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원하는 대학 들어가는 '제3의 진학 통로' 될까?
검정고시, 원하는 대학 들어가는 '제3의 진학 통로' 될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11.12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 부적응학생이 응시하는 전형은 옛말
유학생, 등급 낮은 특목고 학생들의 탈출구
검정고시가 대입 진학의 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고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검정고시를 치른다는 것은 옛말이고, 최근에는 낮은 내신등급을 만회하려는 학생들의 대입 통로로 주목되고 있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검정고시가 대입 진학의 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고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검정고시를 치른다는 것은 옛말이고, 최근에는 낮은 내신등급을 만회하려는 학생들의 대입 통로로 주목되고 있다.

최근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의 검정고시는 학교 적응이 힘들어서 자퇴를 한 학생들이 뒤늦게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하거나 만학도들의 대입 목적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얻는 것을 넘어서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제3의 진학 통로가 되고 있다.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은 "검정고시가 최근 대학 입시에서 해외 유학을 갔다가 국내 대학 입학을 희망하거나 특목고·자사고 등에서 내신점수를 잘 받지 못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일반고에 진학했더라도 내신점수가 좋게 나오지 않았거나 수능으로 미리 대학을 가기 위해 자퇴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학년도 대입에서도 검정고시를 통해 수능을 치르는 학생수는 1만 3691명으로 작년보다 1000명가량 증가했다. 전체 응시자의 수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규모가 커진 셈이다.

검정고시를 통해 '점프업' 하려는 수험생들은 수시 학생부전형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정시 수능전형의 경우, 검정고시로 서울권 상위 대학에 진학하려면 무조건 좋은 점수를 받아야만 합격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능을 계속 공부해왔던 수험생들과 겨뤄야 하므로 수능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검정고시 학생들한테는 정시전형에서 반드시 유리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검정고시로 지원할 수 있는 서울 상위권 및 충남권 주요 대학들을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가 없는 검정고시 출신자는 검정고시 합격증명서와 성적증명서, 자기소개서, 비교과 활동 증빙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성적은 교과 성적을 정량적으로 산출하지 않고 서류평가 시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에게 검정고시를 택한 합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못하면 합격의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논술전형'의 경우, 대학별, 계열별 또는 모집단위별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할 수 있다. 논술고사 성적과 학생부 교과 및 비교과(출결·봉사) 영역 성적을 합산하여 총점 순으로 선발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검정고시 합격자의 성적은 검정고시를 통해 얻은 점수를 환산해서 부여한다. 환산등급은 검정고시 성적의 평균 점수 또는 과목별 점수를 등급화하고, 환산된 등급은 각 대학 고유의 방식으로 점수화된다.

예를 들어, 공주대학교는 검정고시 성적 평균을, 한밭대학교는 과목별 성적에 의한 등급점수로 환산하여 산출한다. 따라서 대학별 입시요강에서 교과성적 반영기준과 산출공식을 일일이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검정고시 만점이라도 내신 환산등급은 2-4등급이 되기 때문에 서울 상위권 대학의 진학은 쉽지 않다. 게다가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비교과 영역을 평가받는데, 재학생들은 출결, 봉사와 같은 비교과 점수가 있지만, 검정고시 출신자들은 비교과 영역을 평가할만한 요소가 없다.

따라서 비교과 영역 점수에서 만점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검정고시 출신자들의 비교과 영역은 대학별로 평가방식이 다르므로 검정고시 성적 등급 환산 시 비교과 영역 평가방식에도 주의해야 한다.

비교과 영역은 교과 영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로 반영되므로 만점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사소한 점수 차이이지만 그 사소한 점수 차이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환 센터장은 "비교과 이력이 화려한 특목고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낮은 등급을 만회할 수 있지만 일반고 학생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검정고시를 염두에 둔 일반고 학생이라면 비교과 이력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야만 수시와 정시에서 상위권 대학을 진학하는 다양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