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진학 확 바뀐다, 2022대입부터 '2+4체제에서 통합 6년제로'
약대 진학 확 바뀐다, 2022대입부터 '2+4체제에서 통합 6년제로'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6.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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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약대 인기 '쑥쑥'
2023대입까지는 '편입'도 일부 가능

"코로나19 이전의 삶을 기대하지 마세요." 세계적인 석학들의 이구동성이다.

어지간한 감염병과 달리 코로나19는 지구촌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는 학생들의 진로·전공 선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매스컴에서 감염병에 대한 이슈가 쏟아질 수록 '의료'와 '약학(藥學)'의 중요성이 커지고, 그만큼 학생들의 관심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며 "약대의 경우는 내년부터 선발방식이 대폭 변화하는데 새로운 진학 방법을 문의하는 수요가 겹치면서 관심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약대 입시, '2+4체제에서 통합 6년제로'

약대는 현재 고2가 치르는 대입부터 기존 2+4체제 선발방식에서 통합6년제로 바뀐다.

2+4체제는 일반 대학에서 2학년 이상을 수료한 학생이 PEET라는 약학대학 입문자격시험에 응시하고, 해당 시험 점수와 대학 성적, 공인어학성적 등을 전형요소로 각 약학대학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진학 시 4년간 약학 전공을 배우게 된다.

반면 통합6년제는 고교생이 수시(학교생활기록부)와 수능 등을 통해 약학대학에 진학하는 방식이다. 약대 과정이 4년에서 6년으로 늘지만 기존 2+4체제에서 일반 대학 2년 과정이 약대 과정으로 통합된 것이어서 전체 학제 기간은 차이가 없다.

약대 선발방식은 지난 2011학년도부터 2+4로 변경됐다. 당시 20개였던 전국의 약대는 이후 35개로 확대됐고, 모집인원도 1203명에서 1693명으로 490명 늘었다.

여기에 전북대와 제주대에 약대가 신설(각 30명 신규 모집)하면서 전체 약대 정원은 1753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고2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에서 대학별 시행계획 기준으로 통합6년제로 학생을 모집하는 대학은 32곳으로 정원 내외 포함 총 1648명을 선발한다.

여기에 숙명여대(80명), 목포대(30명)는 2022학년도 모집을 확정해서 교육부 인가 대기 중이고, 아직 통합6년제 전환이 확정되지 않은 강원대, 부산대, 충남대도 통합6년제 전환을 전제로 준비중이다.

2020학년도 기준 전국 약학대학 현황. 진학사 제공

■ 막차 타는 '약대 편입(2+4체제)', 어떻게 도전하나?

학제를 변경한 대학들은 약대 졸업생 인원의 누수를 막기 위해 기존 통합 2+4체제를 2년간 병행해서 운영한다.

때문에 2023학년도까지는 대학교 2학년 이상에서 PEET 응시를 통한 약대 진학도 가능하다. 올해 고3 학생들도 병행 모집 약대 편입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약대 편입을 위해서는 수능처럼 PEET라는 약학대학입문검사를 응시해야 한다.

PEET시험은 일반화학 25문항, 유기화학 20문항, 일반물리학 20문항, 일반생물학 25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관련 계열 학과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들은 따로 기본이론을 학습한 후 문제 적용 훈련을 해야 한다.

토익, 토플, 텝스 등의 공인영어 성적도 취득해야 하고, 대학 내 과목들의 학점도 잘 관리해야 한다.

전년도 PEET 학력별 응시 비율에서 2학년 학생은 18.2%이고, 3·4학년 비율은 59%, 졸업자는 22.8%였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수석연구원은 "3·4학년차 응시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대학 2학년까지 2+4체제의 약대 편입을 준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약대 편입을 고려하는 고3 학생이라면 PEET시험과 연관성 있는 화학, 생명과학, 자연과학 또는 공학계열로 진학하는 것이 좋고, 공인영어시험은 원서접수 마감일 2년 이내 취득 성적까지 인정되므로 수능 이후부터 2-3개월 기간을 정해 공인영어시험을 준비해 놓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재수해서 약대 진학할까?

올해 고3 학생들은 코로나의 저주로 이래저래 고민이다. 올해 대입 직후부터 '반수생'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수생은 일단 대학에 진학한 뒤 다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다. 입시에 낙방한 뒤 재도전하는 재수생과 다르다.

2022학년도 약학대학 모집은 수시전형에서 954명(57.9%), 정시전형에서 694명(42.1%)을 모집한다.

수시모집이 많은 편인데,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전형은 서울대 지역균형, 기회균형I(농어촌), 연세대 추천형, 중앙대 지역균형 전형으로 총 25명뿐이다.

졸업생이 지원 가능한 전형은 수능을 통해 정시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694명(42.8%)로 가장 많고, 교과전형 457명(28.2%), 종합전형 418명(25.8%) 순이었다. 논술전형은 54명(3.3%)을 모집한다.

정시는 아주대에서만 면접 5%가 반영되고, 그 외 대학은 수능100% 전형이다.

약대에서 수능은 절대적이다. 수시 전형의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에서도 많은 대학들이 수능 3개 영역합 5-7 정도의 높은 수능최저기준을 요구한다.

이화여대 학종전형인 미래인재전형이나 중앙대 논술전형은 수능 4개 영역합 5등급으로 거의 의대와 비슷한 수준의 수능최저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허철 수석연구원은 "어찌 보면 올해 고3들은 약대 진학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년 약대 입시를 치를 것을 고려해 올해 목표 대학과 희망 전공을 낮추지 않고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고,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희망 전공에서 약대 편입까지 고려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힘들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고, 약대 진학을 위해 더 큰 그림을 그려보기 바란다"고 말했다.