 스마트롤러 자전거를 지원했다. 여기에 가상현실 온라인 플랫폼과 라이딩을 결합한 '즈위프트'를 연계했다.

즈위프트는 실내 라이딩이지만 화면을 통해 실제로 경주를 하는 가상현실을 제공해 '운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코스도 뉴욕이나 런던, 요크셔, 리치몬드 등 해외 유명 도시의 도로여서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선생님들은 참가 학생들을 사전조사한 뒤 스마트롤러의 기어를 넣는 법부터 페달링, 인터넷 연결을 통해 경주를 하는 방법을 꼼꼼하게 가르쳤다.

온라인 대회는 참가 학생들이 스마트롤러 위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으면 온라인에 스코어와 기록이 반영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타트부터 피니쉬까지 학생들의 활동영상을 촬영해 공정성을 높였다.

용전중학교 유인규 체육부장이 온라인 자전거 대회 준비를 위해 참가학생들에게 페달링과 즈위프트 연결 방법 등을 꼼꼼하게 가르치고 있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용전중학교 유인규 체육부장이 온라인 자전거 대회 준비를 위해 참가학생들에게 페달링과 즈위프트 연결 방법 등을 꼼꼼하게 가르치고 있다.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뜩이나 뛰어 놀고 싶었던 마음들이 자전거 페달에 실렸다.

"정말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대회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한 장소에서 하는데 비대면 온라인 자전거대회는 인터넷을 연결해서 전세계 사람들과 경쟁하는 시스템이어서 재밌었어요. 학교에서는 배드민턴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코로나19로 체육활동을 전혀 못해서 아쉬웠지만 선생님들과 대전교육청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평소에 타보지 못했던 자전거를 마음껏 타보고, 온라인 경주까지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용전중 2학년 김나경)"

2020 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클럽 자건거 대회의 또다른 성과는 학생들에게 자전거의 묘미를 알렸다는 점이다. 참가 학생마다 이구동성으로 자전거 동아리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거세다.

"저는 장래희망이 군인이나 경찰이어서 평소에도 스포츠활동을 즐기는 편입니다. 평소 태권도 학원을 다니면서 체력훈련을 해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일년 내내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어요. 마침 학교에서 자전거대회를 연다는 소식에 참가하게 됐는데 하루 40분씩 체육시간과 쉬는 시간을 활용해서 연습하면서 약해진 체력도 키울 수 있었고, 자전거를 타는 재미에도 푹 빠졌습니다. 앞으로 자전거 동아리가 생긴다면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생겼습니다.(용전중 2학년 박미현)"

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클럽 자전거 대회는 코로나19로 지친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클럽 자전거 대회는 코로나19로 지친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비록 비대면이지만 자전거 대회를 통한 '교학상장(敎學相長)'에 체육교사들의 얼굴은 흐뭇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용전중학교는 내친 김에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실내 자전거 대회를 꾸준히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스마트롤러 장비를 학생들의 체력단련은 물론 수업용 기자재로 활용하고,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키울 생각이다.

유인규 체육부장은 "일선 교사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 준 대전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우리 학생들이 코로나19 속에서 체육활동과 학교스포츠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비대면 온라인 자전거대회의 성과와 참가 학생들의 반응을 토대로 앞으로 사제간, 교사간, 전체 교육가족 대회 등으로 대상과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