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인데 아직도 전공을 못 정했어요"... '자유전공학부' 어때?
"고3인데 아직도 전공을 못 정했어요"... '자유전공학부' 어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8.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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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한뒤 전공 선택 가능, 대학마다 방식 달라
대학 모집요강 통해 입학 후 전공선택 유형 살펴야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고3 수험생인데 아직 진로전공을 못 정했다면 눈 앞이 캄캄할 수 밖에 없다.

대학 입시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수시전형은 학생의 지적호기심과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등 4가지 요소를 인재선발의 기준으로 삼는다.

성적으로 정량화하기 힘들지만 대학의 입학사정관의 노련한 분석과 눈썰미는 금새 가려낸다. 때문에 수시를 준비하면서 아직도 구체적인 전공을 정하지 못했다면 낭패다.

더구나 인서울 상위권 15개 대학이 선호하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진로전공과 연계된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써 넣어야 경쟁력이 생긴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대입 학종전형의 특징이자 장점이 정량평가인 학생부교과나 정시 수능에 비해 학생의 전공 연계활동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3이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진로전공 분야를 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라면 대학 4년의 전공을 정하지 않고 선택의 시기를 1년 정도 유예하는 자유(자율)전공학부에 도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보통 자유(자율)전공학부를 모집하는 대학들의 전공 선택방법은 크게 네가지다. 계열별로 분할 모집하지만 입학한 뒤에는 문·이과 상관없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거나 계열별로 분할하여 모집한 뒤 입학 후에도 인문, 자연으로 구분해서 전공을 선택하는 대학이 있다.

또 일부계열을 제외하고 문·이과 상관없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학교와 인문사회계열에서만 선택하도록 한 학교가 있다.

■ 계열별 분할 모집, 입학 후 문∙이과 상관없는 대학

서울여대와 홍익대가 대표적이다.

서울여대의 자율전공학부는 바롬인재(인문사회 20명/ 자연 8명)와 플러스인재(인문사회 14명/ 자연 4명)로 구분해 모집한다. 둘 다 1단계 서류100%, 2단계 서류60%+면접40%의 전형방법을 운영한다. 하지만 두 전형은 서로 다른 인재상을 기반으로 하므로 서류평가 요소에서 차이가 있다. 바롬인재는 수능 전, 플러스인재는 수능 후에 면접을 치르는 것도 다르다. 입학한 후에는 교육심리학과 및 예체능계열 학과를 제외하고 모든 학과에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홍익대 서울캠퍼스자율전공은 인문/예능과 자연/예능으로 구분해 각각 38명, 53명을 뽑는다. 모두 서류100%(학교생활우수자 전형)로 선발한다. 입학 후에는 인문계열/자연계열/미술계열의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단, 사범대학, 뮤지컬전공(연기), 실용음악전공, 산업스포츠학과는 제외다.

◆ 계열별 분할 모집, 입학 후 인문, 자연 구분해 전공 선택하는 대학

명지대가 대표적이다.

명지대의 전공자유학부는 학생부종합전형(명지인재전형)으로 인문 22명, 자연 11명을 모집한다. 1단계 서류100%, 2단계 서류70%+면접30%으로 선발한다. 인문캠퍼스와 자연캠퍼스의 소재지가 달라 전공자유학부 '인문'은서울 소재 인문캠퍼스 소속 학과(ICT 융합대학, 미래융합대학 제외) 중에서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전공자유학부 '자연'는 경기도 용인 소재의 자연캠퍼스에서도 공과대학 소속 학과만 선택이 가능하다.

◆ 일부계열 제외 문·이과 상관없이 전공 선택 가능한 대학

경희대 자율전공학부는 학생부종합전형인 네오르네상스 전형(20명)과 고교연계(18명)에서 총 38명을 모집한다. 2학년 때부터 문과대, 정경대, 경영대, 호텔관광대, 이과대, 생활과학대 가운데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네오르네상스는 1단계 서류100% 2단계는 서류70%와 면접30%로 학생을 선발하는 반면 고교연계는 서류(70%)와 학생부교과성적(30%)을 일괄 합산하여 모집한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학생부종합전형(일반전형)으로 총 90명을 모집한다. 2개 학기 이수 후부터 계열 상관없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단, 의과대, 간호대, 사범대, 수의대, 약학대 소속 학과의 전공은 선택할 수 없다. 전형 방법은 1단계 서류100%, 2단계 서류50%와 면접 및 구술고사50%다.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는 다른 대학처럼 '자유(자율)전공'이라는 이름을 내걸지 않았지만 의과대, 간호대, 사범대, 예체능계열 학과를 제외하면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서류 100%로 선발한다.

◆ 인문사회계열에서만 전공 선택 가능한 대학

고려대 자유전공학부는 학생부종합 일반전형(학업우수형, 계열적합형)으로 총 46명 모집한다. 학업우수형과 계열적합형의 1단계는 동일하게 서류100%로 선발하지만 학업우수형의 2단계는 서류70%+면접30%로 모집하는 반면 계열적합형은 면접의 비중이 조금 더 높아 서류60%+면접40%로 학생을 평가한다. 전공은 인문사회계열 학과와 컴퓨터학과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지금까지 수도권의 주요대학 중 대학 입학 후에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자율)전공학부에 대해 알아보았다. 고3까지도 내게 어떤 학과가 맞을지 고민하다 결국 결정하지 못한 학생이나 전공적합성과 관련된 뚜렷한 활동이 없는 학생들이 고려해보면 좋을 것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유(자율)전공학부는 대학마다 전공 선택의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대학 모집요강을 통해 전공선택 가능 범위를 꼼꼼하게 알아보고 지원해야 한다"며 "진로전공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라면 적극적으로 자유전공학부의 문을 두드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